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C에 용역 불법투입, 여성 노동자 성추행

경찰, 4차례 신고에도 수수방관... 심지어 전화 끊어버리기도

KEC 사측이 투입한 용역직원이 여성노동자들에 대해 폭력과 성추행을 자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KEC 조합원들은 지난 4월 9일부터 임단협을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6월 30일 용역직원 400여명을 구미 공단공 KEC에 투입하고, 같은 날 새벽 3시 직장폐쇄를 공고했다.

특히 100여 명의 용역직원들은 여성노동자들이 기거하는 기숙사를 봉쇄하며, 노동자들을 성추행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7일 오전 9시 30분, 양재동 KEC홀딩스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EC는 불법 투입한 용역깡패의 반인륜적, 반여성적 행태에 대해 즉각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출처: 노동과 세계]

이 자리에는 당시 현장에서 성추행과 폭력을 당했던 여성조합원들이 참석해 피해사례를 증언했다. KEC에서 16년간 일을 해 왔다는 조합원 A씨는 용역직원에 의해 밖으로 쫒겨나는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합법적인 파업 중, 기숙사에 용역이 투입됐다는 소식에 1층으로 내려가보니 용역들이 기숙사를 봉쇄하고 있었다. 정문으로 나가려고 하니, 직장폐쇄 됐다고 후문으로 나가라고 용역들이 소리를 질렀다. 그 과정에서 여성용역들이 밖으로 내쫒기 위해 내 팔과 다리를 들었는데, 한 여성 용역이 ‘여성이다’라고 소리를 질렀다. 알고보니 내 뒤에서 가슴을 움켜쥐고 있던 사람은 남자 용역이었다. 하지만 남성 용역은 행위를 멈추지 않은 채 오히려 욕설을 했다.

끌려나온 여성 조합원 중에는 임신 3개월인 사람도 있었다. 여성 조합원이 용역들에게 임신중이니 만지지 말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역시 끌려나왔다. 현재 천막 철야농성 8일째다. 빨리 현장으로 복귀해서 일을 하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성추행과 폭력에도 경찰은 신고조차 받지 않고 회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용역 투입은 구미경찰서에 미신고된 불법투입이었음에도 경찰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용역들은 경비업법 상 사업장 투입 24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이에 또 다른 피해 조합원 B씨는 통화목록을 증거로 제시하며 경찰의 방관 행위를 증언했다.

“새벽 2시 8분에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나타나지 않았다. 두 번째로 전화하니 'KEC'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경찰이 전화를 끊어버렸다. 세 번째, 네 번째 전화는 아예 받지를 않았다. 그리고나서 새벽 4시 30분에 ‘신고하신 사건을 처리 완료했습니다’라는 경찰 측의 문자가 도착했다. 어이가 없었다.

요즘에는 하루에 한 시간, 다섯 명 씩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다. 그것도 용역 두 명이 붙어서 따라다니고 문도 못 닫게 한다. 용역이 우리의 집을 빼앗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과 진보신당 심재옥 여성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규탄하며 사측의 사과와 경찰의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심재옥 여성위원장은 “여성들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강권하는 사회에서, 여성노동자들에게는 폭력과 성추행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사건이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경찰과 노동부는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정희 의원 역시 “미신고 불법투입과 폭력, 성추행을 자행한 경비업체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KEC또한 여성노동자 폭행과 직장폐쇄에 대해 사과하고 성실한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금속노조 법률원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후속 조치를 진행중이다. 민주노총 여성사업담당 최성화씨는 “인권위원회 고발과 검찰 고소를 검토하고 있으며, 현재 피해 조합원들의 진술서를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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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쳣구만 ㅡㅡ;

  • Tlqkf

    참으로 어이가 없다.

  • 아이러뷰

    너무 한거 아냐. 아직도 저런 행동을 하는 회사가..

  • 지킴이

    오늘 새벽 5시 20분에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한다면서 무장된 전경들을 데리고 왔더군요

  • 용역 1人

    더 어의가 없는건.. 용역들 중에 생각이 없는 사람들도 있지만 노조들도 근거 없는 소문 유포 및 대치상황중에 먼저 야유와 욕설을 퍼부어도 전부다 용역들이 잘못 했다고 우기는 현실 씁쓸하다

  • 용역1인

    용이잘못했다는건 심하다 알바직일수도있고 경비업체일수도있다 무조건 깡패라고 우기는거 너희잘못도있다
    나가랄때 나갈것이지 왜 파업이냐 누구는 돈을못벌어서 안달인데

  • 용역아님

    용역1인보시게!
    그런 생각하는 대가리가 썩었으니까 돈 못벌지 자식아

  • 시민1

    용역이든 깡패든 회사에서 고용한 알바면 지시한 바 수행하면 되는거지 어딜 주제넘게 손을 함부로 써...커온 환경이 중요하다고 하던데 이럴때 그런 행동이 나오는 건가!!! 행동거지를 똑바로 했어야 이러한 말들을 안듣지
    너희도 kec조합원들처럼 회사에서 쫒겨나볼래.그때서야 아////내가 잘못했구나 할거다..사람답게 사람같이..라는 단어의 뜻 아니?...용역들아..그러니까 평생 그런일을 하는거야..너희도 용역조합 만들어봐 그럼 평생직장으로 사람답게 살아갈수 있을걸.. 왜 너흰 모르니? 사람이 머리가 있다면..사람답게 살아가야 되지 않겠어

  • 저런

    여자들은 자기몸에 옷긴만 스쳐도 성추행이니 폭행이니 하는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깡패를 동원했니 폭행이니 성추행이니 그런건 얼마든지 소설을 쓸 수도 있는 이야기이구요. 너무 노조 측의 억지주장에 힘을 모아주는것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솔직히 노조들, 말도 안통하는 몹쓸놈들 많습니다. 노조들 말대로만 해주면 기업 이윤 하나도 안남아요. 그럴거면 입사를 하지 말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