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파동의 불똥이 미국의 초국적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로 번졌다. 맥도날드 햄버거에 들어가는 고기가, 맥도날드 측의 기존 설명과 달리 30개월 이상 소와 그 내장으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맥도날드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주장은 공교롭게도 보수단체인 뉴라이트전국연합 인사로부터 제기돼 파장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임헌조 뉴라이트전국연합 사무처장 5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을 강조하며 "지금 미국에서 30개월 이상 소가 전체의 18% 정도가 소비되고 있고, 이는 대부분 맥도날드 등 햄버거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어가면, 휴게소가 대부분 햄버거 집"이라며 "미국에 10만 명의 한국유학생들이 있는데, 유학하다 보면 돈이 풍족하지 않으니 햄버거를 즐겨 먹고, 미국사람들도 햄버거를 즐겨 먹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 처장은 이날 "그 햄버거가 바로 30개월 이상 된 소들이고, 내장도 포함된 것"이라고 까지 말했다. 임 처장의 이날 주장은 맥도날드 측의 기존 설명을 완전히 뒤집는 것으로,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
네티즌들 "'임열사'께서 한껀 크게 하셨다" 조롱
6일 다음 아고라 게시판 등에는 맥도날드를 비판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고, 한국맥도날드 홈페이지에는 접속자들이 폭주해 한때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또 네티즌들은 "맥도날드 햄버거도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사용한다"는 것을 근거로 쇠고기 안전성을 강조한 임헌조 처장에게 '임열사'라는 호칭을 붙이며,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들의 행태를 비꼬았다.
한 네티즌(아이디 '태클총각')은 "뉴라이트의 친일역사교과서 편찬을 바라보며, 정말 이 나라에 진정한 지성과 양심은 모두 죽었다고 생각했었다"며 "그런데 우리의 임열사께서 어제 한껀 크게 하셨다"고 임 처장과 보수단체들을 조롱했다.
그는 "대표적인 미국식품기업인 맥도날드의 햄버거는 30개월 이상의 쇠고기와 내장을 갈아서 만든다는 이야기를 누가 공중파 방송에서 자신 있게 할 수 있겠냐"며 "미국식 자본주의를 완전 작살내려는 우리의 임열사...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 '착한아이에요')은 "앞으로 나올 뉴라이트 교과서에는 '글로벌기업인 맥도날드의 횡포를 보다 못한 임헌조 뉴라이트전국연합 사무처장님의 폭탄선언이, 광우병 쇠고기 수입금지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임헌조 처장님은 대한민국 국민건강을 지키고, 맥도날드를 단신으로 물리치신 열사다'라는 항목이 추가될 것"이라며 "님 좀 짱인 듯"이라고 힐난했다.
한국맥도날드 "임헌조 발언 사실과 달라. 사과하라"
한편, 파문이 확산되자 맥도날드도 비난여론 진화에 나섰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임헌조 사무처장의 발언(미국 맥도날드에서 사용하는 쇠고기 원재료에 관한)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며 뉴라이트전국연합 측에 해명과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이날 "미국 맥도날드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햄버거의 쇠고기 패티에는 미국산의 경우 30개월 미만의 쇠고기가 사용되며, 100% 살코기만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며 "또 내장은 결코 들어가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임 처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국맥도날드는 또 "한국맥도날드는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1995년부터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100% 쇠고기를 사용하여 국내협력사에서 패티를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한국맥도날드는 사태의 심각성을 의식한 듯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더라도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