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대전에서 열린 노동자대회를 “국가브랜드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강경대응을 지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수많은 시위대가 죽창을 휘두르는 장면이 전 세계에 보도돼 한국의 이미지가 큰 손상을 입었다.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후진성은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브랜드 가치를 떨어지는 요인을 “폭력시위, 노사문제, 북핵문제”로 지목했다.
야당은“형편없는 노사관계 인식”이라며 일제히 비난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사실상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를 가장 많이 떨어뜨리는 것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라고 지적했다. 홍희덕 의원은 “공안탄압, 폭력진압으로 인해 매년 시민과 노동자가 사망하는 후진적인 인권상황, 공무원·교원·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 탄압, 비정규직 노동자 9백 만 등 전 세계에서 가장 후진적인 노동환경이 국가브랜드를 떨어뜨리는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도 “대통령과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는 노동자들의 생존권 저항을 더욱 크게 부르는 것일 뿐이며, 자신이 해결해야 할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통에 소금이나 뿌리는 행위에 다름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종철 대변인은 “원인에 대한 해결책 없이 시위가 벌어진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만 언급하며 노동자를 비난하는 것은 본말을 전도한 아전인수”라고 덧붙였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도 “이명박 대통령의 후진적인 노사인식”을 우려하고,“이를 계기로 노사관계 개혁에 더욱 추진력을 붙인다고 하는데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노영민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은 죽봉과 죽창도 구별을 못하는 것인지 오히려 과격 이미지를 덧씌우려고 하는 것인지 의심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내고 “일국의 대통령까지 ‘만장용 대나무 깃대’를 ‘죽창’으로 꾸며내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라고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국가브랜드란 것이 자기 국민의 삶과 목숨보다 훨씬 중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대통령 논리대로라면 국가브랜드를 실추시킨 장본인은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 스스로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공직자들이 긴장의 끈을 늦추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공기업을 포함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