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전교조 가입률이 높을수록 수능성적이 저하된다’는 분석에 대해 전교조가 ‘최소한의 객관성도 갖추지 못한 정치쇼’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정두언 의원은 지난 5일, 전국 고등학교 전교조 가입률과 수능성적의 상관관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교조 가입 교사가 많은 고등학교가 전교조 가입 교사가 적은 고등학교보다 수능 성적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전교조 가입률이 5% 미만 학교와, 40%이상 학교를 분석 대상으로 보고, 외국어, 수리, 언어의 1.2등급 비율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에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경기 등에서는 가입률 5%의 학교가 가입률 40%의 학교보다 1, 2등급의 비율이 더 높았으며, 강원, 충북, 경북에서는 전교조 가입률 40% 이상의 학교의 1.2등급 비율이 높았다. 평균적으로 전교조 5% 미만 학교의 1, 2등급 비율이 14.78%, 40% 이상 학교가 8.95%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 의원의 분석은 선거를 앞둔 ‘전교조 공격’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근거자료를 공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허술한 분석으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전교조는 분석 결과에 대해 “연구를 객관적으로 수행하려면 학생들의 입학성적과 졸업 성적에서 전교조 가입률이 높은 학교가 성취도가 떨어진다는 결과를 제시해야 하며, 3년 동안 교사들의 이동률이 없어야 하는 등의 부차적인 요소들도 반영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분석결과는 그러한 연구 설계가 아니기 때문에 학술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6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두언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어떻게 해서 그런 연구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한 문서가 아니라 그냥 결과가 나왔다 라고 하는 한 장짜리 유인물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연구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 의원의 자료에는 조사대상, 학교 수, 학교명, 학교소재지, 전수조사와 표본조사 여부, 조합원 비율 5%와 40% 기준 설정의 근거 등 분석 결과가 갖추어야 할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교조는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인위적으로 데이터를 조작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성적이 낮은 학교와 높은 학교의 주원인이 부모의 사회 경제적 배경과 관련이 있는지, 전교조 교사와의 관련성이 높은지 역시 검증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부모의 경제 수준이 높은 학교일수록 수능성적이 높다는 결과가 있으며, 경제적 수준이 낮은 학교에 전교조 교사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전교조는 이와 관련해서도 “전교조 교사가 많은 학교의 수능 성적이 낮은 것이 아니라 경제적 여건이 안 좋은 지역의 학교에 전교조 교사들이 많이 근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두언 의원은 조전혁 의원의 전교조 명단 공개를 시작으로 ‘릴레이 공개’에 참여한 의원 중 한 명이다.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6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두언 의원의 발표와 주장은 전교조가 얘기하는 합리적인 비판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적개심을 드러낸 것으로 본다”면서 “(한나라당의)아침부터 저녁까지 입만 열면 모든 게 전교조 탓이다, 이런 식의 공격은 절대 국민으로부터 지지나 신뢰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교사들이 어느 교원단체나 교원노조에 가입돼 있다고 해서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교육과정을 소홀히 여기거나 또는 학습내용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부에서는 지난 1월 16일, ‘전교조 조합원수와 수능성적과의 상관관계’ 분석을 시도했다. 그 당시에도 연구자가 “전교조 가입조사 비율이 증가하면 언어영역과 외국어 영역의 성적이 떨어진다”고 주장했지만, 연구자 스스로 “그것이 상관관계인지 인과관계인지도 구별할 수 없다”고 실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