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 포함 임원 총사퇴

이석행 위원장 8일 심경변해 자필 사퇴서 보내

  진영옥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이석행 위원장의 사퇴서와 서한을 내보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9일 오후 1시30분께 핵심 간부의 ‘성폭력 파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석행 위원장 이하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민주노총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지도부는 피해자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사죄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사퇴를 결정했고, 2차 가해를 막고 조직 내 모든 성폭력이 근절돼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총사퇴한다”고 말했다.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이 지도부 총사퇴를 발표했다.
진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이석행 위원장의 자필 사퇴서를 기자들에게 내보이며 지도부 9명 전원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민주노총 지도부는 성폭력 사태가 불거진 지 4일 만에 전원 현직에서 물러났다.

민주노총 집행부의 총사퇴는 1995년 출범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금융위기때 정리해고를 받아들인 뒤 총사퇴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02년 발전파업 실패에 따라 위원장을 뺀 전원이 사퇴하고, 2005년 말 강승규 수석부위원장 비리로 총사퇴한 뒤 이번이 4번째다.

진 부위원장은 “부도덕한 조직으로 매도돼 80만 조합원의 권위와 명예가 손상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 따라 2차 가해를 한 당사자를 밝혀내기 위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진 부위원장은 “피해자중심주의원칙에서 접근하려고 했지만 피해자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공감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피해자에게 위증을 강요하고 가해자를 옹호해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진 부위원장이 내보인 이석행 위원장의 사퇴 서한에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모든 것은 저의 책임입니다.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국민의 편에서 투쟁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돼 있었다. 진 부위원장은 이 위원장이 지난 6일 집행부 임원과 면회에서 총사퇴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나 지난 8일 돌연 태도를 바꿔 변호사를 통해 사퇴서와 서한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어 새 위원장 선거전까지 노조를 이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한다. 민주노총 중집은 비대위 위원장 선출과 올 연말로 예정된 위원장 선거를 앞당길지 여부 등을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