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가

[기고] 신지호 의원 "국감자료 요구 막말" 주장에 반박

불법총리, 불법장관을 임명하는 정부가 공무원을 징계할 자격이 있는가

신영섭 마포구청장은 10월 7일 서울시에 나를 중징계하는 의결을 요구했다.

신지호 한나라당 국회의원이“국감자료 요구에 막말”(<동아일보> 10월 1일자)을 했다고 주장한 것을 빌미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위원장으로서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공무원노조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 총투표 성사를 위해 현장순회 활동을 한 것을 불법으로 몰아 나를 파면, 해임하겠다고 밀어 붙이는 것이다. 그러나 동아일보 기사는 진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고 공무원노조 부위원장으로서의 나의 활동은 정당한 노조활동으로 구청은 그동안 한 번도 문제 삼지 않았다.

신지호 의원은 국정감사를 이용하여 나의 업무처리실적, 연가 및 출장내역을 요구했다. 그러나 특별히 불법행위로 볼 수 있는 게 없자 보좌관을 통해 직접 나의 출근여부를 확인하고 부구청장에게 전화해서 0월0일 0시0분부터 0시0분까지 뭘 했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등 국회의원의 권한을 남용해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심지어 구청 관계자는 "신지호 의원이 직접 신영섭 구청장에게 전화를 해 징계를 요구했다"며 "전례 없이 신속하게 징계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감자료 요구에 대한 막말” 기사의 진실은 국감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사생활에 대한 심대한 침해와 업무방해를 항의하는 과정에서 신지호 의원 측과 나의 언쟁에서 비롯된 것이다. 신지호 의원은 오히려 이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다. 10월 8일 TV로 생중계되는 국감자리에서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하며 보좌관이 통화를 녹음한 것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이 동아일보에 기사화되면서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로 “죽어버려라”, “목을 따버리겠다”는 식의 테러협박 전화가 수백 통 걸려와 구청 업무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범법자로 구성하는 정부는 그 자체가 불법정부, 정부의 불법부터 시정하라!

신지호 의원과 신영섭 구청장의 징계시도는 내가 성실의 의무와 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이 아니다. 지난 해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한 국민의 저항이 있을 때, 하위직 공무원이 반상회 등에 나가 광우병 쇠고기의 안전성을 홍보하라는 이명박 정부의 부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기자회견에 참여한 것에 대한 보복이며 통합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에 대한 보복인 것이다.

또한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탈세, 뇌물 등 온갖 불법을 자행하고 공무원 겸직 금지 의무를 위반하여 수억 원의 돈을 챙긴 범법자를 국무총리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정부를 불법으로 구성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정당한 비판에 대한 보복이기도 하다.

신지호 의원은 내가 막말을 했다고 하나 이는 본질적인 사안이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뛰어다니며 대리표결”(<미디어오늘> 7월 23일자)을 하는 등 명백한 불법을 저질렀다. 신영섭 마포구청장 역시 지난 5월 모든 주민이 볼 수 있는 공개석상인 마포구의회에서 구의원을 “똥”에 비유한 바 있는데 나를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징계하려 한다면 구청장 자신도 징계를 받아야 할 것이다.

신지호 의원과 신영섭 구청장의 나에 대한 징계시도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공무원노조 죽이기'의 일환이다. 1% 부자들 만을 위하고 서민을 죽이는 정책에 반대하고 “정권의 공무원이 아닌 국민의 공무원”이 되겠다는 신문광고를 한 것에 대해 “변종시국선언”이라며 16명을 형사고발하고 105명을 중징계하려는 공무원노조 탄압의 연장선이다.

정부가 이토록 공무원노조 죽이기에 전력투구하는 것은 경제위기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해야 하는데 통합공무원노조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임금동결, 연금개악처럼 경제위기 고통전가는 앞으로 강도가 더 높아질 것이다. 지금 경제지표 호전은 순전히 막대한 국가재정투입의 효과이다. 정부 추산 올해 재정적자 규모는 51조에 달해 지난해의 3배다. 한편 정부 감세정책으로 부자들은 향후 5년간 96조의 혜택을 보게 된다.

이명박 정부는 재정적자 책임을 하위직 공무원들에게 떠넘길게 뻔하다. 임금동결과 연금개악은 그 시작이고 민영화와 공무원 구조조정도 추진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위기 고통전가에 공무원을 가장 먼저 희생양으로 삼고 하위직 공무원들의 희생을 기반으로 민간기업 노동자에게도 고통전가를 확대할 것이다.

정부의 이러한 잘못된 정책을 막을 수 있는 것은 통합공무원노조와 민주노총 뿐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것이 두렵고 못마땅해서 통합공무원노조와 민주노총을 깨부수고 싶은 것이고 그 시작을 노조간부와 활동가에 대한 탄압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민중운동진영이 정부의 노조와 노조활동가에 대한 탄압을 막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는 신지호라는 뉴라이트 정치인을 내세워 전국적, 전방위적으로 노조활동가들을 공격하고 있고 서로 분리해서 각개격파하고 있다. 우리도 전국적, 전방위적으로 이에 대비하고 싸움을 조직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싸움에 전체 노동운동과 민중운동 진영의 미래가 달려 있다.
덧붙이는 말

권정환 씨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서 부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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