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발생적 투쟁을 넘는 전략조직화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직 조직화 전략찾기 대토론

민주노총이 미조직.비정규사업의 새로운 조직화 전략을 찾기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20일 오후 2시부터 9층 교육원에서 이날 토론회를 김성희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과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의 발제와 임영일 한국노동운동연구소장,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 김종태 건설산업연맹 사무처장, 박정상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집행위원장 등의 토론을 중심으로 이어갔다.

첫 발제자 김성희 소장은 먼저 2008년을 기준으로 정규직 노동자의 노조 조직률이 21.6%인데 반해 전체 노동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 비율이 고작 2.8%라는 사실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희 소장은 “최근 비정규직만의 독자 연대구성체는 사실상 사라지고 투쟁사업장 연대체로만 작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성희 소장은 “조직노동자의 분열상이 진보진영 전반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 약화된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상설적 사회연대체의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사회적 연대의 복원을 운동진영의 비정규 조직화의 과제로 제안했다.

김혜진 대표는 비정규 투쟁에서 승리에 집착해 문제해결에 매달리지 않고 조직화 전략 속에서 투쟁을 기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혜진 대표는 이런 대안을 염두에 두고서 발제문의 제목도 <투쟁을 통한 조직화 전략>이라고 잡았다. 김혜진 대표는 “금속, 공공 등에서 벌여왔던 지금까지의 비정규직 조직화는 ‘전략’조직화라기보다 해당 노동자의 자생적 투쟁에 결합하는 조직화였기에 기업과 업종을 뛰어넘는데 한계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의 비정규 조직화는 ‘작은 사업장’에 집중돼야 한다. 이들 노동자는 사업장 단위의 투쟁에 국한하지 않고 지역 중심의 정치투쟁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전략조직화의 주체가 꼭 노조여야 할 필요는 없고, 지역의 단체나 정치조직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토론자로 나선 임영일 소장은 “조직 노동부문의 자원이 체계적이고도 지속적으로 미조직 부문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현재의 조직 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게 관건인데, 여기에 정규직 산별노조 운동의 의의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유선 소장은 비정규노조의 독자 틀을 인정하고 이를 위해선 부정적 측면이 제기되기 시작한 ‘1사1노조’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김성희 소장의 발제 내용에 대해 “1사1노조라는 초보적 방침조차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현장의 현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태 사무처장은 ‘승리에 집착하지 않고 조직화 전략 속에서 투쟁을 기획해야 한다’는 김혜진 대표의 발제문 제목과 내용에 대해 “솔직히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잘 모르겠다. 한 비정규직 단위의 승리가 곧바로 다른 곳에서의 승리를 담보하지는 않는다고 이해하면 문제가 있는지” 되물었다. 김 처장은 “김혜진 대표가 사례로 든 사례가 기업단위의 비정규직 조직과 투쟁에 치우쳐 있어 혹여나 발제자조차 기업단위에 머물러 있지 않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처장은 건설부문에서 울산지역건설플랜트노조나 타워크레인 등 기업을 뛰어넘은 조직화와 투쟁 사례를 소개했다.

박정상 집행위원장은 사람을 남기는 문제의 소중함을 지적했다. 박 집행위원장은 “많은 비정규직 투쟁이 있었지만 일단 정규직이 되어버리면 그 사업장에선 더 이상 비정규직 문제를 중요한 문제로 싸우기 힘들어한다. 비정규직 투쟁을 해왔던 동지들을 해당사업장을 넘어 운동의 주체로 세워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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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선 , 미조직 , 비정규 , 김혜진 , 김성희 , 대토론회 , 임영일 , 김종태 , 박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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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좀더

    자세한 내용 소개를....

  • 두울

    동의함

  • 사나이

    주둥아리 떠들지 말고 실천이 중요하지

  • 지나가다

    역시 이런건 현장에 있는 또는 직접 조직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야. 기자님이 너무 간략히 정리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당최 발제자들이 뭘 하자고 하는건지 알수가 없고, 그렇게 해서(상설적인 연대체) 조직이 되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