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비정규직 집단 폭행당해

원청 노무팀, 새벽에 농성장 찾아 현수막 찢고 구타

GM대우자동차 노무팀이 비정규직 노조 현수막을 훼손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금속노조는 GM대우자동차 노무팀 직원들이 18일 새벽 4시경 인천 부평 GM대우자동차 공장 부근에 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장 현수막을 절취하다, 이를 말리던 비정규직 노동자 두 명을 집단 폭행했다고 전했다.

노조에 따르면 노무팀 직원 8명은 농성장에 있던 노동자들이 잠든 틈을 타 접근, 준비해 온 가위와 칼로 주변 현수막 8개를 찢었다. 이를 발견한 황호인 GM대우자동차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 등 두 명이 이들을 말리자 노무팀 직원들이 달려들어 얼굴과 온 몸을 주먹과 발로 폭행했다는 것.

  폭행당한 황호인 GM대우차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은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출처: 금속노조]

이들은 황호인 부지회장 등이 농성 천막 안으로 피해 경찰에 신고를 한 뒤 나오자 재차 폭행한 뒤 달아났다. 황 부지회장은 코뼈가 부러지고 광대뼈와 얼굴 전체에 부상을 입었다. 황 부지회장은 인천 구월동 길병원으로 긴급 후송됐고 함께 구타당해 머리와 몸에 타박상을 입은 김모 조합원도 같은 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GM대우차비정규직지회는 폭행을 지휘한 노무팀 직원 중 이모 씨의 신원을 확보하고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이들이 타고 온 차량 번호도 알아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GM대우차 부평공장에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설립된 이래 원청인 GM대우차 노무팀이 동원된 폭행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노조 현수막 절취 사건은 1년여 전부터 있었고 최근에는 지난 12일에 또 일어났다.

GM대우차비정규직지회는 "계속된 현수막 도난의 범인이 누구인지 오늘 사태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직접 사용 당사자인 GM대우차 원청이 최근 경제위기를 빌미로 일방 휴업을 단행하더니, 비정규직 노동자를 구조조정하려 발악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금속노조 산하 비정규직 사업장 대표자들이 만든 '총고용 보장 노동자 살리기 금속비정규투쟁본부'는 19일 오후 4시 GM대우차 부평공장 앞에서 폭행사건에 대한 GM대우차의 책임을 묻는 규탄집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