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1번 글씨, 탈까 안탈까 뜨거운 공방

이승헌 교수 비가역적 폭발과정 논증 보고서로 재반박

천안함 어뢰추진체 1번 글씨를 놓고 본격적인 뜨거운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애초 국내 과학계에서는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와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정치학과 교수만 국방부 결정적 증거로 제시된 천안함 어뢰추진체의 알루미늄 흡착물질의 비과학성과 1번 글씨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이들에 주장에 국내 과학계는 2달여 동안 어떤 공식적인 문제제기나 반박을 해 오지 않았다. 다만 해외 과학잡지등에서 천안함의 과학적 모순점이 조금씩 지적되면서 몇몇 과학 관련 싸이트에서 인터넷 논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2일 송태호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가 '천안함 어뢰 1번 글씨 부위 온도계산'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어뢰 추진체 '1번 글씨'는 첫째, 폭약이 바닷물을 밀어내는데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둘째, 디스크의 두께가 50mm가량 돼 글씨가 쓰인 뒷면까지 열이 전달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면서 "뒷면의 온도는 단 0.1도도 안 올라가 열손상을 입을 수 없다" 고 이승헌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는 지난 5월 31일 "250kg의 폭약량에서 발산될 에너지 양에 근거해, 폭발 직후 어뢰 추진 후부의 온도는 쉽게 350 혹은 1000도씨 이상 올라가게 돼 잉크가 타버리게 된다"며 “어뢰에 쓰여진 '1번'은 지워져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송태호 교수의 논문이 공개되자 이승헌 교수는 지난 4일 한겨레 칼럼을 통해 “송태호 교수의 계산대로 ‘1번’이 써 있는 디스크 후면에 0.1도의 온도 상승도 없었다면 폭약이 들어 있는 탄두에서 디스크보다 더 멀리 떨어진 프로펠러에 어떻게 폭약 성분인 알루미늄이 흡착되어 있었는지 설명이 안 된다”고 짤막하게 지적했다. 이 교수는 “송 교수 주장대로라면 버블의 반경이 어뢰 가장 끝부분에 있는 프로펠라 부분까지 다다르는데는 0.15초 정도가 걸리고, 그 때는 버블과 폭발에서 파생되는 물질들의 온도는 영하의 온도이게 된다. 이 온도에서는 알루미늄 산화물이 고체 상태가 되어 프로펠라에 흡착될 수 없다”고 국방부의 알루미늄 산화물 흡착설과의 모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송태호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알루미늄 산화물이 폭발 결과 붙었다는 합조단의 주장과 상충된다는 것이다.

이승헌 교수는 4일의 짧은 칼럼에 이어 5일엔 2장짜리 보고서를 최문순 의원에게 보냈다. '송교수의 버블팽창이 가역적이라는 가정의 맹점'이라는 간단한 보고서는 송 교수의 논문에 대한 반박으로 폭발과정이 비가역적임을 논증하는 물리학 공식을 담았다. 이승헌 교수는 보고서에서 “송교수의 가정대로라면, 폭발 직후 초기 버블은 반지름 0.33m에 온도가 3003℃가 되며, 이것이 어뢰 길이인 7m에 해당되는 곳까지 팽창하면 영하 63℃(209K)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얻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교수 말대로라면 사람이 폭발 현장에 서 있으면 얼어 죽을 것"이라면서 "이는 폭약이 터졌을 상황을 떠올릴때,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승헌 교수는 폭발과정을 두고 "이상기체가 진공으로 비가역적 과정을 통해 팽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대기압의 기압은 1기압이므로 버블 내의 압력에 비하면 버블 밖의 압력은 진공으로 간주할 수 있다"면서 "이 비가역적 과정에서는 버블이 팽창할 때 굳이 추가의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팽창 전후의 온도가 똑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이렇게 팽창 전과 후의 온도가 똑같은 비가역 과정을 염두에 두고, 어뢰 폭발에 초점을 맞춰 보면 7미터 거리에 떨어져 있는 사람은 섭씨 3000도의 기체로 화상을 입을 것"이라며 "이런 사실은 이공계 대학생이 1학년 때 배우는 물리학 교과서에 나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승헌 교수의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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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금

    뒷쪽으로 에너지 전달이 되지 않으면,, 뒤쪽은 멀쩡해야하는거 아닐까.
    0.05초 라는 순간적인 시간에 에너지가 상실된다면.. 배가 침몰하는 이유는,,,??
    순간적으로 에너지가 상실되는데 금속재질의 배에게 무슨 에너지를 전달할까??
    에너지에 관하여 너무나 궁금하다.

  • 궁금님

    으흠... 에너지가 '상실'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열역학제1법칙'으로 검색하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사실 이 글쓰기 직전에 글을 하나 썼었는데 제가 보기에도 말이 안되고, 횡설수설이라 지웠습니다 ;ㅅ;)

  • ㅇ,ㅇ

    물속이라 열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에너지가 상실된다는 것이고.. 그 문제의 부위에 그만큼의 에너지에 대한 물리적인 뭔가가 없고... 고로 그 큰 에너지는 그냥 뿅하고 사라진거 같아서.. 블랙홀이 지구에 있는듯....열이 소강된다면.. 버블은 어찌 생길까. 폭약속에 고체가스가 있는거도 아니고. 그 많은 에너지가 어디로 사라진것인지. 폭굉이라는 순간적인 폭발에서 에너지의 전달은 순간적이지만 열과 압력으로 엄청난 위력인데. 그것이 0.05초라는 순간에 뿅하고 사라진다는것이~ 참으로 묘한 에너지로세....

  • 에너지

    7미터의 어뢰 꽁지에 큰에너지가 전달되지않았다는 것 같은데.. 그럼 물속에서 부터 수십미터 위에 떠 있는 배에는 무엇이 간걸까?? 그리고 두꺼운 배 겁데기를 뚫고 전달된 힘은 어디서 나온걸까. 아리송하네. 물속에서 물몇미터의 뒤꽁지에는 큰에너지가 안 가고 물속 수십미터를 지나서는 철선을 두동강낼 정도의 힘이 간다 아리송 한 에너지.... 아이슈타인이 살아있으면 시원하게 해줄듯하네

  • 안궁금

    송태호 교수의 논문은 잘못된 가정에서 도출된 결과로 보입니다. 아래 분들 사라진 에너지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데...열에너지와 운동에너지로 나누어 생각하시면 궁금할 게 전혀 없습니다.

  • 호호호

    어뢰설계도 있겠다. 과학적 검증도 다 되어겠다. 실증으로 들어가면 모든 의혹이 사라질텐데. 똑 같이 1번이라고 적고 한발 슝하면 군함이 두쪽이 되는지 1번이 남았는지 진짜 과학적으로 입증될건데. 어뢰 설계도 있는데 못 만들 일은 없을듯. 한국도 버블어뢰를 가진 막강군사력이 될건데.
    열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순간적으로 자알 변화한다면 세상에 효율이 엄청좋은 기관으로 기름걱정안하고 살듯하네요. 열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전환되면 운동에너지는 반대로 열에너지로도 전환이 되겠죠. 고로 열이 한 방향으로 소실이 된다는 것은 좀 난해한듯한. 에너지는 몇분만에 답을 얻기에는 무한한 자연이 아닐까~
    증기기관에서 열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환시키고 그 운동에너지가 어떻게 소모가 되는지 생각해보면서...

  • 진짜 궁금

    물속의 버블은 물속의 분자가 기화한 것인가, 폭탄에서 삐져 나온것인가.??
    열이 소실되면 물의 증기는 다시 액화되는데. 버블은 어찌 존재하는지. 그리고 운동에너지로 변화한다고 해도 버블은 증기로서 에너지가 존재해야 하는거 아닐까. 버블을 형성한 분자들의 에너지는 열이 아니고 전부 운동에너지라면 이건 참으로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이 든다. 화력 발전소에서 많은 화석연료로 증기를 만들어 물주전자의 증기가 아닌 슈퍼히티터스팀 사람이 직접 맞으면 뒤진다. 그런 증기의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열공급없이도 가능할것으로 보인다. 열이 운동으로 변화면서 열은 소실되고 그 소실된 만큼 운동에너지가 유지되면서 버블이 지속된다면~ 아닌가. 물속에서 철판하나 사이의 온도가 그렇게 낮아진다면 물속에서 철판을 뚫을 만큼의 버블이 수면위 까지 지속적으로 유지가 될까. 물속에서 생긴 버블은 어떻게 지속될까. 버블의 온도는 몇도일까. 온도가 낮으면 그 만큼 운동에너지로 변화되어도 큰힘이 없는데. 주전자에서 보글보글 하는 버블은 아니겠지.
    증기 터빈을 돌리는 엄청난 에너지의 스팀은 터빈의 날개를 때리면서 열이 운동에너지로 변화면서 다시 액화가 되는데. 수직인지 수평인지 모르는 형태의 7m짜리 어뢰의 몸체에서 운동에너지로 변화하여 열에너지가 없어지면 물속에서 수직상승방향으로 수십미터를 열손실이 별로 없다가 철선을 두동강 내는 운동에너지로 변화될때 까지 유지된다면 에너지는 수직상승시 효율이 좋다고 봐야 하는지...증기터빈을 수직상승방향으로 하면 효율이 좋아질듯하네요. 그럼 전기생산 단가 많이 내려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