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복, "누구나 차별없는 교육"

[교육감후보동행취재] - 주경복 서울시교육감 후보

7월 30일로 예정된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본격적인 유세전에 돌입했다. 후보는 모두 6명, 공정택 후보와 주경복 후보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 가운데 나머지 후보들도 선전을 다짐하는 분위기다. 서울시교육감의 역할과 권한이 워낙 큰 데다 이번 선거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띠는지라 시간이 갈수록 시민의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민중언론 참세상은 독자들의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 주요 후보와 동행취재를 하고 교육정책과 현안에 대한 후보의 생각을 전하기로 했다. 주경복 후보와는 22일 오후 5시 30부터 약 세 시간가량 동행했다.- [편집자 주]

  [참세상 자료사진]
깨끗한 서울교육, 차별 없는 교육

주경복 후보는 지난 3년간 전국 공공기관 313개 중 서울시 교육청이 연속 부패지수 1등을 기록한 데 대해 “한 해 예산 6조 2천억 원의 어마어마한 재정을 다루는 서울시교육청에서 부패지수 3연 연속 1등이란 그만큼 세금이 엉뚱한 데로 빠져나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교육이 많은 돈을 들여 투자할 데가 많은데 왜 이 많은 돈이 새나가게 놔둬야 하느냐”며 질타했다.

이어 주경복 후보는 “모든 교육을 경쟁만 외치면서 다른 문제는 신경 쓰지 않고 매일 0교시 수업이다 방과 후 수업이다 해서 그저 학생들 숨도 못 쉬게 하는 경쟁식 입시교육이기 때문”이라며 서울시교육청 부패지수 1등이 경쟁식 입시교육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경복 후보는 ‘차별 없는 교육’에 대해서는 ‘상향식 평준화’와 ‘핀란드형 교육모델’ 등을 언급했다.

주경복 후보는 “저같이 사회운동과 교육운동을 하며 세상을 바꿔보자고 하는 사람이 큰 책임을 맡으면 세상이 큰일 날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제가 교육감이 되면 하향평준화될 거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일각의 시선을 환기하고, “왜 그런 걱정을 하는가. 언제 저 같은 사람 교육감 시켜본 적 있는가. 저는 우리 아이들 잠잘 때 잠자고, 맛있는 밥 먹을 때 밥 먹고, 뛰어놀 때 뛰어놀면서도 즐겁게 공부해 실력은 쑥쑥 늘어나는 그런 교육정책을 가지고 나왔다”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계속해서 주경복 후보는 “세계에서 제일 좋은 교육모델이 핀란드형 모델”이라고 소개하고, “바로 공부 잘하는 학생이나 못하는 학생이나, 잘사는 집 아이나 못사는 집 아이나 함께 공부하면서, 공부 잘하는 학생은 뒤쳐진 학생 도와주며 자긍심을 느끼고, 리더십 발휘하며 공부를 더 잘 할 수 있고 조금 뒤떨어지는 아이는 잘하는 학생에게 도움받으며 용기 얻고 우정 얻고 자극받아 더욱 공부 잘할 수 있는 협동식 교육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주경복 후보는 “이걸 놔두고 우열반이다 일제고사다 학생들 일렬로 줄 세워서 1등만 빼고 모든 사람이 열등감에 빠져 살아가야 하느냐. 7월 30일 교육감 선거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을 따끔하게 질책하고 같이 한번 바꿔보자”고 호소했다.

주경복 후보 강남역 앞 연설(일부)

(전략)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년 동안 연속적으로 전국 공공기관 313개 기관 평가에서 부패지수 1등을 했습니다. 3년 연속 청렴도 지수 꼴찌를 했습니다. 한해 예산 6조2천억 원의 어마어마한 재정을 다루는 서울시교육청에서 부패지수 3연 연속 1등이란 무엇을 이야기합니까. 그만큼 세금이 엉뚱한 데로 빠져나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나라 교육이 많은 돈을 들여 투자할 데가 너무나 많은데 왜 이 많은 돈이 새나가게 내둬야 합니까. 이것은 모든 교육을 경쟁만 외치면서 다른 문제는 신경 쓰지 않고 매일 0교시수업이다 방과후수업이다 해서 그저 학생들 숨도 못 쉬게 하는 경쟁식 입시교육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이제는 서울시와 대한민국의 교육을 바꿔야 합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그 사람이 임기 마치고 성과내도록 기다릴 때가 아닙니다. 7월 30일 이명박식 교육정책을 심판하고 새로운 교육의 희망을 심을 때가 되었습니다. 저와 함께 해 주시겠습니까.

저같이 사회운동과 교육운동을 하며 세상을 바꿔보자고 하는 사람이 큰 책임을 맡으면 세상이 큰일 날 거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교육감이 되면 하향평준화될 거라고 걱정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왜 그런 걱정을 하십니까. 언제 저같은 사람 교육감 시켜본 적 있습니까. 저는 우리 아이들 잠잘 때 잠 자고, 맛있는 밥 먹을 때 밥 먹고, 뛰어놀 때 뛰어놀면서도 즐겁게 공부하며 실력은 쑥쑥 늘어나는 그런 교육정책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좋은 교육모델이 핀란드형 모델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공부 잘 하는 학생이나 못하는 학생이나, 잘사는 집 아이나 못사는 집 아이나 함께 공부하면서, 공부 잘 하는 학생은 뒤쳐진 학생 도와주며 자긍심을 느끼고, 리더십 발휘하며 공부를 더 잘 할 수 있고, 조금 뒤떨어지는 아이는 잘하는 학생에게 도움을 받으며 용기 얻고 우정 얻고 자극 받아 더욱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협동식 교육모델이 있습니다. 이걸 놔두고 우열반이다 일제고사다 학생들 일렬로 줄 세워서 1등만 빼고 모든 사람이 열등감에 빠져 살아가야 합니까.

(후략)

모든 후보가 다 사교육비 해결? x레이는 안 나오지만, ct 찍으면 다 보인다

이날 유세에 참석한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은 “7월 2일부터 강남역 앞에서 매일 촛불집회를 하고 있는데, 아고라 강남모임과 강남학부모모임 등이 집중해서 모이는 날은 100여 명이 모이기도 한다”며,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거는 기대가 작지 않다고 전했다.

김정명신 공동회장은 주경복 후보에 대해 “강남 쪽 학부모들은 촛불 후보라기 보다는 시민 후보, 민주 후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고 “교육적 열망을 공적으로 풀기보다 사적으로 푸는 경향이 높은 지역이라 얼마나 지지가 모아질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주경복 후보가 연설하는 동안 'IT 노동자는 아이들을 사랑합니다. 푹 재우고 아침밥 먹여서 학교 보내고 싶습니다'라는 손팻말을 들고나선 나경훈 한국정보통신산업노조 사무국장은 "돈 없으면 교육을 못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 함께 공존하는 교육이 실현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경훈 사무국장은 주경복 후보가 당선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뿌리깊게 구조화된 것은 쉽지 않겠지만 근저를 바꾸는 힘을 쌓아야 하고, 충분히 유의미한 움직임을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세장에서 좀 떨어진 파리크라상 앞에서는 강남 아고라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하고 있었다. 2학년 여중생을 둔 한 학부모는 “누구라고는 이야기 하지 않지만 아고라의 표심은 한 곳으로 맞춰지고 있다”고 말하고 “투표율 20%는 어렵겠지만 관심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투표장으로 나오느냐가 관건”이라며 투표율 하락을 걱정했다.

이 학부모는 “강남에 사는 학부모들도 사교육을 반기지 않는다”고 말하고 “14살 된 딸이 14살로서 누려야 할 모든 권리가 박탈되고, 심지어 일요일도 학원에 붙잡히니 가족 구성원 자격조차 포기하게 된다”며 가계 부담과 함께 피폐해지는 정서에 대해서도 걱정을 늘어놓았다.

이 학부모는 모든 후보가 다 사교육비를 줄이거나 해결하겠다고 하는데 공약의 차별이 없지 않느냐고 묻자 “x레이를 찍으면 안 나오지만, ct를 찍으면 다 보인다”며 내심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할 후보를 정했음을 시사했다.


짧은 임기, '행복한 교육'의 초석 다지는 데 집중

주경복 후보는 인터뷰에서 사교육비 문제 해결 방안을 조목조목 풀어놓았다.

주경복 후보는 "우선 특목고라든지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한 해 들어가는 중학교 사교육비가 대략 6조 원이 된다"며 "특목고를 설립 취지에 맞게 하면 과외를 받아가며 할 필요가 없어서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고 봤다. 또한 0교시 수업, 우열반, 초등 일제고사 등을 억제하거나 바꿈으로써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며 기존 경쟁식 교육제도를 바꾸는 것에 포인트를 두었다.

좀 더 세부적으로는 각 가정에서 구입하는 초등학교 학습준비물을 교육청에서 일괄 구입하도록 해 1년에 10만 원 이상 드는 비용을 2-3만 원으로 해결하고, 25만 원 안팎의 중학교 운영비도 무상교육의 취지를 살려 없애는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학원비 상한제를 도입으로 학원 영업 이익을 계산해서 합리적인 액수를 산출, 적용하면 거기서 사교육비가 절감될 것으로 기대했다.

주경복 후보는 이렇게 추진할 경우 초중고 학생 1인당 연 평균 147만 원의 사교육비가 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경복 후보는 학원비 상한제 도입으로 학원계의 반발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감수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다만 “입시경쟁 위주의 학원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학생의 0교시 교육, 방과 후 교육을 줄이는데 특기 적성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된다면 그런 방향은 교육청에서 지원은 할 수 없겠지만 개방할 수 있다”며 입시경쟁 위주 학원의 체질 개선을 유도한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이날 연설과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강조한 것은 ‘깨끗한 서울교육’과 ‘차별없는 교육’. 주경복 후보는 타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조하는 공약이 없어보인다고 지적하자 “사실은 상당히 뚜렷한데 뚜렷한 공약이 여러 개가 되다 보니 강조점이 흐트러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이 두 가지를 강조했다.

주경복 후보는 “국가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3년 연속 꼴찌를 했다. 교육청 16개 중에서 연속 3년 꼴찌를 했다. 불과 4년 전 유인종 교육감이 재직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7등이었다”며, 새로 교육감이 바뀐 후 꼴찌를 한 점을 강하게 질책했다.

‘차별 없는 교육’과 관련해서도 “강남과 강북의 차별, 강남 안에서의 차별, 학교 안에서도 잘 사는 집과 못사는 집 아이의 차별,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의 차별... 모든 교육이 서열화, 차별화 교육이 되고 있다”며 교육 현실을 우려하며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하지 않는 교육. 그것이 보완될 때까지는 역차별 정책이 필요하다”고 짚고 “낙후된 학교는 집중 지원하고 뒤떨어지는 학생은 맞춤형 교육을 실행”해서 차별받지 않는 교육 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주경복 후보는 1년 10개월의 임기가 업무 파악하는 데만도 시간이 많이 걸릴 정도로 짧은데, 공약을 모두 실현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각 공약이 지향하는 방향으로 1단계 초석을 까는 것은 가능하다. 2년 동안 방향성 잡는 것만 해놓으면 2년 후에도 민주 개혁 진보후보가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응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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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 사교육 , 서울시교육감 , 공정택 , 교육감 , 주경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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