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파업에 직장폐쇄, “정부가 나서는게 당연”

[인터뷰] 쌍용차노조 한상균 지부장

쌍용차가 5월31일 오전8시30분부로 직장폐쇄 조치를 취했다.

회사는 노조의 전면 파업으로 ‘경영상의 차질’을 빗고 있다며 직장폐쇄를 강행했고, 노조는 ‘회사가 대화 의지를 포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직장폐쇄 이후 공권력 투입은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5월의 마지막 날, 평택공장에서 쌍용차지부 한상균 지부장을 만나 노조의 입장과 계획을 들었다.

[출처: 미디어충청]

회사가 직장폐쇄 조치를 취했다. 어떤 의미로 보는지

회사가 노사 대화를 통해 쌍용차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었다는 것을 정확하게 보여준 증거다. 노동자들이 ‘먹튀 자본’과 회사를 회생시킬 능력도 없는 경영진에 맞서 먼저 시설보호 하고 있고 생산의 주체로 반드시 서 가고 있는데, 무슨 시설을 보호한다는 건지 알 수 없다. 공권력 투입을 위한 명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스스로 노사 대화를 통해 지혜를 모을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회피하는 것 아닌가. 결국은 무식한 방식으로 노동자를 팽개치고, 군홧발을 앞세워 공권력을 투입을 통해 대량 학살인 정리해고를 무마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또한 이번 조치는 이명박 정권의 노동정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자들이 그대로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정부가 인식해야 한다.

또 뭐가 그리 급해 일요일 날 직장폐쇄를 때렸는지… 노동자들의 단결이 강고하자 회사가 많이 쫓기는 것 같다.

회사는 노조의 전면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되었기에 ‘부득이한 조치’란 입장이다. 직장폐쇄 시기도 ‘파업 철회 시’로 못 박고 있던데.

합법적인 노조의 권리인 파업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2명 중 1명이 짤려나가는데 생산하면서 파업 한다는 것이 더욱 상식에 맞지 않는다.

직장폐쇄 조치를 취하며 가족대책위,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 등을 외부인으로 규정. 출입을 제한했다.

노조는 전혀 외부인이라고 보지 않는다. 금속노조는 단일 노조다. 교섭권, 체결권, 파업권 모두 가지고 있다. 금속노조 중심으로 엄중한 사태를 대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그것을 문제 삼는 것은 기본도 모르는 무지에서 나오는 언사로 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노조의 전면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쌍용차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방조하는 것 자체가 파국으로 가는 것이다. 비전과 전망을 제시하지 않고 무차별적인 정리해고를 강행하는 것으로는 결코 쌍용차가 정상화 될 수 없다. 무조건 사람을 짜르면 경쟁력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는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회사, 정부 정책은 제2, 제3의 쌍용차 사태를 불러올 것이다.

회사의 직장폐쇄 조치에 노조는 향후 어떻게 대응할 예정인가.

첫째로, 노조는 직장폐쇄 조치에 대해 현 투쟁계획을 바꿔 새로운 계획을 만들 만한 변수로 보지 않는다. 직장폐쇄 조치는 회사가 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일반적인 조치이므로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둘째는, 조합원 스스로 결정한 파업에 대해서 노동자가 살기 위해 노동자 시각으로 ‘쌍용차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셋째는, 노조는 분명히 회사든 정부든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쌍용차 회생을 위해 회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면 노정간의 교섭을 통해서 엄청난 대량 해고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노조는 정리해고 철회하고 ‘함께 살자’는 지극히 소박한 대의로부터 투쟁을 시작했다. 조합원들의 가정을 보면 아내들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고, 고통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많은 가정에서 우울증을 느낀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적 후폭풍으로 갈 수 있다. 노조는 가정이 무너지고 정리해고란 ‘살인’에 맞서 투쟁할 수밖에 없다. 쌍용차 사태를 방조하는 정부가 하루 빨리 노동자와 그들의 가정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루 빨리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 상하이 지분을 제외하면 대주주는 정부이다. 정부가 나서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2차 관계인 집회 당시에도 상하이 지분 소각 문제가 많이 제기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노조 자구안 혹은 쌍용차 정상화 방안의 내용이 무엇인가.

‘자구안’이란 말을 많이 사용하던데… 정확히 말해 쌍용차 정상화 방안으로 노조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쌍용차 중장기 발전 계획이 마련되어야 하고, 계획 중에는 RnD 활성화 방안이 동일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영업망 확충, 서비스망 확충, 해외 딜러망 확충, 협력사와 동반 성장, 디젤엔진 중심, 고용창출을 위한 계획,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인적 자원에 대한 배려와 투자가 같이 동반되는 것이 정상화 방안이다.

노조는 지난 4월7일 부실경영 책임을 상하이가 갖고 있는 51.33% 지분 소각을 통해 법적으로 정리할 것과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를 통한 총고용 유지(5+5와 3조 2교대), 노조의 비정규직 고용안정 기금 12억 출연, C200공사 및 연구개발비 1000억원에 대해 쌍용자동차지부가 담보, 산업은행 우선회생 긴급자금 투입을 요구했다.

노조가 주장하는 쌍용차 정상화 방안에 대한 회사의 입장과 태도는

회사는 노조의 입장은 무시하고 대량의 정리해고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전면파업 들어가고 26일부터 노조가 관리자들의 출입을 통제하자 회사는 식당을 폐쇄했다. 당일 오후 회사는 ‘인사, 노무, 총무 등 핵심 부서에 대한 출근을 허락하는 조건으로 밥을 해 주겠다’는 말을 했다. 노조는 ‘밥 같은 걸로 생색내지 말라’며 사측의 입장을 단호히 물리쳤다. 노동자들은 이미 스스로 자급자족 하고 있다.

회사는 공식적으로 노사 ‘교섭’ 하자는 입장을 전해 온 것이 없었다. 중앙노동위원회 조차 조정중지 명령을 내렸고, 특별단체교섭으로 사태를 해결하라고 권고했다. 노조의 파업은 이미 합법파업이다.

또한 회사는 파업기간에 ‘인사위원회를 열자’ ‘정리해고 인원을 논의하자’는 등 말도 안 되는 공문들을 보내고 있다. 상식 이하의 행동, 치졸한 행동으로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피곤해 보인다. 잠은 자는지

하루에 4~5시간 잔다. 피곤한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은 아플 여유도, 피곤할 여유도 없다.

바쁜 와중에도 의미 있고 즐거운 시간이 있을 텐데

광주, 울산 등 먼 거리에서 전국의 노동자들이 내 일같이 쌍용차 투쟁에 연대할 때가 좋다. 좋은 시간들이다. 그리고 묵묵히 일만 했던 현장의 노동자들이 투쟁을 거치면서 진정한 금속 노동자로 거듭나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투사도 만들고 진정한 활동가도 만들어 내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교육과 토론을 통해 성숙해가고, 왜 싸워야 하는지를 분명히 인식해가는 모습을 볼 때 기쁘다. (정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