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머리가 좋아도 그리 좋은지 돈 되는 일은 알아서 다 하고 어디에 눈 먼 돈이 고여 있는지 귀신같이 아는 강부자 내각은 좀비정권 임에 틀림없다. 지역자본이 서울자본으로 변신하고 서울자본이 글로벌 자본으로 둔갑한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민중의 나라가 아니다.
국내의 내수경제야 동맥경화에 걸리든 말든 실물경제야 죽을 쑤든 말든 이미 강부자 내각과 청와대 및 정치권의 인간들은 세계자본의 동향이나 살피는 좀비들이 된지 오래다. 전국을 벌집 쑤시듯 돌아다니며 개발이익에 열을 올리고 그도 모자라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허덕이는 미국으로 휑하니 날아가 경매로 나온 집들을 사들이는 강부자 내각은 투기의 첨단을 달리는 정권이다.
청와대가 그 선두에 서서 전국을 욕망의 도가니로 만들고 사람들은 멋도 모르고 그 채워지지 않을 욕망을 선망하며 자기들의 욕망의 대상으로 삼는다. 강부자들의 욕망을 욕망하는 악순환 속에서 실업자는 늘어나고 금융피해자들의 숫자는 마구 불어난다. ‘아파트는 더 넓게, 그리고 더 높이!’라는 슬로건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다.
공무원의 직계자손까지 쌀 직불금 조사를 한다고 난리치고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까지 공무원의 부패를 질타하며 나섰다는데, 그 자체가 코미디다. 이미 자기들끼리 대한민국의 국부를 알음알음으로 나눠 먹고 있는데, 웬 ‘부패타령’이란 말인가. 본말이나 전도시키지 말 일이다. 강부자를 욕망의 대상으로 삼는 이 더러운 욕망의 구조물이 철거되지 않는 한 공무원의 부패구조는 해체되지 않는다. 사기죄를 짓고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이 봉화 차관의 뻔뻔스러움도 능멸의 대상이지만 농민들의 돈을 횡령한 사기죄를 능가하는 범죄 행위자가 대한민국 권력의 최고봉에 올라가 있는 사태 또한 돈다발로 엮어 올린 고층아파트 만큼이나 아찔한 것이 대한민국의 현 주소다.
최저임금 68만1840원에 달랑 10원을 더 보태 임금인상이랍시고 68만1850원을 임금으로 주던 기륭전자의 악랄한 행태에서는 흡혈자본의 냄새가 진동하고 금산분리 완화를 틈 타 대한민국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자기들의 사금고로 전락시키는 재벌의 행태에서는 구려도 너무 구린 냄새가 풀풀 묻어 나온다.
사회적 연대의 씨앗이 말라 비틀어진지는 오래 되었고 영화 <추격자>가 암시하듯이 대한민국은 세계 11대 슬럼대국이 되었다. 고작 생각하는 정책이 트리클 다운 경제다. 말이 트리클 다운 경제이지, 알자배기는 다 골라 먹고 살코기가 목욕하고 지나간 국물만 민중들에게 마시게 하겠다는 정권의 추태에 아연실색할 뿐이다.
홀로웨이가 ‘태초에 분노가 있었다’라고 했던가. 홀로웨이의 말을 바꾸자. ‘태초에 분노와 저항이 있었다’라고. 타짜와 도박으로 넘쳐 나고 이글거리는 욕망의 투기판으로 변한 대한민국에 더 이상 희망이란 문패를 걸어둘 이유가 있을까.
촛불들이 시청광장을, 청계광장을 메우던 사이 공직자들은 쌀 직불금으로 돈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다는 것 아닌가. 무엇을 할 것인가. 욕망을 욕망하고, 추락의 공포에서, 배제의 공포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는 시지푸스의 시대에 변혁은 정말로 불가능한 것일까? 공무원들의 쌀 직불금 문제를 국정조사에 맡긴다고 될 일인가. 러시아의 푸틴은 과거에 베레조프스키를 미국으로 추방하고 부시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 땅을 두 번 다시 밟지 못하게 했다.
강부자 내각, 청와대, 정치권을 촛불의 권력으로 응징해야 한다. 요동치는 국내 경기와 전혀 무관한 운명을 갖고 살아가는 다른 나라 사람들을 대한민국의 헌법으로 추방시켜야 한다. 그들은 더 이상 내국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다 알 터이지만, 최진실법을 만들자고 난리치는 의회에 더 이상 미련을 가질 이유가 없다. 공무원들의 임금이 시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이상, 대한민국의 시민들이 더 이상 세금을 내야 할 이유는 없다. 얼마 되지도 않는 종부세에 몸을 바들바들 떠는 강부자들을 위해 말라버린 지갑을 무의식적으로 조공하는 내부 식민지에 눈을 돌리자. 조병갑 부안군수의 부패가 동학농민운동으로 번졌던 저항의 역사를 기억하고 그 기억을 되살려내자. 대한민국의 시민들이 쌀 직불금을 받은 공무원들을 사기죄로 집단소송하자. 대한민국의 시민들을 각종 죽음의 미로로 토끼몰이한 권력의 구조물 자체를 재구축하는 길은 분노를 저항으로 조직하는 길 밖에 없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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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득재 님은 대구카톨릭대 교수로, 참세상 논설위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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