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견 노동자 고용승계, 대법원에서 공개변론

“불법파견이 사용자에게 더 유리해”

대법원이 19일 불법파견과 관련된 심판에 대해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판례가 없는 불법파견 노동자의 고용승계 관련 심판이어서 판결에 따라 불법파견에 대한 새로운 법적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가스 소매업을 하는 회사에 파견돼 3년 7개월 근무하다가 그 후 계약을 갱신해 2년간 기간제로 일 해온 노동자가 2005년 11월 계약만료를 이유로 사실상 해고를 당했다. 이들은 구제 재심 신청이 기각 당하자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판결의 핵심은 불법파견으로 근무한 노동자가 고용승계를 보장받을 수 있는가였다. 공개변론은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6조 3항(2006년 12월 개정) ‘파견 노동자를 2년 초과해 고용하면 기간이 만료하는 날부터 고용한 것으로 본다’는 법률의 해석이 쟁점이었다.

1, 2심 모두 “불법 파견근무에 해당돼 고용승계를 할 수 없고, 계약기간도 명시돼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즉, 불법파견이므로 구 파견법의 6조 3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대법원 공개변론에서 원고 측 변호인들은 “불법파견 노동자를 사용한 고용주가 고용승계 책임을 지지 않는 판결은 사법부가 불법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입법과정에서 명시적 규정이 없었으므로 사법부가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고측 참고인으로 참석한 박수근 한양대 교수는 “파견법이 정하는 26개 업무는 대통령령으로 정해져 있고, 그 외 업무도 필요시 노사협의로 파견할 수 있어 사실상 모든 업종에 파견을 허용한다”며 구 파견법 해석을 하고 “파견법 적용범위가 제한적이지만 모든 업종에서 파견 노동자를 사용할 수 있어 노동시장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피고측 변호인은 “6조 3항은 적법한 파견과정에 대한 조항으로 보는 것이 옳다”며 “사용자가 불법파견으로 형사 처벌을 받았고, 불법적 관계를 합법적 관계로 바꿀 수 없다”고 주장했다.

피고 측 참고인 유성재 중앙대 교수는 “실제 사용관계보다 근로계약이 더 존중돼야 한다”며 “불법파견임에도 근로 계약을 했으므로 사용자와 노동자가 담합한 것이며 상호 책임이 있다”고 했다.

공개변론에는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와 기륭분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참관해 이날 공개변론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었다. 최종 판결은 관례상 공개변론 후 2주 뒤에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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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노동자

    그래서 결론이 어떻게 되었나요? 2주 뒤면 결과가 나왔을것 같은데요. 용인기업도 대법원 파기 환송되었는데... 이 결과도 궁금하네요... 이에 대한 후속기사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