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고 춤추라, 그것이 투쟁이니까

[기고] 콜트-콜텍 노동자 ‘힘내라’ 콘서트 <기세 등등, 기타 등등>을 맞아

[편집자 주] 기타 만드는 회사인 콜트와 콜텍은 한국 기업으로 전세계 기타 시장 매출의 1/3을 차지하는 작지 않은 회사이다. 세계적인 기타 회사인 휀다, 알바네즈 등에 OEM방식으로 다량의 기타를 납품하고 있다. 30년 동안 이 공장을 운영하며 박영호 사장은 1000억대의 자산가로 한국 부자순위 140위다.
하지만 박영호 사장은 생산비 절감을 위해 1990년 중반부터 공장을 인도네시아와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국내 공장에 대한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2006년 콜텍 공장에서 부당한 노동탄압에 맞서 노조가 설립되자, 2007년부터 대규모 정리해고를 감행하였다. 이에 노조가 저항하자 콜텍 공장에 위장 폐업을 단행했고, 나아가 2008년에는 콜트 공장(부평)까지도 위장 폐업했다. 약 3년 동안 노조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그리고 서울행정고등법원 등에서 승소하였으나, 계속 항소하며 버티는 회사를 상대로 네 차례의 국제 원정 투쟁과 목숨을 건 양화대교 송전탑 고공 단식농성, 그리고 안타까운 분신 시도 등으로 힘겨운 투쟁을 전개해 오고 있다. 올해는 마지막 대법 판결이 예고되고 있다.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2008년부터 <문화연대>와 <클럽 빵>, 그리고 송경동 시인, 노순택, 이상엽 사진가, 연영석, 명인 가수, 이동수 만화가, 김성균, 강성훈 다큐감독, 전미영, 이윤엽 화가 등 스스로를 ‘문화노동자’들이라 칭하는 이들이 <콜트콜텍 기타 만드는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문화노동자모임>을 만들어 함께 하고 있다. 그간 매월 마지막 째 주 수요일 홍대 앞 <클럽 빵>에서 지지 콘서트를 열어왔다.



2008년 12월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수요문화제는 조금은 낯설고 어색하게 시작했다. 홍대 클럽에서 쑥쓰러운 듯 울려퍼진 ‘투쟁’ 이라는 단어가 어색하기도 했다.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는 기타를 연주해 본적이 없고, 기타를 연주하는 뮤지션들은 그 기타를 누가 어떻게 만드는지 몰랐다. 기타는 만드는 사람과 연주하는 사람들은 어색하게 서로를 마주보며 서있었다.

“No Workers No Music, No music No life”

많은 뮤지션들에게 콜트 기타는 기타를 처음 배우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기타지만 그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처음 듣는 신기한 이야기였다. 15만 4000볼트가 흐르는 한강 양화대교변 송전탑에서 있었던 고공단식 투쟁 이야기는 뮤지션 ‘소히’를 통해 <한강 송전탑 위엔 사람이 살았어>라는 노래로 기억되고, 30여년 동안 1000억의 수익을 올리면서 공장을 폐업시킨 박영호는 ‘한음파’의 노래 속에서는 살인자로 불려졌다. 음악으로, 춤으로, 글로 연대하는 많은 사람들은, 예술을, 음악을, 기타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은 4년째 거리에서 투쟁하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마음으로 아파하고 뜨겁게 분노했다.

국제적인 기타를 만들고 싶다는 박영호 사장의 바람은 이뤄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독일과 일본, 미국에서 열린 세계적인 악기쇼에 원정투쟁을 다녀오면서 이미 국제적 유명인사가 되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쉬고 있는 콜트 악보 속에서 행복하지 않은 노동자가 만든 기타로는 노래하지 않겠다는 독일의 연대. 우리보다 더 많은 한국노래들을 연습해오고 신주쿠에서, 하라주쿠에서 ‘코르토-코르텍’을 외치며 노래한 일본의 연대. RATM의 탐 모렐로를 비롯하여 웨인 크라이머, 부츠 라일리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콘서트가 끊이지 않았던 미국의 연대는 콜트-콜텍의 최대 거래처인 휀더(Fender)사를 움직이게 했다. 현재 휀더사는 콜트-콜텍 노동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자세한 조사 활동을 거쳐 거래 유무를 재결정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우리는 그렇게 멕시코에 있는 휀더 기타 공장의 노동자들과 만나 연대를 확인하기도 했다. 국경을 뛰어넘어, 인종을 뛰어넘어 음악과 기타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노동자가 없으면 음악이 없고, 음악이 없으면 삶이 없음에 함께 했다.

푸른색 조끼와 붉은 머리띠는 더 이상 그들과 우리를 구분 짓지 않는다. 귀가 터져라 울리는 앰프 앞에서나, 전경들 속에 갇혀 쉰 목소리로 퍼지는 구호 앞에서나, 우리의 마음은 한결같았고 연대는 뜨거웠다. 힘껏 노래하며 우리에게 기타를, 삶을 돌려줄 것을 말하는 우리의 목소리는 더 이상 공허하지도 외롭지도 않았다. 2008년 12월 홍대 앞 <클럽 빵>에서 시작된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와 함께 하는 수요문화제>는 매월 마지막 째주 수요일마다 그렇게 뜨겁게 힘차게 달려왔다.

노래하고, 춤추라. 우리는 그렇게 투쟁한다

2010년 4월 29일 홍대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는 또 한 번의 노래가, 또 한 번의 투쟁인 “기세 등등, 기타 등등” 이 울려 퍼진다. 뮤지션 이한철, 와이낫, 킹스턴루디스타, 한음파가 함께하고 시인, 만화가, 사진가, 미술가 등이 연대하는 이번 콘서트는 이제 더 이상 혼자 싸우지 않는 기타가 기세 등등한 목소리로 모든 ‘기타(其他)’ 노동자들이 평등하도록 노래할 것이다. “기세 등등, 기타 등등” 콘서트가 장기 투쟁 속, 하루하루가 힘겨운 전국의 비정규-정규 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들과 우리 사회 모두에게 연대의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전해주며 힘을 주는 시간이 될 것이라 믿는다.

기타가 제 몸에 불을 붙이지 않도록, 기타가 자신의 줄을 끊으며 아파하지 않도록, 그렇게 우리에게 모두의 것을 만들어주면서도 현장에서 쫒겨나고 차별받는 또 다른 기타(其他) 노동자들이 없도록 우리는 노래하고 춤을 춘다. 콜트-콜텍 기타 만드는 노동자들이 외롭게 보내 온 4년의 시간은 생계를 위협하고 삶을 협박하는 시간이었지만 우리에게 이렇게 노동의 가치가, 삶의 가치가 어떤 것인가를 가르쳐주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그들에게 우리 모두 박수를 보내주자. 대법도 이런 아름다운 일터와 삶터의 문화를 주목하고, 정당한 판결을 내리리라 본다. 우리는 그때까지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출 것이다. 뜨거운 가슴이 터져 나올 수 있도록, 다시 기타가 삶을 노래하고 다시 우리가 삶을 즐거이 만날 수 있도록 우리, 노래하고 춤을 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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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콜텍 , 콜트 , 수요문화제 , 기타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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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트는 cort인데.. colt로 적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