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전 심상정 비대위에서 혁신안 부결, 지도부 총사퇴로 이어진 최악의 사태만은 막았지만, 임기 말인 천영세 비대위 역시 지도력의 위기를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이날 중앙위원회에서는 정치적 이미지를 고려해 "혁신안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일단 통과시키고 새 지도부에서 보완해나가자"는 말이 공개적으로 나왔다.
천영세 비대위의 지도력이 실추됨에 따라 혁신안을 최종 승인하는 오는 22일 임시당대회에서도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7월 중순 당권 도전을 노렸던 이수호 혁신-재창당위원장과 천영세 대표는 중대 타격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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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진보정치] |
4개월 끌었으나 '불합격'..차기 지도부 '혁신' 최대 관건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는 '혁신-재창당 방향과 과제의 건'이 상정되자마자 '반려안'이 나왔다. "혁신 내용이 부족하고 당원 토론도 부족했다"는 이유였다. 이미 지난 4월 19일 중앙위원회에서도 '논의 부족'을 이유로 2개월 여 미뤄진 끝에 열린 회의였다.
비대위의 존립 근거인 혁신안이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하자, 당황한 지도부는 반려안 표결에 앞서 오후 5시 35분과 6시 20분 두 차례 정회하며 긴급 논의에 들어갔다. "혁신안 반려는 사실상 현 지도부에 대한 퇴진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천영세 대표)"며 위기감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수호 혁신-재창당위원장은 "실무 총책임자로서 상황을 이렇게까지 만든 데 대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도부의 만류와 호소에도 '처리 강행'을 주장하는 중앙위원들 때문에 반려안은 표결에 부쳐졌고, 재석 위원 167명 중 62명 찬성으로 과반에 22표 못 미쳐 부결됐다. 그러나 수정동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토론 없이 원안을 표결하는 관행과는 달리, 중앙위원들의 입장이 강경해 혁신안에 대한 찬반 토론까지 진행됐다.
혁신안 반대를 주장하는 위원은 "정파 문제로 분당 사태까지 겪었는데, 원인에 근거하지 않은 혁신안은 짜깁기"라고 일갈하며 "'계급정당을 탈피하고 국민정당으로 이념지표를 재정립한다'는 목표도 왜곡됐다. 현재 당 위기는 더 계급적이지 못한 탓이었고, 강기갑 의원이 농민 대표성으로 스타덤에 오른 것에서 보이듯 당의 미래도 계급성 강화에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2010년 지방선거를 대비할 실질적 방안이 마련돼야 지역 조직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찬성 편에 선 중앙위원마저 '조건부 찬성'을 내걸었다.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인 이영희 중앙위원은 "노동부문 강화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없어 부도수표"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혁신안에 불만이 있더라도 일단 통과시켜주고 구체적인 방안은 차후에 논의하자"고 설득했다. 혁신안은 과반 기준 84명을 조금 넘긴 98명 찬성으로 과반 통과됐다.
중앙위원회는 추첨 대의원제도, 대표 사무총장 임명제, 개방형 경선제 등을 가결시킨 뒤 오후 9시경 회의를 마쳤다. 최고위원 선출을 비롯한 지도부 선거는 7월 1일~3일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9일 간의 선거운동 기간을 거쳐 13일부터 5일간 투표를 진행한다. 현재 당 대표 후보로 물망에 오르는 인사는 이수호 혁신-재창당위원장, 천영세 대표, 강기갑 원내대표 등이다.
'이수호 혁신안' 뭘 담았나?
혁신-재창당준비위원회(위원장 이수호)가 4개월 동안 약 40회의 전국순회 토론 등을 거쳐 마련한 혁신-재창당안은 당원 결속력 강화, 조직 체계 개편, 전략적 지지층 강화, 미디어홍보전략 강화 등 총 10개 과제로 구성된다. 세부 내용으로 △대표-사무총장-정책위원장 권한 강화 △대의원의 10%를 추첨으로 구성 △공직, 당직 선거에서 비당원의 투표 참여를 허용하는 '개방형 경선제' 도입 △민주노총, 전농과의 '전략위원회' 설치 등이 담겨 있다.
혁신-재창당준비위원회 산하 국민평가위원회는 이날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00여 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는 당 핵심 과제에 대해 "계급정당을 탈피하고 진보적 국민정당으로 이념지표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대국민 설득력을 높일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전문적인 민생정책을 수립"하고, "수권정당 면모를 갖추기 위해 단선적 투쟁 중심의 정당 활동방식과 정파적 조직체계를 혁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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