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복수노조·전임자임금 원칙대로 추진”

1일 취임식 갖고 업무 시작 첫 방문 사업장은 서울메트로

1일 취임한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3년 유예되어 오는 2010년 1월부터 시행될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태희 장관은 취임사에서 “시장경제의 기본원칙인 ‘경쟁과 책임’은 노사관계에서도 존중되어야 한다”며 “13년간 해결을 미뤄온 복수노조와 노조전임자 임금 문제에 대해서도 이 원칙은 적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 설립의 자유를 보장해 서로 경쟁하고, 전임자 급여를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노조 스스로 부담하는 것이 건강한 노사문화의 원칙”이라는 것이다.

임태희 장관의 입장은 노동계와 충돌하는 것으로 노동계는 복수노조 허용 시 자율적 교섭 창구 마련과 전임자 임금 지급도 노사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태희 장관은 “노사 자율의 원칙이 더욱 더 존중되어야 한다”고 밝혔지만 교섭창구 단일화나 전임자 임금 지급에서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임태희 장관은 ‘법과 원칙’을 강조했다. 임태희 장관은 “건강한 노사문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과제”라면서 “건강한 노사문화는 우선 ‘법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는 데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건강한 노사문화의 표본으로 임태희 장관이 첫 방문한 사업장은 ‘서울메트로’였다. 임태희 장관은 “서울메트로 노·사가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합심해 ‘건강한 노사문화의 본보기’가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최근 행정안전부와 함께 노사정 평화선언을 한 것은 물론 대의원대회 부결에도 민주노총 탈퇴를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임태희 장관이 첫 사업장 방문으로 서울메트로를 선정한 데는 민주노총과의 선 긋기를 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임태희 장관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민주노총을 ‘고객’이라 지칭하며 “소통은 당연히 해야 하지만 고객이 불법을 앞세워 대화를 요구하고 대결적 분위기로 접근한다면 이는 대화하자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에 대해서는 “상급단체 가입 자체가 실정법 위반이라 할 근거는 없다”고 했으나 “민주노총은 목표로 정치활동을 가지고 있는데 공무원들은 정치활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며 “명확하게 법과 규정이 있는 원칙인 만큼 분명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임태희 장관은 취임사의 결론을 맹자에 나오는 ‘영과이후진’이라는 말로 마무리 지었다. 임태희 장관은 “서두르지 않고 원칙을 지켜가면서, 넓게 보고 멀리 보며 노동부 장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