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언론사유화저지미디어공공성쟁취사회행동(미디어행동) 2차 워크샵에서 오병일 활동가는 ‘인터넷통제TF 활동보고 및 토론’을 통해 이같이 진단하고, 대안으로 특히 ‘자율성과 자정능력의 진화’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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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행동 제2차 워크샵이 23일 프란치스코 교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워크샵에서는 인터넷통제TF, 방송통신TF, 미디어관련법 국회 대응, 정부의 사유화 공세 등을 주제로 다뤘다. |
인터넷 통제, '위축 효과' 주효
촛불시위 인터넷 통제와 관련, 5월 중 경찰의 네티즌 21명 신원확인 요청, 한겨레21에 의해 밝혀진 정부 회의 문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5월 28일 이후 게시물 심의와 7월 1일 불매운동 게시물 58개 삭제 등의 사례를 꼽았다.
5월, 경찰이 다음,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2MB 탄핵 서명 운동과 광우병 관련 글을 쓴 21명에 신원 확인 요청을 한 점. 이는 모두 불법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이었고, 실제 별다른 수사 성과가 없었다.
오병일 활동가는 “사실 수사기관의 의도는 형사처벌의 위협을 통해 인터넷의 이용자 활동을 위축(chilling effect)시키는 데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기관이 ‘5월 17일 동맹휴업’을 제안한 19세 청소년을 학교 영업 방해 혐의로 불구속했지만, 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
방통심의위가 7월 1일 조중동 불매운동 관련 게시물 58개 삭제 권고한 후 게시물의 광범위한 삭제가 이루어진 점, 7월 8일 관련 활동을 벌인 네티즌 출국 금지 조치와 15일 가택 수사 등에 대해서도 오병일 활동가는 “결과적으로 조중동 불매운동에 대한 위축 효과를 가져왔다”고 짚었다.
정보통신망법 전부개정안, 역시 표현 위축
7월 2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인터넷정보보호종합대책’. 명분은 올해 발생한 옥션, 하나로텔레콤 등의 개인정보 유출, 남용을 계기로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강화를 들었으나 ‘유해정보 단속’을 근거로 인터넷 내용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됐다.
오병일 활동가는 이에 대해 “촛불시위 과정에서 불거진 정부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통제하기 위한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 종합대책은 9월 1일 정보통신망법 전부개정안으로 반영됐다. 내용 규제 과련 독소조항은 불법정보 유통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 의무 부과(제124조 제2항) 및 임시조치 관련 조항(제119조, 제145조 제1항17) 크게 두 가지.
오병일 활동가는 모니터링 의무 부과 관련 “서비스제공자에게 불법정보에 대한 민형사상 연대책임을 부과할 경우 서비스제공자들은 법적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불법 여부가 의심되는 이용자의 게시물을 폭넓게 삭제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불법정보는 불법으로 의심되는 정보일 뿐, 이는 이용자의 정당한 표현 행위마저 심각하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임시조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해당 정보의 삭제 요청을 받으면 지체없이 삭제.임시조치를 취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시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이역시 이용자의 표현을 과도하게 제약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실명제 vs 익명제’ 아니라 ‘강제적 인터넷실명제 vs 시용자의 자율적 판단’
방통위는 촛불집회 과정에 인터넷실명제를 확대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안 입법예고에 지난 25일 법무부는 ‘인터넷 유해단속’을 명분으로 인터넷실명제를 확대하고 도메인등록실명제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일일 접속 이용자 20만 명(인터넷언론), 30만 명(포털,UCC사이트) 이상에만 적용되던 인터넷실명제를 10만 명 이상 접속하는 모든 인터넷 사업자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이 적용되면 현 37개 사이트에서 178개 사이트로 대상이 늘어난다.
오병일 활동가는 “이번 개정은 강제적 인터넷실명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평가나 실명제 확대의 근거초자 없이 강행되는 것”으로 “최진실 씨 자살 사건과 강제적 인터넷실명제 사이의 연관 관계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병일 활동가는 인터넷실명제에 이용자들이 찬성하는 경향이 ‘오해’에서 비롯된다며 “쟁점은 ‘실명제 vs 익명제’ 아니라 ‘강제적 인터넷실명제 vs 시용자의 자율적 판단’”이며 “개별 커뮤니티의 특수한 상황과 자율성을 무시하고, 왜 정부가 특정한 게시판 시스템/정책을 강요하느냐”라고 따졌다.
사이버모욕죄, 정부 비판 규제 의도
지난 7월 김경한 법무장관이 도입 필요성을 밝힌 이래 정부와 한나라당 인사들이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사이버모욕죄. 반의사불벌죄로 하여 당사자의 고소없이도 수사가 가능하도록 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하며, 처벌 수위도 일반 모욕죄보다 높인다는 것이 요지다.
오병일 활동가는 “우리 나라는 이미 형법상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정보통신망법상 사이버 명예훼손죄가 있어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에 대해 당사자가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있는 법적 수단이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사이버 모욕죄의 핵심은 당사자의 고소없이 수사기관이 임의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아니냐”고 짚었다.
오병일 활동가는 “명확한 기준 없이 수사기관이 불법여부에 대해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용자들은 자신의 표현 행위에 대해 자기 검열을 하게 되는데, 이 역시 헌법재판소가 지적한 명확성의 원칙 등에 반하는 위헌적인 입법”이라고 주장했다.
오병일 활동가는 “비정규직의 투쟁에 악플을 다는 찌질이들을 수사기관이 수사를 하겠냐”며 “결국 정부를 비판, 규제하려는 의도"라며 사이버모욕죄 추진을 비판했다.
인터넷의 자율성, 자정능력 진화 살펴야
한편 오병일 활동가는 법적 규제의 강화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인터넷의 자율성과 자정능력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보다 자세히 이야기할 필요를 제기했다.
인터넷의 이용자의 자율성, 자정 능력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 네티즌들이 점차 네티켓을 지킬 것이라거나, 문화적으로 성숙할 것이라는 믿음은 아니”라고 짚었다. 악플 현상이 인터넷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 사회 구성원이 갖고 있는 소외나 증오의 감정의 표출이라는 점에서 사회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오병일 활동가는 “무한경쟁 신자유주의 체제가 심화되는 한 그러한 감정이 완화될 것이라고는 오히려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따라서 “운영자나 이용자나 인터넷 경험이 축적되면서, 인터넷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문제에 대한 대응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악플에 대해 심각하게 반응하지 않게 된다든가, 사적 내용 공개의 신중함 등의 문화적인 적응, 또는 커뮤니티를 위한 적절한 정책 지침이나 기술 시스템을 채택하는 것 등을 들었다.
오병일 활동가는 “자율성, 자정능력은 공문구가 아니라, 인터넷 초창기부터 이루어져왔던 자율적인 문제해결 과정의 진화를 표현한 것”이며 “개별 공간마다 특성과 문제가 다 다른데, 그리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가고 있는데, 왜 단일한 해결책을 외부에서 강제하려고 하느냐”며 자율성, 자정능력의 진화에 주목할 것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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