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무원노조 탈퇴투표 개입 발각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농식품부 직접 지시로 투표현황 파악

이명박 정부가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통합공무원노조) 탈퇴 투표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증거가 드러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지부가 11일부터 통합공무원노조 탈퇴투표에 들어간 가운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운영지원과 조 모 씨가 각 지원에 투표현황을 시간별로 보고하라는 지시를 이메일로 보낸 것. 통합공무원노조가 공개한 이메일에는 특히 “본부에서 투표자수 현황을 파악해 제출하라는 연락이 있었다”고 해 농수산식품부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임이 드러났다.

통합공무원노조는 “조합원 투표 현황 파악은 공무원노조와 민주노총 탈퇴 압력이자 명백한 노조활동 지배개입 행위”라며 부당노동행위로 장태평 농수산식품부 장관을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농수산물품질관리원 지원운영과가 농식품부의 지시로 보낸 메일 [출처: 통합공무원노조]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은 이명박 정부가 통합공무원노조 와해 작전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증거다. 통합공무원노조 탈퇴 투표에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통계청,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나서면서 이명박 정부의 지시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이들이 지난 공무원노조 통합 및 민주노총 가입 찬반투표에서 평균 65% 이상의 높은 찬성률을 보인 바 있어 더욱 그렇다.

통합공무원노조는 “아무리 공직사회에 상명하복이 엄격하다 해도 장관이 직접 지시해서 자주적 노동조합 활동을 가로 막을 수 없다”며 “경고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활동에 계속 개입한다면 전체 공무원 노동자들의 저항만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