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밤 KBS 등을 통해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대화 질문있습니다'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질문에 답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답변은 추상적인 전망 제시에 그쳐, 정부의 기대대로 추석 이후 국정지지도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 미지수다.
"'강만수 경제팀' 경질 없다"
이날까지 접수된 국민들의 질문 중 60% 이상이 경제 분야로, '경제 살리기'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른바 '9월 위기설'에 대해 이 대통령은 "어려움은 있지만 위기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평소에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던 것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공직자들에게 긴장감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제2의 IMF'는 절대 없다. 상황 자체가 그때와 다르고, 외국 경제기구들도 문제가 없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 보도를 보면 정부가 위기는 없다고 해도 신뢰를 안 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위기설의 진앙인 '강만수 경제팀' 경질 요구에 대해서는 "신뢰를 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문제가 있다고 사람을 바꾸는 것이 최상책은 아니다"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교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내각 출범 초기에 국제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손발이 안 맞는 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지금은 잘 조화되고 있다"면서 "강만수 장관 혼자 경제를 책임지는 것이 아니고 총리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다"고 적극 옹호했다. 고환율 정책 등 강만수 경제팀의 실책에 대한 지적에도 "고환율로 물가가 올랐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환율 상승은 국제환경 탓으로 인위적 조정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다"고 반박했다.
"서민 주택공급책, 필요하면 그린벨트 해제할 수도"
이 대통령은 서민 내집마련 대책에 관해 "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에서 도심에 국민주택을 대량 공급하도록 하면서, 필요하다면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땅값을 내리고 건축비를 내려 싼 가격에 주택을 공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도심 재개발 재건축이 신도시보다 효과적"이라면서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고 고용 창출도 되기 때문에 주택 공급과 경기 부양의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기업 민영화 논란에 대해서는 "전기, 가스, 석유공사는 민영화가 아니라 경영 개선"이라면서 "국제 경험이 많은 CEO를 앉혀 세계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참여한다든지 외국의 석유광, 가스광을 따오게 한다든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택공사-토지공사 통폐합 논란이나 산업은행 민영화 논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비정규직 장기투쟁 사업장, 3자 없이 노사 타협하면 해결 가능"
이 대통령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세제 혜택 등 정부 지원을 통해 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사회적 합의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륭전자, 이랜드, KTX, 코스콤 등 산적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정부의 직접 해결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3자 개입 없이 순수한 비정규직과 기업 간 협상을 한다면 타협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영어를 배울 수 있고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사고, 특목고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자사고에 들어가기 위해 또 과외를 해야 하는 악순환으로 오히려 사교육이 더욱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국제고 특목고 등에 추첨제를 도입하는 한이 있더라도 과외를 받지 않고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쇠고기 문제, 광우병 괴담·색깔론 되풀이
쇠고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국민 불안이 계속되는 데 대해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산 쇠고기가 곧 광우병으로 정보가 잘못 전달돼 문제가 있었다"며 사태의 원인이 '광우병 괴담' 탓이라는 시각을 견지했다. 이어 "정부가 나서지 않고 시장구조에 맡기면 (국민이) 질 좋고 값 싼 쇠고기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에서는 현재까지 한우를 더 많이 먹는 쪽이다"고 덧붙였다.
'법치'에 대한 강조도 빠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촛불집회에 대해 "대다수 시민들이 물러난 뒤에는 소수 몇몇 분들이 불법, 폭력적으로 나갔다"면서 "일류선진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법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 법을 어기고 폭력 집회로 나갈 경우 법에 따라 강력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압수수색 등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 시비에 대해서는 "보복성으로 공권력을 사용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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