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이 방패막이라는 생각 바꿨다”

타타대우상용차 정규-비정규직 동일한 조합원으로 교섭 따내

제조업 사내하청 노동자는 법적으로 원청회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한 공장 안에서 비슷한 업무를 해도 원청 정규직과 많은 차별대우를 받는다. 지난 7월 27일 이영희 노동부 장관조차 비정규직 향후 대응 과제중 하나로 "처우가 열악한 사내하청 비정규직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사내하청 문제는 심각하다.

이런 사내하청 비정규직 문제를 금속노조 타타대우상용차지회(타타지회)에선 적극적인 1사 1조직 방침을 실현해 풀어가고 있다. 물론 다른 노조들도 1사1조직을 시행하는 곳이 있지만 타타지회처럼 동일한 조합원으로 교섭을 따낸 곳은 드물다. 특히 노조가 경제위기상황에서 비정규직의 고용안정과 차별철폐, 정규직화를 따낸 것은 다른 사업장에도 좋은 사례로 남을 만하다.

타타대우상용차지회는 8월 12일 잠정합의를 통해 비정규직 고용보장-처우개선과 성과급 동일지급을 합의했다. 합의 내용은 △성과급 정규직·비정규직 통상임금 400% 동일지급 △정규직 기본급 80,000원, 비정규직 72,000원 인상 △비정규직 고용 유지 최선 △비정규직 사용시 사전 합의 △비정규직 노동조합 활동 이유로 불이익 처분 금지 △귀성여비, 조문지원, 단체정기보험 정규직과 동일 적용 △비정규직 업무상 휴직종료 즉시 업체와 협의 통해 원직복직 등에 합의했다. 노사는 또 지난 5월 8일에는 사내하청 320명중 4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애초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87,709원 정규직-비정규직 동일 인상 △성과급 통상임금의 500% 정규직-비정규직 동일 지급 △노사합의 없이 비정규직 구조조정 금지 등을 요구했으나 합의안이 요구안에 100% 달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타타지회가 금속노조 1사 1조직 방침에 따라 사내하청노동자를 한 식구로 만들고 차별을 줄여 나간 과정은 좋은 선례로 남았다. 노조는 동일한 단체협약 조건을 만들기 위해 차별을 줄이는 협상을 했고 최초로 사내하청 노동자와 원청 정규직 노동자의 동일한 성과급을 따냈다.

회사도 법도 서로 남이라고 했지만 노동자끼리는 남이 아니었다

타타지회가 이런 성과를 낸 데는 무엇보다 1사 1조직 방침을 단체협약에 충실히 반영하려 한데 있다. 1사1조직이라는 말은 좋지만 비정규직을 정규직노조의 조합원으로 받기는 쉽지 않다. 또 1사1조직의 형태를 갖춰도 단협 등에 그 정신을 담기도 어렵다. 현대자동자 노조는 사내하청노동자들을 조합원으로 받기 위해 대의원 대회를 열었지만 부결되기도 했다. 비정규직이 고용안정의 방패막이라는 인식을 깨지 못한 것이다. 기아자동차 노조는 1사 1노조를 실현했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단일한 안으로 교섭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단협이 분리 돼 있다.

타타노조도 이런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았다. 권대환 타타지회장은 "정규직 조합원들이 당연하게 가져갈 것을 양보하는데 대한 고민이 있었고, 비정규직이 고용의 방패막이라는 생각을 바꾸기 위해 설득하는 시간이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2008년 지회규칙을 개정하기 위해 5차례의 확대간부 간담회, 780명 전 조합원 교육 등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과 1사1조직 규칙개정 필요성을 공유했다. 그리고 작년 6월 30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비정규직 가입을 결정했다. 이렇게 결정되자 노조는 회사의 방해를 피해 대의원들이 직접 가입원서를 배포했고 사내하청 노동자 320명 전원이 금속노조 타타상용차지회에 가입했다.

권대환 지회장은 "IMF 구조조정을 겪고 조합을 만들어 인원을 충원할 때 비정규직을 막지 못해 지금 후속 조치를 하는 것"이라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모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노사교섭을 놓고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는 "일반적으로 정규직 노조가 나서서 싸워 그 교섭결과로 비정규직 문제를 반영하는 방식인데 비해 타타 노조는 1사 1조직 원칙을 제대로 적용해 동일한 조합원으로 교섭을 따낸 첫 사례"라고 말했다. 김혜진 대표는 "특히 이미 존재하고 있던 정규직 노조가 금속노조 1사 1조직 지침을 받아 규약을 변경하고, 비정규직을 같은 노조로 받기 위해서 교육과 조직화를 실시했다"면서 "공동의 투쟁으로 요구안을 관철한 과정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상우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사업국장도 "제조업 비정규직 사내하청은 별도 법인이라 회사도 남이라 하고, 법도 남이라 했는데 노동자끼리는 남이 아니라 한 식구였다"면서 "비정규직 운동에서 어떻게 노조를 같이 만들고 비정규직을 포괄해 나갈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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