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좌파 정치혁신의 계기로

박성인 노동자의힘 중집위원, "2008 촛불항쟁과 좌파의 상상력' 토론

촛불 정세에서 노동자계급이 자신의 요구를 내걸고 자신의 촛불을 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촛불이 다가오는 거대한 격돌을 예비하는 전초전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노동자계급이 역사적인 헤게모니 블록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하고, 계급적으로 재구성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성인 노동자의힘 중앙집행위원은 지난 14일 열린 ‘2008년 촛불항쟁과 좌파의 상상력’ 토론에서 촛불 정세에서 노동자계급의 역할을 진단하고 향후 과제를 제안했다.

지금 좌파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

박성인 중집위원은 발제 ‘2008년 촛불항쟁과 좌파의 정치’를 통해 “지금 좌파에게 필요한 것은 ‘2008년 촛불항쟁’으로부터 좌파적 ‘상상력’을 끄집어 내보는 것”이라고 말하고 “가능하다면 그 좌파적 ‘상상력’을 ‘계급’이라는 주체와 결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인 중집위원은 촛불이 열린 광장을 ‘바리케이트 없는 해방구’라고 언급하고 “거기에서는 이명박 정권도, 제도 정치권도, 조중동의 언론권력도, 심지어 이른바 운동권도 헤게모니를 상실했다”고 말했다. ‘광장’ 자체가 ‘직접민주주의’의 산실이자 배움터 공간이 되었으며 “모두가 전위였고, 모두가 배후였으며, 세대와 깃발을 뛰어넘어 오직 자발적이고 수평적인 연대만이 촛불과 촛불을 이어주었다”고 해석했다.

박성인 중집위원은 8월에 이르러 “세계사적인 유례가 없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실시간으로 이어지는 직접민주주의의 광장, 저항과 축제가 서로 어우러지고, 주체들의 직접 참여와 소통과 행동에 의해서 무한히 의제가 확장되는 광장, 그리고 그 어떤 직접행동도 이제 이명박 정권과 나아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체제 그 자체를 직접 겨냥할 수밖에 없는 그런 광장”을 가지게 되었다며 촛불이 열어놓은 과정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로부터 “광장은 21c 한국사회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긴밀하고 신속한 연결을 통해, 저항과 축제의 융합을 통해 ‘제도의 정치’, ‘공간의 정치’를 뛰어넘는 ‘기동전의 정치’, ‘시간의 정치’의 가능성”을 열었고, “의제를 선도하고 확장하면서 정치사회적 헤게모니를 구축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현실화시켰다”고 바라봤다.

정치 주체의 측면에서 박성인 중집위원은 “‘먹거리의 정치화’라는 정치의 확장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10대 여학생들과 여성들의 전면적인 등장이라는 정치 주체의 확장과 맞물려 있다”고 언급했다.

박성인 중집위원은 “‘광우병 쇠고기, 너나 먹어’라는 당찬 말에서 드러나듯, 국가 권력의 권위에 주눅 들지 않고 권력의 폭력에 의한 공포의 경험이 없는, 그래서 자유롭고 발랄하고 당당한 10대였기에 가능했다”며 아울러 “여성들이 인터넷을 통해 사회적인 관계망을 형성해서 일상적으로 부담없이 소통하면서 자유롭고 다양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세대를 뛰어넘는 토론을 해왔기에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는 왜 머뭇하나

박성인 중집위원은 새로운 주체의 등장과 비교할 때 “노동자와 노동운동이 촛불에 당혹스러워 하거나 낯설어 하거나 서운해 하고만 있다”고 환기하고 “신자유주의 지구화/세계화는 인간의 삶을 생산의 영역만이 아니라 생활과 소비의 영역, 나아가 생명 그 자체도 파괴하고 있는데, 노동자에게 생산의 영역과 소비.생활의 영역은 여전히 분리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명박산성 앞에서의 폭력/비폭력 논쟁과 아고라에서의 소통과 토론을 사례로 드는 가운데 박성인 중집위원은 “이 촛불의 광장에, 이 새로운 민주주의의 실험에 노동자계급이 계급적 주체로 등장하고 있지는 못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노동자, 장애인, 여성노동자, 여성농민 등이 하나의 계급적 주체로 이 광장에 서지 못해왔다는 지적이다.

‘헌법제1조’와 관련 박성인 중집위원은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 속에서, 계급은 촛불을 계급의 정치로 적극적이고 공세적이며 역동적으로 재구성해 나가야 한다”며 “한편으로는 국가주의라는 틀을 뛰어넘어 전지구적 수준에서 해석되고 실천될 필요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더 계급적으로 더 급진적으로 해석되고 실천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박성인 중집위원은 촛불 정세에서 노동자계급이 여전히 머뭇거리는 이유를 묻고 난 후 “노동자계급은 이 촛불 정세에서 자신의 요구를 내걸고 자신의 촛불을 들어야 한다. ... 현장의 문제를 촛불의 광장으로 실어날아야 한다. 이 촛불의 정치에서 기권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덧붙여 “새로운 주체들과의 연대 속에서 또 새로운 영역에서 의제를 확장하고 촛불을 계급적으로 재구성해 나가야 한다”며 “촛불의 상상력 속에, 그 정치적 문화적 상상력에 계급이 접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촛불의 상상력에 계급이 접속해야

박성인 중집위원은 광장의 정치에서 좌파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매순간 이론과 실천의 긴장을 창출하면서 집단 지성을 형성해 나갈 수 있는 쌍방향의 공론의 장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새로운 급진적 주체들과의 소통과 연대를 위해 “생산의 영역만이 아닌 생활과 소비 영역까지 포함해 의제를 생산하고 주도해 나갈 수 있는 좌파적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제안이다.

계속해서 박성인 중집위원은 “이 모든 시도를 반자본 사회화와 직접민주주의.노동자민중통제를 결합”시키는 방향이 되어야 하고 “이 속에서 좌파는 정치적 활력을 새롭게 복원하고 능력있고 준비된 정치적 주체로 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성인 중집위원은 “2008년 촛불을 절대화할 필요는 없지만, 좌파 정치운동의 혁신의 계기”로 받아들이자고 제안하고 “그 혁신의 결과가 ‘계급정당’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