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18명 해고는 시작에 불과

금속노조 현대차전주 12일 2차 잔업거부…울산2공장 100여명도 해고위협

비정규직 18명의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전주위원회(의장 이동기)는 12일 2차 전 공장 잔업거부를 한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2009년 버스 판매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하루(주간)에 8대 만들던 고속버스를 6대만 만들도록 조정하면서 정규직 42명과 4개 업체 비정규직 18명을 구조조정했다. 회사는 2월 23일 정규직 42명은 다른 작업에 배치했지만 18명의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회사가 노조의 반발에도 해고를 강행하자 버스부 정규직 1,200여명은 3월 2일부터 이들의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주야 2시간씩 잔업거부 투쟁을 벌였다. 또 3월 5일엔 3,500명의 정규직 노동자와 1,00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함께 전 공장 1차 잔업거부를 벌였다.

이번 2차 잔업거부 투쟁도 버스부, 트럭부, 엔진부, 통합부 등 4개 부서 정규직 3,500명과 1,00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 등 주야간 4,500여명이 참가해 총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2시간 잔업을 중단하고 퇴근한다.

현대차 전주공장 노사는 3월 10일 오전 노사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 쪽은 4개 업체에서 계약이 해지되는 18명에 대해 트럭부 등 다른 10개 업체에 3개월 또는 6개월 계약의 단기계약직으로 채용하지만 합의서를 남길 수 없고, 고소고발도 취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정규 TO(정원) 상시업무 고용보장을 요구했다. 전주공장 전체를 뒤져서라도 18명이 일할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총고용보장 기조다. 업체가 수시로 바뀌고, 업체 사장이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서 현대차 회사가 비정규직 고용보장을 약속하지 않으면 바뀐 업체와 사장이 언제든 비정규직을 해고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전주위원회는 “사측이 낸 제시안은 18명을 3개월 또는 6개월 한시적으로 고용한 후 조용해지면 내보내겠다는 얄팍한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눈 가리고 아웅하며 지금의 투쟁을 잠재우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전북지부 현대차전주비정규직지회(지회장 강성희)도 투쟁강도를 더 높이기로 했다. 지회는 3월 13~14일 진행되는 주말(휴일) 특근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토요일 오전 8시부터 일요일 오전 8시까지 철야로 진행되는 트럭부 특근근무를 비롯해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200명이 이날 출근하지 않는다. 비정규직 조합원 200여명은 13일(토) 아침 9시에 전주공장 옆 코아루아파트 둔산공원 운동장에 모여 결의대회와 체육행사를 한다. 비정규직지회는 정리해고 계획이 발표된 다음날인 2월 24일부터 정문 출근집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3월 5일부터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는 이번 버스부 비정규직 18명 해고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봤다. 금속노조는 "현대자동차는 현재 잘 팔리고 있는 대형트럭은 피치를 높이고 중형트럭은 피치를 낮추겠다고 밝혔는데, 3개월 이후 비정규직이 또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해있다"면서 "올해 10월엔 실린더블럭(엔진통) 단종으로 엔진 소재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정규직 100여명, 비정규직 70여명)이 고용불안에 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속노조는 또 "현대자동차 울산2공장에는 ‘투싼’의 단종으로 100여명(의장 50명, 생산관리 2~3명, 품질관리 16명, 차체 4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의 위협에 처해있으며, 1공장, 변속기공장 등에서도 정규직 전환배치를 통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리해고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2009년 매출액 31조8천억원, 순이익 2조9651억이라는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현대자동차는 12일 오전 주주총회에서 정몽구 회장에게 329억 9천만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정몽구 회장이 12일 받는 배당금 328억9천만원은 현대자동차가 해고하려는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18명의 73년치 월급(연봉 2500만원 기준)이며, 울산과 아산공장에서 해고하려는 12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11년치 월급"이라며 "정몽구 회장 일가의 배를 채우면서 정규직 임금의 절반도 받지 못하면서 주야 맞교대 심야노동을 통해 현대자동차를 성장시켜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량해고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도 없으며 용납되어서도 안 된다"고 비난했다.

현대자동차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경제위기가 발생한 2009년에도 연대투쟁을 통해 총고용을 지킨 바 있다. 작년 4월 30일 현대자동차 노사는 2·3공장 아반떼HD 혼류생산 합의에 따른 대량해고 위협에 처한 비정규직 68명 전원에 대해 고용과 임금을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현대차노조 2공장위원회와 회사는 ‘승용2공장 HD투입에 따른 여유인원 고용관련 합의서’에 서명하고, “HD투입에 따라 업체 발생된 여유인원에 대해 소요처 발생시까지 해당 업체가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계약관계를 유지토록 하며 업체가 고용유지한다”고 합의했다. ‘여유인원’이라는 68명 중 3명은 지원부서로 배치하고, 65명은 새 일자리(소요처) 발생시까지 현대자동차에서 하청업체와 계약을 유지하고, 업체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과 임금을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금속노조는 "현대자동차 전주위원회 정규직 동지들의 ‘총고용보장’을 위한 ‘아름다운 연대투쟁’에 절대적인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면서 "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우선해고를 막아내 총고용보장을 이뤄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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