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활동하면 원거리 발령에 해고?

한국화이자동물약품지부, 노조인정 투쟁만 6년째

“노조에 가입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회사는 거주지와 다른 곳으로 발령을 내거나 여러 이유를 만들어 징계를 내려요. 잘 해야 해고를 면하는 신세죠. 다들 노조를 지지해도 상황이 이러니 노조가입을 두려워해요”

심동희 전국사무연대노동조합 한국화이자동물약품지부 지부장이 16일 서울 명동 한국화이자본사 앞 정문 농성장에서 한숨과 함께 말을 했다. 한국화이자동물약품의 직원 50여 명 중 임직원급을 빼면 30여명이 노조 가입대상이지만 노조에 가입한 사람은 3명이 전부다.

이들은 2004년에 노동조합을 만들었지만 지금까지 단체협약조차 맺지 못하고 있다. 2004년 노조 설립 때에는 조합원 전원이 해고돼 노조가 와해됐지만 1년 뒤 다시 노조를 만들었다. 현재 3명의 조합원 모두 원거리 발령과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았다. 심동희 지부장은 작년 10월 정직 3회를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

10%도 안 되는 노조 조직률이지만 심동희 지부장은 동료들이 노조를 지지한다고 자신하고 있다. 심 지부장이 해고당한 다음 날 실시된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보궐선거에서 기권 세표를 제외하고 심 지부장이 몰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공석이 생겨 실시된 선거였다. 그 뒤 동료들은 심 지부장 복직 전까지 근로자위원 한 자리를 공석으로 두기로 결정했다.

“경영주의 후진적 노사관이 노조의 투쟁 불러”

6년 동안 노조는 회사와 50여 회가 넘는 법적 공방을 벌였다. 노조는 다수의 법적 공방에서 무혐의 처리를 받거나 승소했다. 심 지부장의 해고도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지만 회사는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냈다.

  한국화이자동물약품지부가 상급단체에 가입한 뒤 처음으로 한 일은 본사 앞 농성이다.

심 지부장은 “고용불안 때문에 노조를 만들었지만 회사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 해요. 경영상 이유가 아니라 노조와해를 위한 해고를 하고 있죠. 회사가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한다면 대화로 풀고 싶어요. 하지만 회사는 힘을 증명하라는 듯이 노조를 밀어붙이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노조는 법적 공방에서 이겨도 노사관계에 진전이 없자 ‘노조의 힘을 보여주는’ 방법을 선택했다. 독립노조로 있던 이들이 지난 7월 전국사무연대노조로 조직변경을 한 것이다. 조직변경 뒤 교섭 요청과 함께 한국화이자 본사 정문 앞 농성이 처음 한 일이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심 지부장의 복직과 단체협약 체결이다.

김종연 사무연대노조 조직국장은 “해고에 몰리거나 노동 3권을 보장되지 않아 노조가입을 하는 사업장이 많다. 법만으로 노동 3권이 보장되지 않으니 ‘물리력을 얻기 위해’ 가입을 하는 것이다. 경영주의 후진적 노사관이 노조를 투쟁으로 모는 격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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