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계약, 일터의 유사 정규직”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인권탄압 규탄 기자회견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17년을 근무한 김씨, 올해 1월경 학교는 도서관 사서업무 병행을 지시했지만, 김씨는 사서업무 수행하던 직원과의 관계 때문에 전적으로 담당하기는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때부터 김씨는 일상적 탄압을 당하기 시작했다.

결재를 받으러 가면 2~30분씩 세워놓고 아무런 설명 없이 결재하지 않는 일은 부지기수. ‘조직에 필요 없는 암적인 존재’같은 인격적 모독성 발언을 들은 것은 물론, 3월에 예정된 정기호봉승급이 아무런 설명 없이 취소되기도 했다.

지난 12일 김씨는 백내장으로 연가를 신청했지만 업무를 이유로 거부당했고, 결국 스트레스로 기절해 구급차에 실려가 신경성 우울증으로 입원하기에 이르렀다.


25일 공공노조가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인권탄압 사례 중 하나다. 또 다른 사례발표에서는 위와 유사한 교장의 인권탄압을 국가인권위에 진정하자 담당자가 “그건 교장 권한”이라며 인권침해를 물리적 폭력으로만 한정지으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정지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사무처장은 “고유가 때문에 유사 석유 사용자가 늘고 있다는 뉴스를 어제 봤는데, 비정규직을 정규직처럼 위장하는 유사 정규직이 일터에 만연해 있다”며 “무늬만 바꾼다고 학교 비정규직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을 비판했다.

작년 8월 정부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노동자를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들의 정년과 고용이 보장되는 것으로 홍보해 왔다.

하지만 공공노조에 따르면 작년 비정규직법 통과 이후 일선 학교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재계약을 거부해 사실상 해고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호봉제 직원의 호봉동결, 연봉제 강제 전환, 배치전환 처우악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는 것.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학생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를 괴롭히는 시장화 논리를 당장 철회해야 한다’며 노동기본권 보장과 해고수단으로 전락한 취업규칙과 인사관리 규정 폐기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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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인권탄압 , 학교 비정규직 , 무기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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