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사업장에 이주노동자는 3천여 명

조선업종에 가장 많아... 조합원 인식은 아직 부정적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이 노동조합으로는 처음으로 소속 사업장 내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주목된다. 금속노조는 '(사)외국인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에 연구조사 용역을 의뢰해 '해외투자기업 산업연수생 실태조사사업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금속노조 산하 조선업종과 자동차업종을 중심으로 해외투자기업 산업기술연수생들의 고용현황과 노동조건에 대한 실태 파악, 노동조합의 인식을 토대로 이후 금속노조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책방향을 수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뤄졌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 270여 곳 중 55개 사업장에서 3천62명의 이주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주노동자가 가장 많은 곳은 1천234명의 대우조선해양이었고, STX조선 377명, 현대미포조선 330명, 한진중공업(부산, 울산공장) 245명, SLS조선 129명 등 주로 조선소에 많았다. GM대우자동차 창원공장에도 11명의 이주노동자가 일하고 있었다.

금속노조는 "최근 해외투자기업 산업연수생의 도입기준과 고용기간 축소 및 감독이 강화되면서 각 업체에서 연수생 대신 사내 협력업체를 통해 이주노동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는 추세"라면서 "이주노동자 도입에 대해서 노조와 사전 협의를 거친 사업장은 없었으며, 전체적으로 해투연수생을 비롯한 이주노동자의 도입에 노조에서 별다른 문제인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저임금, 장시간노동에 내국인 노동자와 갈등도

임금 수준에서는 GM대우 창원공장의 우즈벡 출신 연수생들이 250달러, 대우조선의 루마니아 출신 연수생들이 850달러, 중국 출신 연수생들은 480달러의 월 연수수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임금수준은 2008년 최저임금 기준인 시급 3천770원에서 5천 원 사이를 받고 있었으며, 노동시간은 평균 240~300시간으로 전체 업종의 이주노동자들에 비해서도 장시간 일하고 있었다.

또 조사 대상 이주노동자들은 '작업현장에서의 애로사항'으로 '냄새'와 '소음'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분진'과 '의사소통의 어려움'도 애로사항으로 들었다. 이슬람문화권 출신에 대한 이해와 배려 부재, 내국인 노동자들의 욕설로 일어난 갈등도 빈번하게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이주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에 대해 '열악하다'와 '본국 임금 수준에 비해 높다'고 상반된 생각을 하는 동시에, 이주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에 대해서는 '2~3년 후에 가버리므로 조직할 필요가 없다', '국적이 다른 사람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화하기도 불가능하다'는 등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금속노조는 이번 실태조사에 대해 "비록 제한된 연구조사이지만 노동조합 차원에서 실시한 최초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실태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후 △이주노동자의 고용 및 근로조건에 대한 세부적인 실태조사 △해투연수생 제도 폐지 및 제한 △이주노동자와의 간담회 및 의렴 수렴 △1사1조직을 통한 노조가입 등의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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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 산업연수생 , 금속노조 , 해외투자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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