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노조 총파업 돌입, 노조원 체포 규탄 확산

국경없는기자회 입국조사 착수…방송파행 아직 없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노종면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원 4명 체포로 인한 지도부 공석 상태에서 23일 새벽 5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오전 11시 현재 89%의 총파업 참가율을 보이고 있다.

YTN노조는 23일 오전 10시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1층에서 노조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출정식을 열어 “정권의 음모 속에 희생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으로 무너져가는 일터를 지키기 위해 목숨처럼 지켜왔던 방송 장비를 내려놓고 다시 전선으로 나선다”고 강조했다.

  YTN노조가 23일 오전 10시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1층에서 노조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송선영

출정식에는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이근행 MBC 본부장, 심석태 SBS 본부장, 양승관 CBS 지부장, 정영홍 EBS 지부장, 노중일 OBS 지부장 등이 방문해 YTN 총파업에 대한 연대 의지를 밝혔다.

YTN노조는 결의문에서 “수없는 시련과 도전을 헤쳐온 YTN 역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마지막 승리의 순간까지 단 한 명의 이탈도, 단 한치의 물러섬도 없이 강고한 파업의 대오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회사 쪽은 즉각적 파업 철회를 노조에 촉구하고 나섰다.

구본홍 사장은 이날 입장을 내어 “YTN은 개국이후 10만 시간 무사고 생방송 기록을 달성했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 이런 자랑스러운 역사에 오점을 남겨서는 안 된다”며 “24시간 뉴스전문채널은 채널의 특성상 장기간 파업이 계속되면 결국 방송을 사실상 중단하는 상태에 이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파업이 장기화 되면 뉴스인력의 절대 부족으로 뉴스시간을 메워나가기가 어렵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YTN의 대외 공신력은 추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것은 곧 시청자들로부터의 외면을 불러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파업 첫째날인 이날, 실질적인 방송 파행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편성팀 관계자는 “현재 편성은 원래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으며, 뉴스는 노조원 앵커 대신 자회사인 YTN라디오, YTN DMB 앵커들과 비노조원 앵커들이 진행하고 있다. 회사 쪽에서는 방송 파행에 대비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으며, 총파업에 대한 회사 입장을 담은 내용을 방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YTN노조가 23일 오전 10시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1층에서 노조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송선영

총파업과 함께 노조원 체포에 대한 규탄 움직임이 언론계 뿐 아니라 정치권, 시민사회 단체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언론노조는 “YTN노조 투쟁에 공권력 탄압이 있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내용을 결의한 바 있어,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노종면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원들이 구속될 경우 YTN노조뿐만 아니라 언론노조 전반으로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출정식에서 “YTN의 투쟁은 정당한 투쟁으로, 언론노조는 이미 YTN에 공권력 탄압이 있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내용을 결의한 바 있다”며 “YTN노조원 400명 뒤에는 전국 언론노동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어제 남대문경찰서에서 체포된 노조원 4명을 만났는데, 노종면 지부장이 노조원들에게 ‘차분하게 대응해달라’고 전해달라 했을 때 마음이 아팠다”며 “체포된 노조원 4명은 구본홍씨 밑에 있는 떡봉이 100명, 1000명을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저런 어려움이 있지만 이 싸움이 끝나는 날 YTN은 한국을 대표하는 방송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경없는 기자회도 언론인 대량 해직과 파업 등을 포함한 YTN사태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22일 입국, 23일 오전 11시30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노조원 4명과 면담했다.

  언론인 대량 해직과 파업 등을 포함한 YTN사태를 조사하기 위해 방한한 국경없는 기자회가 체포된 노조원과의 면담을 위해 23일 오전 11시30분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방문하고 있다. 국경없는 기자회 파리 본부 아시아 데스크인 뱅상 브러셀씨(왼쪽)과 왕선택 YTN기자(오른쪽) ⓒ송선영

국경없는 기자회 파리 본부 아시아 데스크인 뱅상 브러셀씨와 서울 특파원인 김비태 기자는 남대문경찰서에 도착한 직후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노조원 4명이 체포된 상황은 민주화가 이뤄진 한국에서 거의 본 적이 없는 굉장히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한국의 민주화 수준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노조(위원장 강동구)는 이날 ‘YTN 노조 탄압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불법 체포 구금 중인 YTN 노조위원장과 조합원들을 즉각 석방하라. 구태의연한 언론탄압 기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언론 자유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투쟁에 KBS 노동조합과 5천 조합원은 최선봉에 선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어 “긴급체포는 새정부 출범 이래 청와대와 한나라당, 사법당국이 거듭 주창하는 법과 원칙에도 어긋나며 도덕적으로도 윤리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폭거”라며 “노조 핵심인물들에 대한 긴급체포가 오늘로 예정된 YTN노조의 합법적인 총파업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간책이라고 단언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의원들로 구성된 YTN사태 대책위원회도 이날 오후 남대문경찰서를 거쳐 경찰청을 항의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행동도 오후 3시30분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노조원 체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다.(송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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