촛불 2만개 “재협상만이 미 쇠고기 사태 해결”

경찰, 중고생에게 전화번호 요구하기도

촛불 문화제의 열기는 14일에도 이어졌다. 서울시청 광장에 모인 2만여 명의 시민들은 정부의 미 쇠고기 협상 고시연장에도 불구하고 이는 사태해결이 아니라며 촛불을 들고 재협상을 요구했다.


오후 7시를 넘겨 시작된 촛불문화제는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문화공연으로 진행됐다. 발언자들은 10대 청소년과 70대 노인, 주부에서 교수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의 시민들이었다. 참여한 시민들의 분포도 발언자의 분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초기 촛불문화제에 비해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의 참여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이와 관련해 몇몇 언론은 교육청과 중고등학교의 촛불문화제 참여한 청소년에 대한 ‘관리’실태를 보도하기도 했었다.


청소년들에 대한 ‘관리’의 징후는 이날도 나타났다. 경찰이 참여 청소년에게 강압적으로 전화번호를 요구했다는 제보가 주최측에 있었고 참여자들은 경찰에게 비난의 야유를 보내며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주를 이루기는 했지만, 사회단체 대표자들이 소속단체의 미 쇠고기 수입반대 활동을 밝히기도 했다.

한도숙 전농회장은 최근 자살한 축산농민의 이름을 하나씩 거론하며 “이 죽음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고 물었고 시민들은 “이명박”이라고 외쳤다. 그는 “농민의 원한을 풀고 우리의 먹거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며 삭발한 머리를 드러냈다.

지난 13일 미 쇠고기 수입 퇴출을 위한 투쟁계획을 발표한 민주노총의 허영구 부위원장은 운수노조의 수송거부, 공무원노조의 구내식당 시식 거부, 서비스연맹의 판매거부 등의 세부 지침을 설명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재미교포의 미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캠페인이 동영상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재미교포들이 미 소고기 백지화를 의미하는 흰색과 미 쇠고기의 위험을 상징하는 빨간 색으로 이뤄진 리본을 옷, 차량, 주택 등에 달고 찍은 사진으로 이뤄진 동영상이었다.

2년 전까지 미국에 거주했다는 이수현 씨는 “8일에 시작한 리본달기 캠페인을 사진으로 찍어 98명이 인터넷에 올렸고, 이를 관리자가 편집한 1차 동영상”이라고 소개하고 “캠페인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여기 있는 분들도 동참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자 중 가장 많은 환호와 관심을 받은 것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었다. 강기갑 의원은 “정부가 고시를 연기했지만 안심할 때가 아니다. 어떤 내용으로 재협상을 할지가 중요하다”며 30개월 이상 소, 광우병 위험부위, 소가공 위험제품 등을 하나씩 거명하고 “검역주권을 찾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주최 측이 발언시간을 제한했음에도 발언요청을 한 모든 시민들이 발언하지 못하고 저녁 10시가 넘겨서야 촛불문화제는 마무리됐다. 촛불문화제는 15일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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