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파병' 흘리는 정부, 여론 떠보기?

유명환 외교 '아프간 회의' 참석... <동아> "아프간 파병 추진" 보도

이번에는 "아프간 파병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다. <동아일보>는 27일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부가 "자이툰 방식의 재파병을 검토하고 있다"며 사실상 정부가 아프간 파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월 <동아일보>가 미국이 아프간 파병을 요청해왔다는 보도에서 한 발짝 더 나간 셈이다.

시점도 절묘하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31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되는 '아프가니스탄에 관한 국제회의'에 참석한다. 그래서 정부가 아프간 파병을 위한 정지작업에 들어간 것 아닌가라는 의문은 더욱 커진다.

아프간 국제회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 등 참석

아프가니스탄 및 주변지역 정세 안정을 위해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서는 아프가니스탄 및 주변지역 정세 안정을 위한 이번 회의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정치, 치안, 개발이슈 전반에 걸친 현황을 검토한다. 네덜란드와 아프간 정부, 유엔이 공동주최한다.

유명환 장관은 회의에 참석해 아프가니스탄 경제.사회개발 및 재건 방향에 대한 정부의 지지를 표명할 계획이라고 외교통상부는 26일 밝혔다.

이 회의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얀 피터 발케엔데 네덜란드 총리,나카소네 히로후미 일본 외상 등 40여개 국의 고위인사 및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한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달 1만 7천 명의 미군을 아프간에 증파하기로 한 데 이어 26일 다시 4천 명의 병력을 아프간에 파견하기로 했다. 나토 동맹국들에게도 아프간 파병을 독려하고 있다. 아프간을 '대테러 전쟁'의 최전선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동맹인 한국에게도 아프간 파병을 공식.비공식적으로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동아일보>, "파병쪽으로 방향 정했다"

정부는 "아직 미국측의 공식적 요청이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아프간 파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반복해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27일 "현재 42개국이 아프간에 파병한 상황에서 미국의 동맹국이자 상당한 경제력 및 군사력을 보유한 한국이 더는 파병을 미루거나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 미국으로부터 공식 요청을 받지는 않았지만 직간접적 의사 타진을 받고 파병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보도했다.방식은 자이툰부대처럼 공병을 중심으로 대략 1000명 미만 규모로 파병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또 다른 외교소식통의 말을 통해 "지난 주 미국 측과 아프간 지원 방향 및 파병 문제에 대한 예비접촉을 가진 뒤 정부 관계 부처 간 난상토론을 통해 파병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4월 2일 영국 런던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 문제에 대해 운을 뗄 가능성이 있다고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구체적 파병안을 마련하면 이르면 6월 임시국회에서 파병동의 절차를 밟게 되고, 실제 파병은 올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공식발표와 소식통 인용보도의 숨바꼭질

작년 12월 23일에도 <동아일보>는 "구체적인 부대를 거론하며 재파병 의사를 문의해 온 것은 처음이고, 미국이 '바그다드의 다국적군사령부(MNF-I)를 통해 '철수하는 자이툰부대를 아프간에 보내줄 수 없느냐'는 뜻을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복수의 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이 때도 외교통상부는 미국으로부터 공식요청은 없었다며 부인했다.

1월에는 이용준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대표를 하는 실사단이 아프간을 방문한 적이 있다. 재건논의를 위한 것이라고 외교통상부는 밝혔다. 그러나 일부 언론이 소식통을 인용해 합참 관계자가 아프간을 방문했다고 보도하면서, 아프간 파병을 위한 사정정지작업이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역시 외교부 소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확인해 주지 않았다. 그리고 외교통상부는 1월 29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미국으로부터 (아프간) 파병 요청이 없다. 파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여기에 대해 수진 경계를넘어 활동가는 "파병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부측 입장의 논리들을 조금씩 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 했다. 아프간 파병을 위한 여론작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수진 활동가는 이런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은 정부 내에서 파병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며 "파병에 관한 논의들을 비공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수진 활동가는 "재건지원 명분으로 한국 정부가 군대를 파견하는 것은 결국 미국의 점령전쟁을 지원하는 것으로 미국과 동맹을 확고하게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며 "경제위기 운운하며 아이들 공부방 등 복지 예산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 지원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