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조삼모사식 수익률 홍보

고위험 투자 피하고 공공인프라 확충에 나서야

보건복지가족부는 25일 올해 첫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지난해 국민연금기금 운용현황을 보고하고 결산안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결산안에 따르면 2009년말 현재 국민연기금 순자산은 지난 2008년말 235조4천325억원보다 42조2천99억원(17.9%)이 늘어난 277조6천424억원으로 집계했다.

국민연금은 국내채권 73.9%, 국내주식 13.1%, 해외주식 4.8%, 대체투자 4.5%, 해외채권 3.8%로 나눠 운용해 모두 26조2천267억원(10.81%)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특히 저가 매수한 주식가격이 뛰면서 국내주식 투자에서만 15조5천377억원(58.44%)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국민연금의 투자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내국인들이 주로 투자하는 국내주식시장에서 번 돈으로 연기금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조삼모사식 투자라는 지적이다. 국민연금도 국민들이 낸 기금에서 나온 돈이고, 주식도 국민들이 투자한 돈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같은 쌈짓돈에서 나온 돈으로 많이 벌었다고 자랑할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료사진] 국민연금 홍보자료 [출처: 국민연금공단]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 같은 국민연금 수익률 홍보 이면에 연금기금의 불안정성이 더 커진다는 문제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국민연금은 일반적인 시장 여유자금이 아니라 국민들 미래의 노후자산이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익률 보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주식 및 대체투자, 주식투자 등 고위험 투자의 비중을 더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금융위원장 출신의 전광우 위원장이 들어선 후, 공격적 투자가 더 확대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전체 운용자산 중 주식비중 목표치를 지난해 12.1% 보다 4.5%포인트 높은 16.6%로 잡았다. 부동산이나 사회인프라, 기업구조조정 등의 대체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영국 HSBC 건물을 7억7250만 파운드, 한화로 1조5천억원에 사들이고, 지난해 12월30일에는 호주 시드니의 44층짜리 오로라플레이스(Aurora Place)를 7500억원에 매입 하는 등 5개의 건물을 사들였다.

이러한 고위험투자로 일시적으로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불안정해진다는 점이 문제다.

오 실장은 "지난해 국민연금이 주식에서 18조원 정도 수익을 올렸다지만, 2008년에는 주식에서 19조원의 손실을 보았다"며 단기간의 수익률이 어떻게 나왔는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보았다.

대체투자도 세계경제상황과 환율변화 등에 따라 매우 민감하게 달라진다. 지난해 매입했던 HSBC 건물도 영국 파운드화가 폭락하면서 건물의 자산가치도 함께 떨어졌다. 주식투자와 달리 지난해 대체투자에서는 88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오 실장은 "현재로서는 국민연금의 규모를 줄일 수 없다면, 국민경제 전체의 성장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면서 "주식이나 건물을 사는데 투자할 것이 아니라 취약한 사회공공인프라에 투자해 국민경제 전반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다.

국민연금의 수익률 확대로 근심이 더 늘어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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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 주식투자 , 연금기금 , 해외투자 , 대체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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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락

    "취약한 사회공공 인프라에 투자하여 국민경제 전반의 활성화에 기여해야한다" 되새겨 볼만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