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1번’어뢰는 계속 논쟁 중

“2만 기압 vs 2기압”, 버블외부 압력 차이가 핵심

천안함을 파괴시켰다고 하는 북한산 어뢰의 1번 글씨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송태호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는 9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주장을 계속했다.

송 교수는 첫째, 폭약이 바닷물을 밀어내는데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둘째 디스크의 두께가 50mm가량 돼서 글씨가 쓰인 뒷면까지 열이 전달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1번 글씨가 적힌 어뢰뒷면은 폭발 후에 온도가 0.1도도 올라가지 않았고 그래서 1번 글씨가 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승헌 미국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는 10일 [MBC 시선집중]에서 다시 반론을 제기했다.

버블 외부 수압, “2만 기압 vs 2기압”

송태호 교수는 어뢰 폭발시 생기는 버블 내부의 압력과 외부의 압력 즉 수압이 같다는 가정이다. 이렇게 될 경우 송 교수의 계산대로면 버블의 압력이 2만 기압이기 때문에 외부 수압도 2만 기압이 된다. 이럴 경우 송 교수는 버블의 폭발 에너지가 2만 기압에 달하는 물을 밀어 내는데 사용되기 때문에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어 열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승헌 교수는 송 교수의 이런 전제와 다르다. 이 교수는 버블 내부 압력과 외부 수압은 다르다는 것이다. 즉, 물속 6m의 수압은 고작 2기압에 불과하기 때문에 물을 밀어내는데 에너지 소모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내 가정에서 버블이 팽창하며 물을 밀어내는데 드는 에너지가 얼마일까를 생각하면 돤다”며 “수압이 2기압이기 때문에 별로 크지 않아서, 버블이 6m정도 팽창한 후에도 버블의 온도는 수천 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국방부 모의실험에서도 이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 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국방부 모의 실험에서는 실제 어뢰 폭약이라 추정되는 250kg의 약 2만분의 1인 15g이 사용되었다”며 6.5m 어뢰의 디스크 거리보다 더 큰 크기의 버블의 온도가 4천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즉 국방부 모의실험 결과, 버블이 4천도 이상의 온도를 유지한 채 어뢰 전체를 감싼다는 것이다.

물기둥 100m는 어떻게 생기나?

또한, 송 교수의 주장대로 버블 내부와 외부 압력이 같다면 100m 물기둥은 생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송 교수대로면 버블이 팽창하며 압력이 2만이나 20만 기압이나 되는 물을 밀어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급격히 (떨어지게)하게 되어 버블크기가 커지질 못하고 금방 없어져버리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보면 어뢰가 터지면 생기는 100m 물기둥이 생기는 대신에 2m 높이의 파도만 생기게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신의 전제대로 버블 외부의 수압이 2기압이라면 어뢰 폭발시 발생하는 물기둥이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버블 밖의 수압인 2기압은 무시하면 버블은 계속 고온을 유지하며 팽창한다”며 “그래야 100m 정도의 물기둥을 만들 수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송태호 교수는 “논문의 주제하고도 좀 거리가 있다”며, “국방과학연구원의 정교한 수치에서 코드 사용한 결과를 좀 더 믿길 바란다”며 합조단 측 계산에 더 신뢰를 보낸 바 있다.

최근 천안함 논쟁이 과학적 논쟁으로 전개된 것은 발전이라 할 수 있다. 국방부와 합동조사단이 각종의 의혹제기에 대해 속 시원하게 해명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더욱 이 같은 논쟁에 의문을 두고 있다. 최근 해외 과학잡지등에서 천안함의 과학적 모순점이 조금씩 지적되면서 몇몇 과학 관련 싸이트에서 인터넷 논쟁도 불붙고 있다.

무엇보다 합조단의 최종보고서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월 6일 발표하기로 예정되었던 최종보고서 발표도 연기가 된 상황이라 최종보고서 발표를 봐야 하겠지만, 그 이후에도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된 의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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