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김비서’아닌 개념탑재 KBS”

KBS 새노조, ‘개념탑제 시민 문화제’ 진행

KBS 새노조의 파업 7일째. 청원경찰들과의 몸싸움과 사측의 건물 봉쇄에도 그들은 투쟁이 ‘즐겁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국민들에게 ‘김비서’라는 모욕을 듣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월급과 일터까지 내놓고 KBS 새노조가 이제 ‘개념 탑재 하겠다’고 나섰다. 과거에 대한 반성과 현실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겠다는 의도다. 그들은 심지어 ‘개념탑재의 밤’이라는 문화제까지 계획했다.

7월 7일 오후 7시, 여의도 KBS 앞에서는 2500여명의 조합원과 시민들이 KBS 새노조의 ‘개념탑재의 밤’을 함께하기 위해 모였다. 손에는 ‘KBS를 살리겠습니다’라는 수건을 하나씩 들었다. MBC 파업 때는 ‘MBC를 지켜주세요’라는 수건이었는데, 이번 KBS 파업에는 ‘KBS를 살리겠습니다’라는 문구다.


KBS 새 노조는 손수 만든 영상을 통해 “차마 ‘지키겠습니다’라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대신 KBS를 살리겠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만큼 KBS는 저널리즘 정신과 공정성, 그리고 신뢰도가 무너져 내린 상태였다.

엄경철 KBS 새노조 위원장은 “KBS가 무너진 지 2년이 지나갔다”면서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 있었던 프로그램들이 사라졌고, 동지들은 파면과 해임을 당했으며, KBS 내부는 패배감, 냉소주의 등으로 참담한 상태였다”고 회자했다. 이어서 “무엇보다 국민들의 비난과 조롱을 참을 수 없어, 새노조로 다시 일어났다. 파업으로 대답하겠다”며 공영방송 사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KBS의 파업투쟁에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은 역시 시민들이었다.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에서는 2박스의 떡을 새노조에게 전달했으며, ‘강남촛불’은 ‘김비서는 MB에게, KBS는 국민에게’라는 문구 등이 새겨진 걸개들을 증정하기도 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노란색과 분홍색 티셔츠 40개를 전달했다. 새노조의 여성 7인조 그룹인 ‘개념시대’는 그 옷을 입고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KBS 사측은 건물 앞에 회사차량으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청원경찰을 앞세워 건물을 봉쇄하는 등 삼엄한 조치를 취했다. 심지어는 본관 계단 앞에 수많은 나무들을 세워놓기도 했다. 하지만 차량 바리케이트 앞 문화제는 ‘신나는’ 현장이었다. 현직 KBS 라디오 PD들은 ‘파업 장기화와 몰골들’이라는 그룹을 결성해 공연을 했고, 개그맨 노정렬씨는 정치 풍자 개그로 사람들을 웃겼다. 인디밴드 허클베리핀의 공연과, 새노조가 만든 영상들은 문화제의 밤을 뜨겁게 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은 “요즘 같으면 언론노조위원장 할 만하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시민들 역시 ‘요즘 같으면 KBS 볼 만하다’라는 기쁨을 되찾기 위해 오후 10시까지 문화제 현장을 지켰다. ‘국민의 방송, 공영방송’을 표방하는 KBS가 새노조와 시민들에 의해 KBS를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되찾기 위한 걸음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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