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 - 촛불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

촛불로 나선 한 초등학생, 그리고 선생님의 고백

경기도 ㅇ초등학교 4학년생, “선생님 가지말라 했지만 시민의 권리를 위해”

‘참세상’이 입수한 한 초등학생의 일기장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오고 있다.

경기도에 위치한 ㅇ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김 모 군은 5월 27일 제목을 ‘촛불집회(한미FTA반대+이명박퇴출)’이라고 붙인 일기를 써 선생님에게 냈다.

“선생님이 가지 말라하셨지만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대한민국 시민의 권리를 위해서 꼭 갔습니다”

초중고 학생들의 촛불문화제가 이어지자 각 시도교육청은 학교에 공문을 내려보내 학생들의 촛불집회 참여를 자제시키라고 지시했다. 서울시의 경우는 교장의 이름만 넣으면 되는 가정통신문까지 만들어 각 학교에 뿌리기도 했다. 이에 “교육청이 가정통신문 대필까지 해주냐”라는 시민들의 비난이 이어진 바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시도교육감 회의를 소집해 일선 학교에 미국산 쇠고기를 홍보하는 자료를 뿌려 계기수업을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런 지시에 김 모 군의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도 학생들에게 촛불문화제에 가지 말라고 얘기한 것. 그러나 이 일기장을 본 담임교사는 교육청과 학교장의 지시가 아닌 자신의 진심을 담아 일기장에 답을 적었다.

  "선생님이 가지 말라하셨지만"이라는 학생의 일기에 담임교사는 "잘 했어요. 선생님의 마음도 행동과 동일하지 못 할 때가 있답니다"라고 답했다.

“잘 했어요. 선생님의 마음도 행동과 동일하지 못 할 때가 있답니다. 민주주의 국가의 한 시민으로서 자유로운 권리를 행사했으니 의미 있어요”

담임교사의 답장이다. 신념에 따라 움직일 수 없는 한 교사의 심적 갈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렇게 이명박 정부는 진심을 담아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 선생님들에게까지 진실을 가릴 것과 거짓말을 할 것을 강요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전교조는 “현장교사들의 자율성을 말살하고 정권 홍보를 위해 교육을 수단화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 모군은 일기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도 정확히 지적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금을 경제를 위해 저축은커녕 그런 망측한 곳에 쓰고 있으니 말이 안 나왔다”

그리고 앞으로 필요한 것도 제안했다.

“나는 그날 프랑스 혁명 같은 거라도 해야 한다 생각했다”

시민들의 분노와 자발적 직접 행동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배후찾기’, ‘엄정대응’만 외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게 연필로 꼭꼭 눌러 쓴 한 초등학생의 일기가 경종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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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 촛불집회 , 초등학생 , 이명박 , 담임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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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지나가다

    자슥 마이 컷네. 참, 좋네.

  • 박민아

    잘읽었습니다. 아이가 어른보다 낫네요..

  • 에효..

    전 별로 생각이 없었는데.. ㅠㅠ 쩝

  • 카타코이

    휴,,,,
    아이만도 못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