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서울대 교수가 4월 재보선과 2010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진보정당의 선거연대를 제안한 것에 대해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이 반박하고 나섰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5일, <레디앙>에 기고한 글을 통해 “조국 교수의 글을 보니 그가 민주노동당, 나아가 진보정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새삼 알 것 같다”고 밝히고, 울산 지역 선거 후보단일화 제안에 대해 “그런 발상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놀랍다”고 비판했다.
박승흡 대변인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울산 북구에서 낙선했던 경험을 상기하며 “울산 북구가 다른 지역보다 더 나은 조건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결과적으로 울산 북구의 진보정치는 다른 지역보다 잘못한 게 더 많다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변인은 “사정이 이런데, 조 교수는 진보정치의 잘못을 발본색원하라는 쓴소리는 하지 않고 ‘진보정치의 전략지’라는 달콤한 말로 ‘빅딜’을 권유한다”라고 비판하고, “그렇다면 울산의 유권자들은 진보정치의 ‘쌈짓돈’인가”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조국 교수가 “민주노동당 내에서는 탈당을 선도했던 조승수 전 의원에 대한 적개감이 매우 크고, 조 전 의원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라도 민주노동당은 후보를 내야 한다는 말까지 돌아다닌다는 소식을 들었으며, 이는 정치적 자해행위”라고 한 부분에서 특히 화가 났다.
박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이 울산 북구에 후보를 낸다는 것은 당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밝히고, “그런데 조 교수는 조승수 전 의원에 대해서는 ‘출마를 준비한다고 알고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키면서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는 언급을 배제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런 식이라면 조 교수의 선의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이 비록 5석이지만 원내에 진입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면, 이 대목에서 ‘진보정치’는 ‘진보신당’이라 고쳐 써야 사실에도 맞고, 글 쓰는 사람도 떳떳해지는 게 아닐까”라고도 했다.
박 대변인은 “진보정치가 필요한 유권자에게 실망스러운 것은 분열이 아니다. 분열이 진보정치의 역할과 임무를 놓고 벌어졌던가. 이른바 ‘탈당파’들은 민주노동당이 급진적이지 않다면 뛰쳐 나갔는가”라고 지난 분당과정을 평가하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글을 마무리하며 “이번 재보궐 선거는 지난 연말 연초 민주노동당의 악법저지투쟁의 연장선상에 있고, 여기에 ‘빅딜’ 같은 정치공학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고 잘라 말하고, “조국 교수의 글을 읽고 87년 6월 이후의 민주주의라는 게 얼마나 가벼운 것인지 새삼 느낀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