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거품 빼기' 미적대는 복지부

"고지혈증치료제 453억이 거품인데, 단계적 인하라니"

보건복지가족부가 의약품에 '거품'이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도, 즉각적인 약가 인하를 단행하지 않아 '제약회사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453억이 거품"... 그러나 "제약회사 피해 고려해 단계적 인하"

복지부는 27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고지혈증 치료제 가격을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안을 심의했으나 민주노총과 경실련 등의 반발로 일단은 유보됐다. 복지부는 다음 주 중 제도개선소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그간 약가 거품을 빼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고지혈증 치료제에 대한 경제성 평가를 실시했다. 고지혈증 치료제 시장은 현재 4천400억 원 규모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평가 결과 이 중 약 453억이 고평가 된 '약가 거품'으로 드러났다. 결국 매년 317억 원의 건강보험재정과 136억 원의 본인부담금이 '거품'으로 제약회사로 들어갔던 셈이다.

그러나 복지부는 이 같은 평가 결과를 내놓고도 제약업계 충격을 최소화한다며 '3년 단계적 인하 안'을 건정심에 올렸다. 또 복지부는 특허 만료에 따른 인하 효과가 발생하는 특허의약품에 대해서는 '중복인하'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약)와 민주노총 등 단체들은 27일 "복지부가 제약회사의 입김에 휘둘려 제약회사 하수인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고 복지부를 맹비난했다.

건약 등 "국민들에게 부당한 비용부담 전가 그만둬라"

이들은 복지부의 '3년 단계적 인하 안'에 대해 "지금까지 국민들은 부당하게 높은 약가를 지불해왔는데, 복지부가 부당이익금을 환수하지 못할망정 제약사의 이윤 보장을 위해 국민들에게 계속 부당하게 비용부담을 전가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건약 등은 복지부가 제기하는 '특허만료에 따른 중복인하' 부분에 대해 "'특허만료 시 20% 약가인하'와 '약가거품빼기 사업에 따른 인하'는 전혀 다른 도입 취지와 내용을 가진 제도"라며 "그간의 비합리적인 제도로 중복해서 이윤을 보장받았던 것에 대한 별도의 해결방안"이라고 반박했다.

복지부는 고지혈증 치료제와 함께 경제성 평가를 마친 편두통치료제에 대해서는 이미 약가 인하를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강아라 건약 활동가는 "편두통치료제에 비해 고지혈증치료제의 시장이 크다 보니 제약회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7년 기준 국민건강보험 재정에서 약제비가 차지하는 규모는 9조5천억 원으로 30%에 육박한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06년 '약가 거품을 제거한다'는 취지 아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2007년 본격 평가 작업에 들어갔다.

또 복지부 스스로도 2011년까지 약제비 비중을 24%까지 낮추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제약회사 눈치보기'가 계속되는 한 이 같은 목표는 요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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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 의약품 , 약제비 , 고지혈증 , 건정심 , 약가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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