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자 "마감시간에 쫓겨 연출했던 내 생각이 짧았다"
사진을 찍은 '중앙일보' 김 모 기자는 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고인 물이 썩는다' 제목의 글을 통해 "사안의 중요함을 생각하지 못하고 마감시간에 쫓겨 손쉽게 연출을 했던 제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며 "경제면 연출사진 찍 듯 가볍게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다"고 고백하며 이 같이 밝혔다.
▲ 김 기자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8일 올린 글 |
김 기자는 이 글을 통해 문제가 된 사진이 "연출된 것"이라는 점을 재차 밝힌 뒤 "입사 10년차, 가장 무섭게 생각했던 매너리즘에 제가 빠졌었나봅니다"고 이번 사건에 대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늘 저를 믿고 제 사진을 아껴주신 많은 여러분들을 뵐 면목이 없다"며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한편, 김 기자는 다른 글을 통해 촛불집회 취재 현장에서 겪는 '조중동' 기자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3일 올린 '촛불유감' 제목의 글에서 지난 달 26일 벌어진 시위를 언급하며 "시위대들 중 일부의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몰려다니며 경찰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며 "그런 장면을 촬영하는 기자들의 카메라를 손바닥으로 막아섰다"고 주장했다. 김 기자는 글과 함께 자신의 카메라를 손바닥으로 막고 있는 한 시민의 사진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인민재판식 폭력 휘두르는 사람들에게 시간 허비하기 싫다"
그러면서 김 기자는 "그런 순간에 그들의 제지를 뿌리치고 계속 사진을 찍는다면 그 순간부터 그 기자는 신분증을 꺼내 신분확인을 받기 전까지는 조중동 기자 취급을 받아야 한다"며 "그들에겐 집회, 결사의 자유만 있고 언론의 자유, 취재의 자유는 없나보다"고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 김 기자는 지난 3일 사진과 함께 올린 '촛불유감'이라는 글을 통해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비판하며 "동료 사진기자의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나는 이제 촛불을 더 이상 찍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
이어 그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하기위해 근무가 아닌 날도 나는 현장을 지켰다"며 "중앙일보의 충실한 개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눈으로 현장을 보고 기록하고 싶어서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기자는 "동아일보 변 모 선배가 시위대에게 집단구타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한 뒤 "동료 사진기자의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나는 이제 촛불을 더 이상 찍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민재판식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을 위해 그토록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기 싫다"며 "집단구타의 피해자는 내가 될 수도 있었다. 나도 조중동의 기자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