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노총 위원장, 노동장관 면전에서 맹공

임성규, “백지상태서 논의하라” VS 임태희, "연착륙 방안 만 논의하라"

18일 열린 복수노조 시행과 노조전임자임금 문제를 다루는 노사정 6자 대표자 2차 회의(6자회의)에서 양대노총 위원장이 노동부 장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임태희 장관이 6자회의를 하면서도 연일 언론과 사업주 등을 만나 정부입장을 밀어붙인다는 것이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작심을 하고 임태희 장관과 정부를 질책하는 발언으로 포문을 열었다. 또 장관의 말을 듣고 나서도 재차 질문까지 던지며 정부에게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도 임 장관을 몰아붙였다. 회의장의 대표자들 배치는 거리가 1미터 안팎인 원탁형식이었고 수십 명의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

이런 분위기속에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김대모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 임태희 노동부 장관,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모인 6자회의 2차 대표자급회의는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지만 합의점을 전혀 찾지 못했다. 대표자들은 20일 실무회의, 22일 비공개로 대표자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장관은 정부가 선진 노사관계 하는 것처럼 왜곡 포장하지 말라”

임성규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노동부 장관 입에서 법과 원칙을 계속 얘기하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와 전임자임금은 지급금지가 법과 원칙인 것으로 못을 박고 다닌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임 위원장은 “이 회의가 진지하게 결신을 맺으려면 백지상태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못 박고 ”정부의 역할은 노사협상이 교착에 빠져 안 풀릴 때 중재를 해야 하는데 언론과 현장에서 잘못된 기준을 발언하고 회담만 방해하고 있다. 회담을 끌자는 것인지 깨자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공세를 폈다.

임성규 위원장은 “장관이나 대통령이 노조를 탄압하는 지침을 내리고서도 한편으로 양보와 교섭을 하라는 것은 노동자 들이 겨우 유지하는 권리마저도 다 내놓고 노예로 살라는 얘기 밖에 안된다”며 “그런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본 안건도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라”고 강한 어조로 따졌다. 임 위원장의 강한 발언에 순간 회의장은 얼어붙었다.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도 이어서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장석춘 위원장은 “장관 발언 때문에 누구나 이 회의에서 회의감을 가질수 밖에 없다”면서 “진정성이 있다면 장관이 그렇게 발언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장 위원장은 “노조법으로 보호해야할 전임자를 매도해서 이 사회가 뭘 얻느냐”면서 “정부가 자세를 안 바꾸면 원점에서 맴돌 수밖에 없고 합리적 노동운동을 해온 한국노총은 투쟁전선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양 노총 위원장의 비난을 받은 임태희 장관은 “너무 분위기가 경색 돼서 뭐라 말을 드릴지 모르겠다”면서도 맞받았다.

임태희 장관은 “우리나라의 여러 제도는 국제적인 허용기준이 됐지만 유독 노동 문제만은 거리가 멀다”며 “연착륙을 통해 이제는 국제기준의 갈 길을 가자는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임 장관은 “연착륙 정신에 입각해서 언론을 통해 이 문제를 소개했다”면서 “각자 나름의 연착륙 방안을 가져오면 협의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이어 “이 문제가 안 풀리는 까닭을 잘 이해하지 못 하겠다”면서 “이 자리에서 연착륙을 확정하지 않으며 그냥 시행될 수밖에 없다. 그냥 시행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연착륙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태희 장관은 또 “만약 재유예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이 아니라면 연착륙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못 박고 “20일부터 본격적인 연착륙을 중심으로 밤샘토의라도 해서 25일까지 결론을 내자”고 제안했다.

이런 임 장관의 발언에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이 즉각 공개질문을 던졌다. 임 위원장은 정부의 공무원 노조 탄압을 소개하고 “마치 우리나라가 선진 국가처럼 노사관계가 잘 돼 있다고 하시는데 경찰공무원의 노동3권을 법제화 하면 다 양보하겠다. 외국은 전부 경찰노조를 가지고 있고 경찰노조원들이 파업도 한다”며 “마치 우리 정부가 선진 노사관계를 하는 것처럼 왜곡하고 포장하지 말라”고 재차 비난했다.

임태희 장관은 “그것은 마치 외국엔 병역의무가 없는데 우리나라만 병역의무가 있다고 폐지하라는 것과 같다”고 맞섰다.

모두 발언이 끝나고 본격적인 비공개 대표자 회의를 했지만 합의점은 없었다. 송영중 노사정위 상임위원은 회의결과 브리핑에서 “1시간 반 동안 진행 된 회의에서 실질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며 "노동부 장관은 시행을 전제로 연착륙 방안을 찾아보자고 했고, 양대 노총은 백지 상태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오갔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 앞서 민주노총은 정부의 이중 플레이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10대 재벌 등이 참여하는 노사 직접 교섭을 통해 당사자 들이 기조라도 잡지 않는다면 25일까지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직접교섭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