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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공장’이고 학생은 ‘상품’인 대학

[연속기고(1)] 왜 ‘대학기업화’에 주목해야 하는가?

반봉규(전국학생행진) 2010.03.16 15:54

변하고 또 변한 대학

"차라리 ‘두산대’를 만드시라", 한겨레21
"대학과 기업의 ‘부적절한 동거’", "‘'주식회사 서울대' 탄생하나", 위클리경향
"기업과 시장에 점령당한 캠퍼스: 대학의 위기와 '문화전쟁'", 창비주간논평
"상아탑마다 돈벌이… '대학의 기업화' 바람 거세진다", 조선일보

최근 대학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한 번 불붙고 있다. 물론 ‘대학의 기업화’라 불리는 이러한 변화가 한두 해 동안에 벌어진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적인 흐름일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미 오래된 쟁점이기 때문에 그만큼 식상할 법도 하지만, 그럼에도 중앙대 재단과 학교본부가 강행하는 구조조정과 서울대의 법인화를 둘러싸고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기업화된 대학 내 대학생들의 고민_청년실업과 대학 구조조정

몇 일전 한 고려대생이 “대기업 하청업체 된 대학을 거부한다”는 대자보를 남기고 자퇴서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은 ‘대학이 이래도 되나?’라는 물음을 모두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대자보는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를 당연하지 않다고 외치는 선언 혹은 정상궤도에서 이탈하는 대학생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선택에 대한 반응은 같은 대학생일지라도 다양했다. 하지만 ‘정말 대학이 이래도 되는 것인지를 생전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하여 머리가 핑핑 돈다’며 동감하는 사람이나 ‘열심히 살아가는 대학생들을 바보 취급했다’며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이나 모두 청년실업이라는 무거운 현실 앞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불안과 갈등을 느끼고 있다.


기업화되고 있는 대학의 특징 중 하나는 기업에서 직접적인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술을 대학 수업의 내용으로 들여놓는데 있다. 이른바 ‘주문형 교육과정’, ‘계약학과’와 같은 것이 그 적나라한 사례다. 취업난에 헤매는 학생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대학의 랭킹을 유지,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취업과 밀접한 강의를 개설하고 취업에 유리한 스펙과목을 가르치고 그것으로도 부족해 학과들을 실용적 학문과 지식 위주로 학과들을 구조조정하고 있다. 이는 대학생들의 실업이 증폭되면서 대학의 교육과정이 직업과 연계되기를 기대하는 심리 때문이기도 하다. 대학과 이명박 정부는 대학생들의 이런 심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거짓말을 유포한다. “취업 못하는 것은 너네 대학생들이 무능하기 때문이다!”

‘가방끈이 길어야, 열심히 공부한자가 승자가 된다’는 생각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아서 취업 못했다’와 ‘청년실업의 책임이 노력하지 않는 개인에게 있다’는 말은 엄연히 다른 말이다. 명백하게도 청년실업의 원인은 지금의 ‘고용 없는 성장(회복)’으로 표현되는 경제위기에 있는 것이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대학기업화의 효과로 개개인의 만족감은 상승했을지라도 청년실업의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았다. 구조적 원인에 대해서는 별수 없는 현실이라며 강요하면서 심리적인 테라피만 제공하는 짓은 무책임하다.

학생 자치활동에 대한 탄압

이미 중앙대 학내언론 탄압과 새터(새내기OT) 탄압, 숙명여대 학생 사찰문건 발견, 성신여대 학교본부의 학생회 불인정 등 최근 들어 학생들의 자치활동에 대한 탄압은 더욱 극악해지고 치졸해지고 있다. 대학기업화의 또 하나의 특징은 기업의 운영방식, 지배구조와 흡사하게 대학을 운영하는데 있다. 기업 마인드로 대학을 운영하는 이들에게 학생들의 자치활동이 대학의 목적에 비춰볼 때 불필요하거나 위배되는 것으로 인식된다. 특히 여기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학생, 교수, 교직원에 대해서는 ‘대학명예 훼손’, ‘대학발전 방해세력’ 등의 딱지를 붙이며 탄압하고 있다. 위기의 책임이 경영진에 있음에도 대규모 구조조정과 해고를 자행하고, 이에 저항하는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뻔뻔한 기업들의 모습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 대학기업화의 과정이자 목표는 “대학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선언을 무위로 돌리는데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국립대 독립법인화 등을 통해 이미 대학기업화가 완료된 상태이다.(일본이 한국보다 빠르게 변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비판세력들의 힘이 미약했기 때문이다.) 대학 경영자가 학교는 ‘공장’이고 학생은 ‘상품’임을 역설하며 대학 운영원리, 교육내용과 방식 등에서 이미 기업화되는 가운데 대학본부 및 재단의 독재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 대학의 과/반 개념은 없고 ‘같이 수업 듣는 모르는 친구들’ 정도만이 존재할 정도로 학생들의 공동체는 파괴되고 특히 정치활동을 하는 학생과 단체에 대한 탄압과 처벌이 극심하다. 호세대(法政大)에서는 06년 3월 이래 3년 반 동안 112명 체포, 33명 기소되었고, 학적이 없는 사람이 들어오면 ‘건조물침입’, 당국에 항의하면 ‘위력업무방해’를 적용하며, 심지어는 교직원을 동원해 폭행,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학내에는 감시카메라가 150개, 선전물 부착 및 유인물 배포도 금지하고, 학내의 연설과 토론은 ‘평온한 학내환경의 침해’로 간주하여 탄압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일본의 사례가 10년 후 한국 대학의 모습이라고 어찌 예상하지 못할 것인가.

금융위기에 취약한 대학 재정

08년 하반기에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수많은 대학들이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08년 한 해 동안 전국 대학 및 전문대학 대학적립금으로 한 총 주식투자금액은 총 6,875억4천만 원에 달하고, 투자손실은 공개된 것만 1,898억4천만 원 투자에 573억9천만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미공개한 것들까지 다 합치면 손실액은 1천억 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서가 발표된 바 있다. 국립대 역시 예외가 아니다. 08년 서울대, 경북대 등 다수의 국립대가 발전기금을 활용해 공격적인 주식투자를 감행했고 결과는 비참했다.

이처럼 기업화된 대학에서는 재정을 확보하고 운용하는 것 역시 예전과 다른 방식으로 이뤄진다. 학생들이 낸 등록금 혹은 기부금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해 마련한 적립금과 기금 등을 동원해 대학의 재정을 굴린다. 정부는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던 2007년 말, 대학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대학 적립금의 주식이나 펀드 투자를 허용해 대학적립금을 주식에 투자하도록 유도했다. '사학기관 재무, 회계 규칙 개정령'은 이를 법적으로 보장하면서 이전까지 주로 예금 형태로 존재한 막대한 이월적립금을 주식 등 유가증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조치였다. 국립대학의 경우에도 발전기금을 금융권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대학이 금융투자를 할 수 있다.

미국 등지에서는 이런 방식이 이미 오래 전부터 이뤄져왔다. 다양한 형태로 모금된 기부금을 바탕으로 ‘대학펀드’라는 금융펀드에 적립하여 수익을 얻고, 이를 장학금과 시설투자비 등으로 사용해왔다. 한편 대학 재학생이 많다보니 교육비를 사회/국가가 부담하지 않고 대신 대출제도, 기금 조성에 따른 장학금 지급을 활성화시켰다. 이미 정부가 ICL(학자금 대출 취업 후 상환제도) 시행을 발표한 것도 ‘미국 따라 하기’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한국은 이례적으로 학생이 낸 등록금으로 주식 등 유가증권에 투자할 수 있을 정도로 ‘선진화’(!)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이후 금융위기가 다시 한 번 폭발한다면 이런 재정 구조를 지닌 대학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08년 하반기 금융위기로 세계 대학들이 휘청거렸던 것처럼 적립금, 기금으로 구성된 펀드는 쪽박을 차고, 이에 따라 대학의 연구 및 교육에 쓰여야 할 돈은 공중분해되고, 심지어 부도 위기에 직면한 대학들 간에는 인수․합병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부동산 시장 대신에 학자금 대출 등 소비자 대출 분야로의 투기가 시작되고 다양한 금융상품들이 개발되었는데, 학자금대출을 담당하는 기관인 ‘한국장학재단’이 금융자본의 투자처가 되고 자금의 부실화를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즉, 기업화된 대학 체제에서 경제의 위기는 직접적으로 대학과 교육의 위기로 확산된다.


대학기업화에 저항하는 대학생들의 실천

2010년 현재, 대학의 기업화는 법/제도적으로, 이데올로기적으로 이미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의 양심이자 비판정신이 되기보다는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생산품을 생산해 내는 공장으로 전락’했다는 대학에 대한 진단조차 이상과 현실의 대립으로 비춰지고 있는 ‘현실’의 힘은 현실을 비판하는 ‘논리’보다 강력하기에 문제의식을 지닌 이들 역시 무력해지기 십상인 시대이다.

그럼에도 대학교육에 대한 근본적 질문 - 어떤 대학이 좋은 대학인가?”, “대학이 어떤 상과 역할을 가져야 하나?” - 을 던지는 대학생들의 질문은 유의미하며 시의적절하다. 왜냐하면 대학기업화는 대학교육, 나아가 경제의 ‘위기의 징표’이기 때문이다. 지금 널리 회자되고 있는 대학교육의 위기는 사회에 뒤떨어지는 지식과 인재를 양성하기 때문에 ‘위기’인 것이 아니라 파국적 대학 모델로 흘러가는 것에 있다. 일촉즉발의 시대에 서 있는 우리에게 기업화되는 대학의 상과 발전방향이 아닌 대안적 대학 그리고 교육의 상을 모색하고, 이를 위해 학습하고 토론하는 과정은 어느 때보다 더 관건적인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이후 연재되는 글에서는 주로 기업화된 대학의 구체적 면모들을 살펴보게 될 테지만, 그 속에서 기업화된 대학의 대안, ‘대안 대학’의 상을 어렴풋하게나마 밝힐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또한 짧은 이 글들을 계기로 순응, 비평을 넘어 침해받고 있는 학생들의 권리를 대학당국에, 정부에 요구하기 위한 대학생들의 자치활동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조금이나마 넓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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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 공장 / 상품 / 대학기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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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한지100년
2010.03.17 01:48
보아하니 학생 같은데 이런 글 쓸 시간에 토익 점수나 올리시지~







이런 게 요즘 학생들 세태일 것 같습니다;;;^^
ㅎㅎ
2010.03.17 10:12
이런 댓글 달 시간 있음 니나 토익 점수 올리셔~
흠........
2010.03.17 12:37
대학이 아니라 그냥 직업전문학교라고 하면 안되나...대학이라는 이름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