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에서 다시 일어서는 가자

"폐허 속 삶의 남은 조각들을 다시 모으며"

이스라엘이 일방적 공격을 중단한 지난 18일(현지시간), 그리고 그 후. 폐허 속에서 가자 주민들은 파괴로 흩어져 있던 삶의 조각들을 다시 모으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폐허속에서 찢어진 옷가지들을 꺼냈다. 여전히 살얼음판 같은 '전쟁' 속에서, 가자 주민들은 일어서고 있다. 이 글은 21일 <팔레스타인 크로니클(palestinechronicle.com)>에 올라온 글을 번역했다. <이슬람온라인>의 특파원인 올라 아탈라가 취재했다.

매우 이른 아침이었다. 그런데 사미르는 가자에 있는 그의 옷 가게 밖에서 부지런히 파편들을 치우고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가게 문을 연지 몇 분 만에 그날 첫 손님이 왔다.

"파괴와 고통으로 비틀거리는 가자는 아직 살아있다"고 사미르는 <이슬람온라인>에 말했다.

해안을 따라 자리 잡은 땅이 22일 동안 엄청난 이스라엘의 육, 해, 공 폭탄세례로 폐허가 되었지만 사람들은 재빨리 삶의 남은 부분들을 줍고 있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가자 주민들 [출처: 팔레스타인크로니클]

  폐허가 된 집앞 식탁에서 밥을 먹고 있다. [출처: 팔레스타인크로니클]

사미르처럼, 하메드도 목재 수레에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담고 나왔다. 그러나 물건을 살 손님이 있을 것이라곤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불과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모두 팔렸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집에 갇혀 있었던 사람들은 삶에 목이 말랐고, 고팠다. 몇 미터 안 가서 아이들이 떼 지어 축구를 하고 있었다. 집과 학교의 파편들 속에서.

"이리와, 놀자", 10살짜리 아이가 친구에게 말한다. "전투기는 갔어."우린 곧 학교에 갈 꺼야, 엄마가 방금 그렇게 말했어." 행복 가득한 눈으로 친구에게 말한다.

가자 지구의 교육부는 다음 주 토요일부터 학교와 대학의 수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분적으로 파괴된 학교들은 공간 부족 때문에, 주간과 야간으로 나누어 수업을 하게 될 것이다. 가자 학교의 80퍼센트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파괴되었다. 이 폭격으로 1,300명의 사람들이 죽어나갔고, 이 중의 절반은 여성들과 어린이다. 수천명이 다쳤다.

[출처: UNRWA]

[출처: UNRWA]

  17일 베이트 라히야 UN학교를 이스라엘이 공격했다. [출처: UNRWA]

가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은 산산히 부서진 조국을 다시 세우기로 결심했다. "가자는 다시 아름다워질 것이다." 가자 시티의 알 갈라아 거리의 잔해 더미를 치우던 한 공무원이 말한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멈추었고, 이제 우리는 점령군이 파괴한 흔적을 치워야만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우리를 멈추게 할 건 아무것도 없어." 결연한 목소리다.

법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경찰은 다시 가자지구의 거리로 돌아왔다. 하마스가 주도하고 있는 정부는 모든 장관들이 다음 주부터 일을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정부 빌딩을 모두 공격 목표로 삼아, 임시로 머물 빌딩을 마련했다. 이스라엘은 거의 2만 채의 가옥과 48개 정부 사무소, 31곳의 경찰서, 30곳의 사원을 파괴했다.

그러나 공무원인 아메르는 파괴의 규모만으로는 결과 살아남은 가자인들의 뜻을 꺾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혹여 우리가 피난소에서 삶을 마감한다고 해도, 이스라엘의 전쟁기계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희망까지는 결코 없앨 수 없다"고 아메르는 말했다.

  베이트 하논의 UN학교에도 이스라엘은 폭격을 가했다. [출처: UNRWA]

이스라엘 전투기 때문에 집이 폭삭 내려앉은 아부 사메흐도 마찬가지였다. "이스라엘은 우리의 집을 파괴했고, 땅을 불태웠고, 사람들을 학살했다. 그러나 우리의 정신을 결코 꺾을 수는 없다"고 그는 말했다. "가자는 파편들 속에서 일어날 것이다. 우리는 주저앉지 않는다. 우리는 번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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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 가자 ,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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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추리 쌀

    미국중심의 교육을 받은 우리는 이슬라엘을 좋은 국가로 잘못알고 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철들면서 속은것이 어찌나 분하던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살육의 절망속이지만 그래도 희망이 생겨나는 새해가 되었음 합니다.

  • 수진

    가슴이 찡합니다. 전쟁이 파괴하지 못하는 것이 존재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