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 - 촛불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

더 늘어난 촛불, 청계천 4만 개 촛불 넘실

美쇠고기 수입에서 학교자율화 등 정부 정책 전반으로 비판 여론 확산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에 분노한 시민들의 촛불에 학교자율화 조치에 분노하는 목소리까지 더해져 오늘(17일) 청계광장에는 4만 개의 촛불이 넘실거렸다.

하지만 경찰 측 추산은 1만 명에 그쳤다. 경찰 측은 청계광장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늘어나고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참가 인원 추산을 최대한 축소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촛불문화제 주최 측은 기자들을 무대 위로 모두 올려 조명까지 끄고 참가인원을 확인시켜 주기도 했다.


촛불문화제는 오후 7시부터 예정되어 있었지만 6시부터 시민들은 청계천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명동과 여의도에서 행진을 한 인터넷 카페 회원들도 대거 모여 들었다. 시민들은 스스로 만들어 온 다양한 피켓을 들고 이명박 정부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시민들의 피켓에는 “될 때까지 모이자. 미친 소를 넘고 대운하를 넘어”, “학생들의 미래는 없다” 등의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는 미국산 쇠고기를 넘어 정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재협상이 아니라 협상 무효 선언을”, “입법고시 연기가 아니라 입법고시 철회를” 요구했다.

이 날 촛불문화제에서는 교육문제가 함께 다뤄진 만큼 선생님, 학부모, 학생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19일 동안 단식을 벌였던 정진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무대 위에 올라 “학생들에게 어른으로서, 교사로서 정말 미안하고 부끄럽다”라며 “교사들이 나서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참교육학부모회 회원들도 “학부모들이 먼저 나서서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학교자율화 조치를 없앨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소년들은 촛불문화제가 열리기 전인 오후 5시부터 덕수궁 앞에 모여 학교자율화에 반대하는 공동행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작은 공연처럼 진행된 공동행동에는 교복을 입고 나온 청소년들이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주최 측이 준비한 가면을 쓰고 함께 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고등학생은 “대통령 아저씨는 정말 경제만을 위한 정치를 한다”라며 “히틀러에도 뒤지지 않는 독재로 국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소재 중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도 “이명박 대통령이 이렇게 계속 한다면 국민들에게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청소년을 무시하지 마라”라고 소리쳤다.

촛불문화제에서도 국립국악고에 다니는 이연우 씨가 무대에 올라 호소문을 낭독했다. 이연우 씨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건강과 안전”이라고 밝히고, “우리 청소년들은 우리가 살아갈 이 사회가 교과서에 나오듯 정의롭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라며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조금만 더 힘을 내고, 서로의 힘을 모아 촛불을 밝혀 달라”라고 호소했다.


촛불문화제는 김장훈, 이승환, 윤도현, 블랙홀 등 가수들의 대거 참여로 오후 9시 30분을 넘기면서 콘서트로 변화했다. 가수들은 미국산 쇠고기 반대의 목소리를 명확히 하며 시민들의 힘을 북돋았다. 오늘 촛불문화제는 오후 11시가 가까이 되어서야 마무리 되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이 1천 명에 가까운 교감과 장학사들을 청계광장 곳곳으로 보내 중고등학생들을 귀가조치 시키려 했지만 중고등학생들의 참여는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중고등학생들은 “청소년의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고등학생들의 집회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인권단체 활동가들과 선생님들의 활동도 진행되었다.

윤도현, 이승환, 김부선 등 문화예술인 대거 참석

가수들 "청소년들에게 미안하고, 창피하다" 한목소리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가수 김장훈, 윤도현 밴드, 이승환, 블랙홀 그리고 영화배우 김부선 씨도 참석했다.

2부 첫 순서로 무대에 오른 블랙홀의 보컬 주상균 씨는 '라이어'라는 곡을 열창한 뒤 "거짓말을 하는 한 사람 하나 때문에 우리 모두가 고생하는 것 같다"고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주상균 씨는 또 "청소년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며 "그러나 청소년들이 든 촛불이 어른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이날 촛불문화제 출연이 예고되어 있지 않았던 가수 이승환 씨도 무대에 올라 "나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나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이웃들이 걱정돼서 왔다"며 "나의 작은 노래가 여러분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수 윤도현 씨도 "10대 학생들 앞에서 너무 창피했다"며 "학생들은 공부만 하면 되고, 나라 걱정을 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도현 씨는 "2002년 미선이 효순이 추모 공연에 섰던 이후 욕을 너무 많이 먹었다"며 "그래서 조심스럽게 나왔는데, 앞으로는 욕을 먹더라도 이런 무대에 계속 서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부선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한편, 촛불문화제 본 행사 시작 전부터 촛불을 들고 청계광장을 찾은 영화배우 김부선 씨는 인터뷰를 통해 현 정부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김부선 씨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부이고, 나라인지 모르겠다"며 "정말로 1%만을 위한 정부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 쇠고기 수입 논란과 관련해 "미국에서는 개나 돼지에게도 먹이지 않는 사료를 우리 보고 먹으라고요"라고 반문하며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다"고 밝혔다.

김부선 씨는 이어 "정부가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어지럽고 멀미가 나서 미칠 지경"이라며 "화가 나서 뛰어나왔다"고 이날 촛불문화제 참석 배경을 설명했다.

그간 여러 사회 이슈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 온 김부선 씨는 "다칠 수 있다. (촛불문화제에) 참여하지 말라"는 주변의 만류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김부선 씨는 "그래도 난 도저히 못 참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문화예술인들이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제목소리를 내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며 "내 직업이 배우일 뿐이지, 나도 투표권을 가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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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 촛불 , 쇠고기 , 청계광장 , 학교자율화 , 미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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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팅

    오늘 참여한 모두는 진정한 이시대의 히어로 입니다 !!!

  • ..

    사진 앵글이 기가 막히네요.

  • 이명박 죽어라

  • 2mb탄핵

    이명박 탄핵합시다

  • 토론회소개

    [토론회소개] 광우병의 과학적 진실과 한국사회의 대응방안

    광우병의 과학적 진실과 한국사회의 대응방안>



    l 일시 : 5월 19일(월) 오후 1시 - 4시

    l 장소 : 서울의대 동창회관 함춘회관 3층 대회의실 (대학로 소재)

    l 주최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 1부 발제

    ○ 광우병의 과학적 진실과 국제사회의 대응 : 우희종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 새로운 전염병 vCJD의 역학과 전망 : 정해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예방의학)



    ■ 2부 토론

    ○ 권호장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예방의학)

    ○ 정태인 (성공회대학교 겸임 교수, 경제학)

    ○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수의사)

    ○ 우석균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의사)

    ○ 송기호 (민주사회을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