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촛불 대행진에서는 교육감 선거를 알리고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피켓을 든 학생과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이명박 정부의 '미친 소, 미친 교육'에 스트레스를 받아온 많은 시민들이 교육감 선거에서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연출됐다.
자립형사립고.외고.특목고 확대, 0교시, 우열반, 학원교습 확대 등과 4.15학원자율화계획이 서열교육, 경쟁교육을 부추긴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학생과 시민들의 반감은 날이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따라서 직선으로 치러지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이 같은 촛불 민심이 얼마나 반영될지를 두고 선거 당사자들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현재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는 모두 9명, 이 중 공정택 예비후보를 포함한 7명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친화력을 갖는 보수 성향의 후보로 분류되고, 주경복 예비후보 등 2명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하는 진보 성향의 후보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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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교육감 공정택, 주경복 예비후보 |
보수 진영, ‘반(反)전교조 후보 단일화’ 목소리 높여
선거 입후보 날짜가 다가오면서 보수세력들은 후보 단일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유시민연대.피랍탈북인권연대.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등 50여 개 보수단체는 지난 7일 "좌파진영이 되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개혁은 당장 암초에 부딪힐 것"이라며 "공정택 예비후보를 서울시 교육감 단일 지지후보로 추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뉴라이트교사연합, 뉴라이트학부모연합, 교육선진화운동본부 등 13개 보수적인 교육시민단체들도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간 학교교육의 질과 위상을 추락시키고 수많은 학생들을 사교육의 장으로 내몰며 서민가계의 숨통을 조여왔던 교육정책을 고수해온 장본인인 전교조에 대항해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도 가세했다. 조선일보는 10일 자 사설 '교육감 선거는 중요하다'에서 유권자 관심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직선제의 취지를 소개했다. 조선일보는 "국민 관심과 참여가 지금처럼 낮으면 조직을 동원해 일정 득표 수만 올려도 당선될 수가 있어 직선제 취지가 흐려진다"며 "후보 8명 가운데 반(反)전교조 후보가 7명이나 돼 그들이 표를 갈라 가지면 전교조 지원을 받는 후보가 적은 표로도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가 사설에서 전교조의 지지를 받는 후보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예비후보들이 밝힌 정책이나 정견으로 미루어 주경복 예비후보를 직접적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읽혀진다.
보수단체들의 연이은 후보 단일화 주장 배경에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현 교육감이 패배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실제 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이규석 예비후보는 9일 공정택 예비후보를 만나 ‘서울교육청 청렴성 제고’, ‘불공정 인사 해소’ 등을 전제로 공정택 예비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사퇴를 결심했다. 이로부터 공정택 예비후보 선본은 "교육계 내부 등 지지세력이 두터웠던 이규석 후보의 사퇴로 향후 공정택, 김성동, 박장옥, 이영만 등 6명의 보수 후보에 대한 단일화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보수세력이 친이명박 교육정책 후보들 간 ‘반전교조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것은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전교조대 반전교조로 몰아 보수층의 결집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0교시, 영어몰입, 서열화 교육 등 시민들과 교육 당사자들의 불만이 제기되어온 문제들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대안적 교육정책 대결을 주문하기보다, 전교조냐 아니냐 식으로 몰아 흠집 내기 선거를 조장하는 식이다.
공정택 선본, “공정택 예비후보는 참여정부 때부터 일해 온 사람"
이에 대해 정민구 공정택 예비후보 공보실장은 "후보 단일화를 위해 우리 선본이 나서서 노력하는 것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교총이 여론조사 중인데 여론 조사 결과에 따라 후보들 간 단일화를 위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혀, 후보단일화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민구 공보실장은 "다만 예비후보들을 서로 비교해 사퇴를 강요할 수는 없고, 개인 판단에 맡길 일"이라고 말했다.
정민구 공보실장은 또한 "(주경복 예비후보는) 전교조 뿐 아니라 진보신당이나 민주노총도 있고 진보세력이 지지하는 후보로 볼 수 있는데, 저희는 거기에 맞대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변 단체들이 아무래도 교육감 선거니까 전교조를 상징적으로 내세워 그렇게 표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민구 공보실장은 "전교조나 주경복 예비후보 측에서도 공정택 예비후보를 보수와 보수단체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몰아세우는데, '미친 소 미친 교육, 공정택'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공정택 현 교육감은 참여정부 당시인 4년 전부터 교육감 활동을 해왔다"고 반박했다.
주경복 선본, “전교조 지지 후보로 왜곡 축소하는 것은 페어플레이에 어긋”
이을재 주경복 예비후보 집행위원장은 보수 성향의 후보 간 단일화 움직임과 관련 "행여 특정 후보에 압력을 넣어 사퇴하게 하는 것은 정당한 후보 단일화로 보기 어렵다"고 말하고 특히 이규석 예비후보의 사퇴 결심에 대해 "(이규석 후보는) 공정택 현 교육감이 후보로 나올 것을 알면서도 '무너진 서울 교육 10년을 꼭 살리겠다'며 각을 세운 사람인데 갑자기 사퇴를 결심하는 데는 뭔가 부당한 힘이 작용한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후보의 피선거권을 제약하고 유권자의 선거권, 선택권을 박탈하는 식의 후보 단일화는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을재 집행위원장은 또한 주경복 후보가 전교조 후보라는 조선일보 등의 주장에 대해 "억지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을재 집행위원장은 "주경복 예비후보는 전교조 뿐만 아니라 민교협, 참교육학부모회,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민주노총 등 많은 단체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고, 강서양천시민자치회, 노원도봉교육공동체 등 각 지역 시민단체들도 호응하고 있다"며 "굳이 전교조 만이 지지하는 것처럼 축소, 왜곡하는 식의 주장이나 보도는 페어플레이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경쟁교육의 대변자' 대 '인간교육의 대변자'
이처럼 일각에서 전교조 대 반전교조 분위기로 몰아가지만, 이번 선거의 의미가 ‘촛불민심과 인간교육 대변자 주경복 후보’ vs ‘이명박 교육정책과 경쟁교육의 대변자 공정택 후보’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관심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편 공정택 예비후보는 '4대비전, 8대공약, 16대 실행과제'를, 주경복 예비후보는 '서울교육 5대 정책 방향'을 각각 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선거 운동 국면에 돌입하면 본격적인 정책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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