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의 첫 해직...전교조울산 2단계 투쟁 돌입

[울산노동뉴스] 울산교육청 농성 정리, 울산교사 결의대회 열어

14일 오후5시30분 울산교육청 앞에서 '보복징계 규탄 전교조 탄압 분쇄 울산교사 결의대회'가 열렸다.

전날 울산교육청은 일제고사 반대 체험학습에 동참한 전교조 교사 3명에 대해 해임과 정직 2,3개월 등 중징계를 내렸다.

무룡고 조용식 교사에 대한 해임 결정은 1989년 전교조가 출범하면서 1500여명의 교사들이 해직된 지 울산에서는 2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34년동안 학교만 다녔는데 나가라면 죽으라는 것..."

전교조울산지부 도상열 정책실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부정선거 3종 셋트 의혹을 사고 있는 김상만 교육감이 자신에게 적용돼야 할 기준을 전교조 교사들에게 적용해 중징계를 내렸다"고 규탄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투쟁을 위해 23일간의 교육청 농성을 정리하고 2단계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전교조울산지부 박현옥 수석부지부장은 "이제 더이상 눈물을 보이지 않고 씩씩하게 투쟁하겠다"며 "그동안 투쟁에 연대해준 시민사회단체들에 연대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정직 2개월을 받은 김현상 교사(학성중)는 "정직 때문에 내일부터 전교조울산지부 전임활동을 두 달간 하게 됐다"며 "짧지만 그 기간동안 교육청이 휘두른 칼날을 반드시 되돌려줄 것"이라고 얘기했다.

20년만의 첫 울산지역 해직 교사가 된 조용식 교사는 "34년동안 학교만 다녔고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아이들 가르치는 것밖에 없는데 학교를 나가라고 하는 것은 죽으라는 것"이라며 "해임 통보에 조금도 굴하지 않고 보복징계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조용식 교사는 "교육청의 해임 통보는 전교조 조직활동에 대한 자랑스러운 훈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훈장이 녹슬지 않게 매일 갈고 닦아서 표창과 비수로 만들어 되돌려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감 아들 똑같이 가중처벌하면 무기징역이나 사형에 처해야"

울산노동자몸짓패와 울산민예총의 공연에 이어 연대사에 나선 고영호 울산교육연대 대표는 "교사, 학부모, 시민들 사이의 차이와 갈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1년반을 거치면서 우리 내부의 차이는 크지 않고, 함께 손잡고 실현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하고, 1989년 전교조 활동에 앞장서 파면, 구속됐다 1991년 위암으로 작고한 고 신용길 교사의 시 '동지들이여 우리는 이기고 있다'를 낭송했다.

울산노동자노래패의 노래공연에 이어 전국공무원노조울산본부 이춘식 본부장이 연대사에 나섰다.

이춘식 본부장은 "체험학습과 시국선언은 불법이 아니고, 무급휴직인데 정직을 내리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조용식 교사의 예를 들면서 "정직 3개월과 감봉 1개월을 합쳐 가중처벌해 해임을 시켰다면,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됐던 김상만 교육감의 아들의 경우 징역과 벌금을 합쳐 가중처벌한다면 무기징역이나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건데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되물었다.

교육청 농성 접고 울산교육 살리는 2단계 투쟁 돌입

23일동안 교육청 농성투쟁을 벌여온 전교조울산지부 장인권 지부장이 마지막 결의사를 위해 화물연대울산지부가 마련한 대형트럭 무대 위로 올랐다.

장인권 지부장은 "2009년7월13일은 김상만 교육감에 의해 울산교육이 죽임을 당한 날"이라며 "전국의 그 누구도 감히 도발하지 못한 일제고사 반대투쟁에 대해 해임과 정직을 때린 김상만 교육감의 행위는 징계 교사 3명에게 한 행위가 아니라 울산교육과 교사, 학생, 시민에게 한 행위에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시국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전교조울산지부 임원들을 형사고발해 13~14일 검찰에 출두하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김상만 교육감"이라며 "3명의 징계로도 부족해 아예 전교조의 씨를 말리려고 작정한 것 같다"고 분개했다.

또 울산교육청이 학교정책과 윤 아무개 사무관을 통해 전교조 사무실을 옮기라고 통보해왔다면서 "사무실을 빼고, 원래 우리 집인 울산교육청 안으로 들어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네 차례의 집회와 한 차례의 촛불집회가 원래 파면, 해임을 계획했던 교육청의 징계 수위를 낮췄다"며 "우리의 투쟁으로 김상만 교육감을 후퇴시킨 것은 승리이지만 부분적 승리에 만족할 수 없고 징계를 인정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고 힘줘 말했다.

장인권 지부장은 "완전한 승리를 위해서 오늘 농성장을 철거하고 울산교육을 살리기 위한 2단계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소청심사 청구와 함께 징계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내고, 소청에서 징계 양형이 낮춰지거나 기각되더라도 거기서 멈추지 않고 행정소송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지부장은 2010년 6월까지 울산시내 10대 거점 선전전과 서명운동에 조합원들이 동참해줄 것과 베란다 현수막 구입.부착, 2차 시국선언 동참을 조합원들에게 호소하고, 김상만 교육감의 특강이 있는 17일 신명수련원에 결집할 것을 투쟁지침으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