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 속에 진행된 일제고사

일부 학생들 일제고사 거부하고 체험학습 떠나

초등학생 3학년을 대상으로 한 일제고사가 8일 진행된 가운데, 일부 학생들은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떠나는 등 일제고사 시행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초등학생들의 기초 학력수준, 학업능력 발달상태 등을 측정하기 위해 일제고사를 진행한다고 밝혀 왔다. 그 동안 초등학생 3학년의 3%만 표집해 학력평가를 실시해왔다. 8일 치러진 일제고사는 10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학력평가 기출문제가 올라와 있는 울산강북교육청 홈페이지


하지만 초등학교 일선의 분위기는 교과부의 발표와는 다르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8일 ‘일제고사 강행, 교원정원 동결 규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기자회견에 참여한 동훈찬 전교조 울산지부장은 “일부 교육청은 홈페이지에 학력평가 기출문제를 올려놓고 ‘많은 활용 바란다’고 하고 있다”며 “해당 교육청 소속 학교가 60개가 안 되는데 다운횟수가 200건이 가까이 되는 것을 보더라도, 일제고사가 학력평가가 아니라 서열매기기 시험이 된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하며 교과부의 설명과 교육현장의 현실은 다르다고 했다.

이어 그는 “방과 후 교실은 일제고사 공부방이 됐고, 해당 학교장들은 일제고사 성적에 따라 불이익이 있을까봐 학생과 선생님들을 닦달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행되는 일시고사는 총 59만8천524명이 대상이며, 12월 시행되는 학교 정보공시제에 따라 일제고사 결과로 기초학력 수준 미도달 학생 비율을 지역 교육청별로 공개할 예정이다. 교과부는 학생들 간 경쟁과 서열화 논란을 막기 위해 시험 점수, 석차 등의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전교조,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의 단체들은 “기초학력 평가는 표집평가로도 충분한데, 일제고사를 치르는 것은 학교를 줄 세워 학생들의 경쟁을 심화시킨다”며 일제고사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단체와 학부모들은 이날 오전 160여명의 학생들과 함께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생태 체험학습을 떠났다.

교과부는 토론을 해 시험문제를 풀게 하거나 체험학습 등을 통해 일제고사를 거부한 교사들을 파악해 중징계하는 방침을 발표해 향후 마찰이 예상된다. 교과부는 장학사들을 동원해 일제고사 현장을 점검하고 교육청별로 시험거부 현황 파악에 나서고 있다.

이날 초등학생 3학년을 대상으로 한 일제고사 외에도 14,15일에는 초등학생 6학년, 중학생 3학년, 고등학생 1학년을 대상으로 일제고사가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