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서 파키스탄으로, 확장되는 대테러전쟁

파키스탄, 8일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23명 희생

일주일이 채 되지 않는 기간동안 아프간 주둔 미군의 미사일 공격 3분의 1 이상이 파키스탄 영토를 목표로 하면서, 파키스탄의 민간인 희생자들이 대거 발생하고 있다.

8일 북부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인 와지리스탄 지역에 대한 미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민간인 희생자수는 23명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지역 주민 및 정보관리는 밝혔다. 애초에는 3명 수준이라고 발표된 바 있다.

주민들은 사망자들 중에는 잘랄루딘 하카니의 아내와 여동생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여성과 어린이가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잘랄루딘 하카니는 구소련의 아프간 점령 시기인 7-80년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자금지원을 받았던 인물이다. 2001년 미국의 아프간 공격이후 탈레반과 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미군이 공격 목표로 삼은 신학교는 잘랄루딘 하카니가 세운 학교로, 북와지리스탄주 주도 미란샤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 학교는 지난 몇 년에 걸쳐 파키스탄 군의 공격을 받아 운영을 중단했다.

10일 아시아 타임스는 하카니에 대한 공격을 "혼란스럽다"고 묘사했다. 주민들은 하카니와 역시 저항운동에 가담하고 있는 그의 아들 시라주딘이 "미국의 레이더망에 걸리자 이 부족 마을을 떠났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국경을 넘어 '번지는' 전쟁...파키스탄 내외 불만 커져

미군 당국은 하카니의 민병대를 공격을 목표로 삼았고, 민병대원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지만, 신학교 건물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현장 인근의 주민은 "무인정찰기 2대에서 미사일 3발이 발사됐다"고 외신에 전했다.

최근 상황은 아프간에서 고조되고 있는 전쟁이 인접국가인 파키스탄으로 확산되고 있는 징표들이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9일 미 국립국방대학을 방문해 파키스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이 "공히 전체 싸움의 모든 무대"라며 "이런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자의 공격을 격퇴하는 것은 또한 파키스탄의 책임이다. 왜냐하면 모든 국가는 자신의 영토를 통치할 의무가 있고, 테러의 천국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당선된 파키스탄의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대테러전쟁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다.

그러나 파키스탄 국내외에서 비난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파키스탄 현지 언론은 6일 아프가니스탄 주둔 연합군의 월경 공격이후, 파키스탄 정부가 자국을 거치는 연합군의 보급로를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3일 잘랄켈 마을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의 지상군을 포함한 공격으로 민간인이 20여명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파키스탄 내에서는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

9일 프랑스는 미국의 공격이 파키스탄 내에서 적대감을 조장하고 있으며, 아프간 내에서 나토(NATO)의 작전마저 방해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정치분석가 그레스 포터는 아시아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지난 달 미국 국립정보위원회(NIC)가 파키스탄 내에서의 군사작전은 정부와 군을 불안정화시실 높은 위험을 갖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으나, 부시 행정부가 이점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