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 설립 찬반 모두, “공정택 왜 이래”

서울시 교육청, 심사보류에도 국제중 내년 개교 강행

서울시 교육청의 국제중학교 추진여부가 사흘 사이 추진에서 심사보류로 또 다시 추진으로 갈지자를 그리고 있는 가운데, 국제중학교 설립 찬반 단체 모두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을 비난하고 나섰다.

"찬반입장이 이렇게 같을 수 있나“

“똑같은 의견을 가진 반대파가 모인 게 참으로 기이하다. (찬반입장을 가진) 모두의 의견이 이렇게 같을 수가 있나. 공정택 교육감은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
-국제중학교 설립을 촉구하기 위해 나선 전대열 한국정치평론가협회 회장

“어제 대원중학교 앞에서 국제중 찬반입장의 학부모들이 서로 혈전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 교육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똑같다”
-국제중학교 설립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 나선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


  국제중 철회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옆에서는 국제중 촉구 단체가 기자회견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17일 오전부터 서울시 교육청 앞은 ‘기이한’ 모습이 이어졌다. 국제중 설립 ‘반대’ 기자회견이 벌어지는 동안 ‘촉구’를 요구하는 단체 회원들은 바로 옆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그들은 ‘찬성’ 기자회견이 끝나자 국제중 설립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던 또 다른 국제중 ‘반대’ 입장의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연이어 열었다.

하지만 국제중 설립을 둘러싼 첨예한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아이들이 마루타냐”, “오락가락 교육정책, 교육감은 사퇴하라”는 구호는 함께 외치고 있었다.

국제중 설립, 하루 만에 입장 바뀐 서울시 교육청

어수선했던 서울시 교육청 앞의 모습처럼, 서울시 교육청의 국제중학교와 관련된 행보가 어지럽기만 하다. 지난 15일 서울시교육위원회는 준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국제중학교 심의를 보류했다. 사실상 국제중학교 설립이 무산됐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다음날인 16일, 김경회 서울시 교육청 부교육감은 “내년 3월 개교를 위해 시교육위 동의안을 재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교육청이 국제중의 내년 개교를 강행함 것임을 밝힌 것이다.

이로 인해 국제중 찬반입장의 학부모와 교육시민단체들은 혼란에 빠졌다. 월 60만원 학원을 보내며 국제중 입시를 준비했다는 학부모의 한탄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고, 서울시 교육청 교육위원회의 국제중 심의보류를 ‘환영’했던 시민사회단체들은 만 하루도 안 돼 ‘규탄’입장의 성명과 논평을 내느라 분주했다. 교육계가 일대 혼란에 빠진 것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국제중 강행입장 표명으로 교육계의 혼란이 적어도 10월 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교육청 교육위원회는 20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는 정례회의에서 국제중과 관련된 입장을 정리해야 하고, 그 사이 국제중 찬반입장의 학부모와 단체들은 서로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서울시 교육청에 각각 압력을 행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중앙일보는 “선거비 시비로 인해 공정택 교육감의 리더십 부재했고,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막가파식 교육정책 vs 특정 세력과 타협

공정택 교육감에 대한 질타는 한 목소리지만, 국제중 설립에 대한 입장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윤혜경 대원중 국제중전환 반대 주민대책위원회 대표는 “교육위원회 보류결정에도 교육청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강행하려 한다”며 “공정택 교육감이 비리가 많아도 교육자로서 최소한의 양심은 있을 줄 알았는데, 며칠사이 글자 몇 자만 고쳐 추진하는 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국제중 설립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1%만을 위한 교육정책을 피는 비리교육감은 사퇴하라”고 일제히 나서고 있다.

반면, 국제중 설립을 촉구하는 ‘학교를 사랑하는 모임’은 “공정택 교육감이 불미스러운 일로 특정 이해 집단과 타협을 봤는지, 국제중 설립 1년 연장을 유도했다”며 국제중 설립을 촉구하고 “교육현장을 혼란에 빠뜨린 서울시 교육감과 교육위원은 사퇴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