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백린탄 사용 사진증거 나와

노르웨이 의사도 '고동도금속폭발물' 신무기 사용 주장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격하면서 화학무기의 일종인 백린(White Phosphrous)탄을 사용한 증거가 제시됐다. "이스라엘이 논란이 되고 있는 백린탄을 가자 공격과정에서 사용해왔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진 증거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온라인판이 9일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5일에도 이스라엘 육군이 가자지구 외곽을 공격할 때 두터운 하얀색 연기를 뿜어내는 백린탄을 쏘아올려 군부대의 전진을 은폐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당시 이스라엘은 보도내용을 부인 했다.

[출처: <더 타임스> 캡처]

<더 타임스>는 백린탄 적재물을 찍은 고화질의 사진을 공개했다. 4일에 찍은 이 사진은 이스라엘과 가자 국경에 있는 이스라엘 포병대에서 찍은 사진으로, 155mm 구경의 청람색 백린탄이다. A825A1이라는 인식표가 선명한 미국산이다.

"백린탄은 공포의 무기"

백린탄은 공기에 노출되면서 노란색 불꽃과 흰 연기를 내면서 폭발해 연막 또는 조명 목적으로 활용되지만, 파편이 사람의 피부에 닿으면 2도, 3도의 화상을 일으킨다. 군사 전문가인 찰스 헤이맨 전 영국 육군 소령은 "백린탄은 공포의 무기다. 백린탄의 파편이 떨어져 내리면 피부를 태우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제네바 협약에서는 연막을 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상을 입힐 목적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해 백린을 '탄약'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관련 사진을 제시하자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 적재물이 백린탄이 아니라고 다시 부인했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백린이 없다"며, 또 다시 "우리는 국제법상 금지되어 있는 어떤 무기도 사용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 타임스>는 영국 제인스그룹의 미사일 전문 정보지인 '제인스 미사일스 앤 로켓(Jane's Missile & Rockets)' 기술자문인 닐 깁슨의 말을 인용해 M825A1이 백린탄의 일종이라고 보도했다. 닐 깁슨은 "M825A1이 향상된 모델"로, "일단 살포되면 4-5초 내에 타기 시작한다. 그리고 5-10분간 탄다"고 설명했다.

화상 전문의, "그 동안 보던 화상과 달라"

<더 타임스>는 이 사진과 함께, 부상을 입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서 심각한 화상이 발견되었다는 증거도 있다며, 가자지구 의사들을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가자 시티 시파 병원에서 일하는 나페즈 아부 샤만 화상 담당의가 "백린탄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 동안 보지 못했던 화상을 지난 2주간 치료했다. (화상이) 매우 깊어 우리가 이전에 봤던 것과는 다르다"는 말도 보도했다.

가자 지구에서 응급요원으로 일하는 한 요원도 "일반적으로 보던 화상과는 달라 보인다"며 우리가 치료할 수 없는 정도의 화상이라고 말했다.

'휴먼라이트와치'의 마크 갈라스코는 도심 인구밀도가 높은 곳에서 백린탄을 사용함으로써 민간인 희생을 피하기 위한 가능한 모든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크게 우려할 지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휴먼라이트와치'는 이스라엘이 백린탄을 무기로 사용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의사, '이스라엘이 신무기 사용' 주장

4일에도 팔레스타인에 입국이 허용되어 의료지원을 나섰던 노르웨이 의사가 이스라엘이 신화학 무기를 사용했다고 이란의 프레스티비(PressTV)와의 인터뷰에서 폭로해 논란과 비난 여론이 일었다.

외과의 매즈 길버트는 12월 27일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 공격 시작한 수 부상당한 희생자들의 몸에서 열화우라늄 흔적이 나왔다고 폭로했다. 인터뷰에서 매지 길버트는 "아마도 고동도금속폭발물(DIME:Dense Inert Metal Explosive)일 것"이라며 이 신무기가 "텅스텐 합금"을 사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열화우라늄탄은 전차의 장갑을 뚫고 들어가 녹이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그러나 아직 열화우라늄이 포함된 중금속텅스텐합금폭탄이 새로 개발된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즈 길버트는 이 신무기가 "고도의 폭발력"을 가지고 있어서 "무기의 영향권 안에 있는 것들은 완전히 찢어진다"고 설명했다. 매즈 길버트는 "이 무기 때문인것으로 추측되는 수 많은 절단 사례를 보아왔다"며 민간인에 대한 신무기 사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스라엘군은 2006년 레바논 전쟁 당시에도 금지된 무기를 사용했다는 거센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이스라엘은 열화우라늄탄과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유엔환경계획(UNEP)이 레바논 남부 지역을 방문해 시료 채취, 분석을 했다. 유엔환경계획은 열화우라늄탄 사용여부에 대해 확인을 하지 못했지만 백린탄 사용사실은 확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