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예술단원 ‘무대’ 아닌 ‘거리투쟁’ 나서

[노동과세계] 법인화 명분 국립극단원 4월30일 전원 해고위기

  국립극장지부 예술단원들이 25일 오전11시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법인화, 불법오디션 반대"를 외치고 있다. [출처: 노동과세계]

6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 예술분야의 1번지 ‘국립극장’ 소속 예술단원들이 ‘무대공연’이 아닌 ‘거리투쟁’으로 나섰다. 이유는 법인화와 불법오디션 문제 때문.

25일 오전11시 광화문 문화관광부 앞에 모인 국립무용단, 국립창극단, 국립국악관현악단 등 단원들은 “책임운영기관장과 예술감독 선임 실패에 따른 경영상 문제를 국립예술인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들은 일제히 “문화부와 국립극장이 겉으로는 국립예술단체선진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기실은 책임운영기관제의 부실운영으로 인한 각종 문제의 책임을 힘없는 예술가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분개했다.

우선 대두되고 있는 문제는 ‘법인화’다. 지난 2월에는 이 문제로 국립극단 단원 전원이 단체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들은 공연의 꿈은커녕 오는 4월 30일자로 전원 해촉돼 길거리로 내몰릴 처지에 놓였다.

김호동 국립극장 지부장(공공노조)은 “국립극단은 정원이 40명임에도 30명, 그것도 7명은 계약직원으로 70~80년대 2~3만원 월급을 받아가며 척박한 우리나라 예술 현장을 지켜왔다”면서 “노고에 대한 보상은 못해줄망정 문화부가 내놓은 대책이라고는 고작 외국인 예술감독을 선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책임운영기관제에 따른 ‘정권용’ 낙하산인사 극장장 선임 문제도 지적됐다. 현장예술과 예술행정을 ‘전혀’ 모르는 부적격 극장장들이 경영상의 문제를 이유로 해서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부실 전가용’ 법인화가 아닌 ‘시스템 재정비’에 있다는 것. 김 지부장은 “수년 전 공연작품 ‘시집가는 날’이 작년 명동극장 개관작품으로 무대에 올라 높은 실적을 올려 주목받았다”면서 “기존의 우수작품에 대한 레퍼토리화 전략이나 홍보마케팅시스템 등 전면적인 재정비를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 국립국장 극장장과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에 대한 ‘자격’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 지부장은 “극장장이 관현악단 단원들에게 외부활동금지를 설명하면서 ‘회갑잔치’ 운운한 것은 전통예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면서 “국립무용단 해외공연에 따라가서 여자단원들에게 억지로 폭탄주를 돌리고, 동행한 모 팀장이 극장장 옆자리에 앉도록 권유하는 등 추태와 모멸감을 줬다”고 소개했다.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배모씨에 대한 비리와 파행운영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국립무용단원이 최근 진정한 내용에 따르면 △일부 문제 단원 측근라인 구성 파행운영 △인턴 단원 9명 특혜 채용 △빈번한 언어폭력과 특정 단원들에게만 무대 기회제공 △공연예산 비자금 조성 의혹 △오디션 채점 의혹 공개 묵살 등 캐스팅에 대한 비리 △공연티켓 강매 등이다.

  무대에 서는 꿈을 꾸며 연습실에서 땀을 흘려온 국립무용단원들의 눈물이 희망을 가리고 있다 [출처: 노동과세계]

한 무용단원은 “감독은 주인공이 아니라도 무대에 한번 못 설까봐 겁 많고 두려워하는 단원들의 심리를 너무나도 잘 알고 악용했다”면서 “국가단체의 위상에 맞게 모두에게 공정하고 동등한 기회가 제공된 후 평가를 받고 그로 인한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자세가 우리 단원들은 돼있다”고 말했다.

극장 측이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벌이는 ‘불법적인’ 오디션 문제도 떠올랐다. 김 지부장은 “극장 측이 ‘인사상 불이익이 없는 단순 기량평가’라고만 말하고 있을 뿐 그 목적조차 불분명한 불법오디션을 강행하고 있는 것은 극단적인 법인화에 대한 노조의 반발을 오디션으로 돌리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해석했다.

오디션과 관련해 김 지부장은 “우리는 오디션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7~8월 심사평가안에 정확한 기준을 정하자고 협상을 요구했지만 불응했다”면서 “불법 오디션을 통해 다 자르려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했다. 지난 2001년 12월에 오디션 문제가 촉발돼 단원 8명이 해고된 사례가 있다는 것.

문화부와 국립극장이 벌인 국립창극단 단원들에 대한 노조탈퇴 종용행위도 문제로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지난3월초 전임 집행부가 국립창극단 소속 노조원 중 4명을 노조에 반하는 행위와 노조탈퇴 종용행위로 징계 제명시킨 바 있다고 소개했다. 김 지부장은 “당시 극장장과 문화부 모 국장이 이들에게 접근해 ‘법인화를 갈 때 창극단이 좋은 조건으로 갈 수 있도록 5월 달 안으로 매듭짓겠다’고 선동한 결과로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립극장 지부는 지난 11일 임시총회에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재적인원 145명에 찬성 104명(72%)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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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화 , 문화체육관광부 , 유인촌 , 국립극단 , 예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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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노동자

    유인촌이는 문화에 대해서는 잼뱅입니다.
    취임초에 기자들에게 "찍지마 X팔" 뭐 이런 식으로 나가더니 며칠전에는 김연아 동영상 올린 네티즌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더군요.
    지킬 명예라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문화에 대해 문외한이 장관을 하니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유인촌이 잘하는것 한가지!
    이명박 심중 이해하는것
    뭐 이런 장기하나 가지고 장관한다면 나라도 장관 하겠습니다.
    예술노동자들 힘내시고 우리의 자존심을 걸고 끝까지 투쟁합시다.
    투쟁!

  • 염소

    여기저기 미칠일이다.다시는 우리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맙시다.
    그리고 나중에 물에빠진 개를 몽둥이로 두들깁시다.용서니 화해니 그단 말은 다 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