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망법은 이용촉진법인가 이용통제법인가

시민사회단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비판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9월 1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입법 예고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전부개정안 및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정부의 인터넷 통제 강화 시도를 비판했다.

언론사유화저지및미디어공공성확대를위한사회행동, 인권단체연석회의, 참여연대, 함께하는시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늘(10일) 오전 11시 방통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통위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방송통신위원회 앞 기자회견에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내용을 비판하고 있다.

공영방송 재편,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 개정 추진 등 미디어와 여론을 통제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시도가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가운데, 정보통신망법 개정은 인터넷 여론 통제의 성격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방통위가 입법예고한 전부개정안 취지는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겠다는 것. 그러나 개인정보보호 강화 취지는 무색하고 직간접적인 인터넷 통제 강화 의도가 뚜렷하다는 것이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적이다.

전부개정안, 사업자의 게시물 삭제나 임시조치 확대 강제

우선 포털 등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에게 모니터링을 의무화(제124조 제2항)하고 있다. 현행 법률에서도 게시물 삭제 등의 요구가 있을 경우 서비스제공자가 지체없이 삭제 혹은 임시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여기에 사업자가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제145조 제1항 17)하도록 했다. 이는 사업자의 자발적, 자의적 삭제나 임시조치의 확대를 강제할 전망이다.

또한 개정안은 임시조치를 한 게시물에 대해 게재자가 이의신청을 할 경우, 7일 이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조치(제119조 2항, 제145조 제1항 17)하도록 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방통심의위가 7일 만에 판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더군다나 방통심의위는 사법기관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는 “지난 7월 1일 조중동 광고지면 불매운동 게시물 58개에 대한 방통심의위의 삭제 권고 결정에서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도 않으며 법적 판단 능력도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개정안의 입법 취지처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조치 내용에 대해서는 일부 긍정적이 조치들이 포함돼 있지만, 주민등록번호 수집 금지와 같은 핵심적 대책이 누락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개정안, 인터넷실명제 의무대상 사업자 확대

한편 전부개정안 외에 일부개정안은 인터넷실명제 의무대상 사업자 확대 내용을 담고 있어 다시 인터네실명제 폐지를 둘러싼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포털, 언론 등 인터넷실명제 강제 적용 대상은 37개 사이트이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적용 대상이 268개 사이트로 확대된다.

오병일 활동가는 “익명 표현의 자유는 헌법과 국제 인권 규범에서 인정하고 있는 기본적 권리”라고 말하고 “강제적인 인터넷 실명제는 그 위축효과로 인해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불가능하게 하는 위헌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특정 인터넷 공동체가 본인 확인 시스템을 채택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개별 공동체의 자율적인 판단이 아니라, 공동체의 상황이나 의사에 상관없이 ‘닥치고’ 무조건 실명제를 채택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방통위, 11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공청회 예정

방통위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오는 11일(목) 오후 2시부터 코엑스 그랜드볼룸(101-102호)에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제1부는 인터넷 침해사고 대책 및 개인정보보호 대책을, 제2부는 스팸방지 대책 및 불건전정보 방지대책 등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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