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한국노총-한나라 정책연대 폐기 요구

타임오프 투쟁.협상 책임 지도부 총사퇴 요구, 한국노총 농성돌입

양대노총, 정부와 경영계에 농락당했다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한도 강행처리 여파가 한국노총에 후폭풍으로 몰아쳤다. 한국노총 산하 최대조직중 하나인 전국금융산업노조 본조간부 및 34개 지부 대표자와 상근간부 200여 명이 한국노총에 몰려가 "한국노총은 투쟁과 협상 모두 실패했다”며 한나라당과 정책연대 파기-한국노총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출처: 금융노조]

금융노조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정부와 경영계에 의해 철저하게 농락당했다”면서 “5월1일 새벽의 치욕에 대해 한국노총은 응분의 책임을 지고 △근로시간면제한도 원천무효 및 국회 재논의 △한국노총 지도부 총사퇴 △한국노총-한나라당 정책연대 폐기를 폐기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금융노조는 이런 요구를 들고 5월3일 오후5시 한국노총을 항의방문하고 7층 임원실 점거,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금융노조는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한국노총을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장석춘 위원장의 결단이 부른 결과

이번 타임오프 협상실패를 통한 한국노총내부 거센 반발은 충분히 예상됐다. 지난해 11월 30일 한국노총 지도부가 노사정 논의 도중 양대노총 공조를 깨며 복수노조, 전임자임금 입장선회 대국민 담화 발표 후 정책연대 폐기, 지도부 총사퇴 요구를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 협상까지 미뤄놨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애초 대의원대회를 통해 총파업과 한나라당 정책연대 파기 등을 협상 전술로 결정했지만 장석춘 위원장 등 지도부들은 이 결정에 따르지 않고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를 설치한 노조법 개정안을 받아들였다.

노조법 시행령이 확정 된 후 3월 10일 한국노총 창립 64주년 행사에선 장석춘 위원장의 노동관계법 노사정 합의 결단에 대한 재계, 정부, 정치권의 찬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배 경총 부회장은 “한국노총은 일부 노동계의 무책임한 투쟁 돌입보다는 실질적인 대화를 중시하고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대국민 선언 등을 통해 노사정 합의를 주도한 바 있다”면서 “무엇보다 장위원장의 포용력과 리더쉽이 중요했다. 2010년에도 한국노총이 한국경제를 담당하는 한축으로써 그에 걸 맞는 책임과 역할을 다하도록 힘을 모아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임태희 노동부 장관도 “노사정 합의를 도출한 한국노총의 결단과 역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저는 이번 과정을 통해 한국적 노사상생 협력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해준 장석춘 위원장과 지도부 결단에 대해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개정노조법을 한나라당과 국회에서 주도했던 추미애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도 “지난해 인내하고 한편으로 대안을 제시하면서 끝까지 대화와 타협으로 적당한 결과를 얻어내신 한국노총 여러분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특히 많은 오해와 지탄 속에서도 끝까지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잘 싸우신 장석춘 위원장님께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위원장은 “개정된 노조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저는 한국노총이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를 잘 돌파 할 것이라고 본다”며 “위원회는 정부개입을 최소화하고 말로만 자율이 아닌 정부 공권력이 개입하지 않는 방법을 찾고자 제가 제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이번 타임오프 강행처리 과정에서 한국노총에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한다며 칭찬을 마다않던 재계와 정부가 한국노총을 최대 위기로 빠트린 셈이 됐다.

금융노조 5월 12일 대표자대회에서 한국노총 탈퇴

금융노조는 이날 한국노총 항의방문에 앞서 오후3시 긴급대표자회의를 개최해 이 같은 요구안을 확정하고 “한국노총-한나라당 정책연대의 결과가 ‘전임자 반토막’과 ‘노동조합 말살’로 귀결되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 분노하며, 그 과정에서 보여준 한국노총 지도부의 교섭 및 투쟁전략, 대정부 협상력 부재에 대해 참담함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또 “한국노총은 지난해 총파업 투쟁 국면을 협상국면으로 전환한 이후 최근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 날치기 통과에 이르기까지 협상을 주도하지 못한 채 정부에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등 총체적으로 나태하고 무능한 행보를 보였다”고 규탄했다.

금융노조는 “타임오프 한도는 전체 노동계의 사활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한국노총은 철저하게 조직 이기주의에 매몰되어 300인 이하 중소 사업장에 치중하였으며, 그 결과 대형 사업장을 최대 희생자로 전락시키는 참담한 결과를 빚고 말았다”고 반발했다.

이번에 강행처리 된 타임오프 한도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현행 34개 지부 96,536명 조합원 중 295명(전임자 1인당 조합원 327명)의 노조 전임자를 162명(전임자 1인당 조합원 595명)으로 줄여야 한다.

한편 이날 철야농성에 앞서 금융노조는 '한국노총 규탄 및 지도부 총사퇴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이 자리에 참석한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총장에게 금융노조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노조 지부간부들은 백헌기 사무총장에게 "장석춘 위원장 오라 그래, 노동조합 팔아 먹고 어디로 간거냐?"며 거센 비난을 던지기도 했다. 한국노총 지도부 총사퇴 요구에 백헌기 사무총장은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혀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금융노조는 한국노총이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파기 및 지도부 총사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5월12일 대표자회의를 열어 한국노총 탈퇴 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노조는 5월4일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 및 기자회견까지 농성을 유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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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노총 금속조합원

    잘하십니다 동지들 썩어빠진 지도부는 사퇴하고 정책연대 폐기하고 노동법협상을 다시 벌여야 합니다 이건 지도부가 띨딜 하여 현 사태를 초래하였고 그런 지도부도 노동자인대 타임오프 적용받고 월급은 조합비로 긁어다쓰고 그러다 보면 현지도부는 월급을 노동부에서 특별 채용 형식으로 준답니까 자기들 살깍어 먹는줄모르는 바보 집행부는 퇴진하고 현집행부를 뽑아준 사람들도 반성해야합니다

  • ..힘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정부와 경영계에 의해 철저하게 농락당했다"라는 말이 팍! 와서 박히네요.
    오히려 한국노총은 움직임이 보이는데 민주노총의 움직임은 보이질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