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이것이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 1만 명 참가한 가운데 열려

“보라! 서울역, 이 협소한 공간에 경찰에 둘러싸여 있는 것이 지금 노동자들이 처해있는 현실이다. 구호로만 있는 노동자가 하나다는 말이 아니라 실천과 행동을 통해 정말 노동자가 하나라는 것을 정권과 자본에 보여줘야 한다. 행동으로 저항하지 않으면 노동자는 더 이상 살수 없다” - 정은주 하이텍알씨디코리아지회 부지회장 발언 중

  정은주 하이텍알씨디코리아지회 부지회장/이정원 기자

민주노총은 오늘(8일), 서울역 광장에서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를 개최했다.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한 전야제에는 1만 명의 노동자, 시민들이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하자”, “1%만을 위한 정부, 이명박 정부 규탄한다”를 외치며 촛불을 들었다.

전야제가 열린 서울역 주변에서는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을 비롯한 다양한 노동사회단체들의 선전전과 주점이 열려 그간 전국에 흩어져 있어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이 회포를 풀기도 했다.

  이랜드일반노조도 주점을 열었다./이정원 기자

한편, 경찰은 조계사를 빠져나간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을 반드시 잡겠다며 서울역 광장을 전경버스로 둘러쌌으며, 수배자들의 사진을 들고 지나가는 노동자와 시민들의 얼굴과 일일이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서울역으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을 검문검색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경찰이 차량과 시민들의 통행을 제한해 이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전야제가 시작되자 경찰 배치로 좁아진 장소로 인해 경찰과 노동자간 약간의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이 수배전단을 들고 있다./이정원 기자

전야제는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청소년의 발언으로 시작되었다. 청소년다함께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은 “촛불집회에 참여하게 되면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라며 “친구를 적으로 만드는 미친 교육을 막기 위해,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내모는 미친 정부를 막기 위해 함께 하겠다”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촛불집회에 참가했었던 시민들의 발언도 있었다. 촛불자동차연합에서 활동하는 별사랑 씨는 “촛불에 함께 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면허취소를 당했으며, 지금도 면허를 조회해 보면 범죄자라고 나온다”라며 “우리는 이에 법적투쟁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연대를 호소했다.

  이정원 기자

  이정원 기자

해외에서도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한국으로 왔다. 갈리 인도네시아호텔노조 활동가는 “우리는 다른 나라에서 왔고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가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싸우고 있다”라며 “함께 어깨 걸고 승리를 향해 나가자”라고 목소리 높였다. 일본에서 온 레미콘 노동자들도 “노동자를 노동자라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신자유주의”라고 지적하고, “한일 노동자들이 연대하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야제는 전국에서 모여든 노동자들의 다양한 공연으로 채워졌다. 기아차노조에서 나온 빅밴드가 등장하기도 하고, 전주에서 올라온 문예패의 불꽃 공연이 있기도 했다. 전야제는 참가자들의 희망을 담은 풍등을 하늘로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전야제는 풍등을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이정원 기자

한편, 전야제 장소에서는 공공부문사유화저지공동행동, 범국민교육연대, 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이 공동으로 주최한 ‘공공부문 민영화 중단, 비정규직 철폐, 사회공공성 강화, SAY NO!’라는 제목을 붙인 문화제도 열렸다.

  '공공부문 민영화 중단, 비정규직 철폐, 사회공공성 강화, SAY NO!'라는 제목을 붙인 문화제가 열리기도 했다./이정원 기자

이 자리에서는 물과 전기, 교육 등을 민영화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무대에 오른 김소연 기륭전자분회 분회장은 “비정규직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이제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라며 “어떤 사람은 비정규직이 세계적 흐름이기에 따라야 한다고 하지만 사람으로 인정도 못받는 비정규직은 대세가 아니라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외쳤다.

전국을 돌며 이명박 정부가 하고 있는 정책의 문제점을 알리고, 투쟁사업장에 연대한 노동해방선봉대의 발언도 있었다. 노동해방선봉대 대장을 맡았던 강효찬 씨는 “전국을 돌며 노동자와 시민들의 눈물과 땀, 한숨을 들었다”라며 “이 속에 담겨 있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수많은 숙제를 풀기 위해 노동자들은 이제 거리로 나와 투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문화제에서는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래공연과 수도권율동패와 선언이 함께 한 문선공연이 펼쳐졌다. 무너진 노동자들의 마음을 다시 세우는 듯한 퍼포먼스로 구성된 공연은 참가자들의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정원 기자

오늘 전야제에 이어 민주노총은 내일(9일) 오후 2시부터 대학로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사전에 공공운수연맹, 언론노조, 공무원노조 등에서 준비한 결의대회도 열릴 계획이다.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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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경찰 , 전태일 , 전국노동자대회 , 촛불집회 , 전야제 , 서울역 , 사회공공성강화 , 노동해방선봉대 , 전경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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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일리히

    say no 문화제 때 노동해방선봉대 강희찬=> 강효찬 아닌가요?

  • 이꽃맘

    지적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수정했습니다.

  • TV에서는 2만이라 나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