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를 피의 잔칫상에 제물로 삼으려 한다”

전교조, 전국교사결의대회서 징계 철회, 이주호 퇴진 요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천여 명의 교사들이 종로 한복판에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의 퇴진을 소리 높여 외쳤다.

전교조는 7일 오후 1시 보신각 앞에서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열고 “정당 후원과 관련한 전교조 대량 중징계가 원천무효”라며 “불법적인 부당징계를 지시한 이주호 장관이 퇴진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날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나서서 교과부를 규탄했다. 안 의원은 “이주호 장관이 국회와 국민을 향해 거짓말을 했다”며 “그에 대해 반드시 추궁하고 책임을 물을 작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10월 22일, 국감 마지막 날 민노당 후원 교사에 대한 교사 징계 추진 건에 대해 추궁했을 때 이주호 장관은 ‘교과부는 징계를 지시하거나 압력을 가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과부가 지시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아홉 개 교육청이 한날한시에 징계위를 열었겠냐”며 “이 장관의 사과와 징계 철회가 없는 한 내일부터 예정되어 있는 2011년 예산 심의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일 국회에서 이번 징계사태 관련된 절차와 정당성을 따지기 위한 긴급 현안보고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임통보를 받은 교사들도 단상에 올라 심정을 밝혔다.

경북지역의 김호일 교사는 “해임 당한 나보다 주위 분들이 더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분노하고 있는데 정작 나는 많은 위로문자와 전화 덕에 슬프거나 아프지 않다”며 “반드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교과부가 해임시키더라도 나는 해임이라 생각지 않고 잠시 위치이동이라 생각한다”며 “나보다 더 훌륭한 전교조 동지들에게 학교와 아이들 맡겨 놓고 조합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조합을 더 튼튼하게 세워놓겠다. 그리고 동지들이 잘 닦아놓은 학교로 반드시 돌아가서 교육다운 교육을 하겠다”고 말했다.

충북지역 허건행 교사는 “부끄러움을 아는, 상식이 있는 사회라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들이 완성하는 피의 잔칫상에 전교조를 제물로 삼으려 한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교조는 절대 탄압에 굴하지 않는다. 탄압할수록 더 강한 전교조를 알기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결의문을 통해 “교사 징계권은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제27조 규정에 의해 각 시도 교육감의 권한으로 명시되어 있다. 그러기에 교과부가 시도교육청에 징계 강행과 징계 양정까지 지시한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라며 “징계 무효화를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여 맞서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전교조는 이날부터 40만 교원을 대상으로 이주호 장관 퇴진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서명 외에도 해당 교육청이 징계위원회 결과를 집행할 경우 징계 교사의 출근 투쟁, 학교 앞 집회, 1인 시위, 점심 단식 수업의 확대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폭넓은 연대활동도 계획 중이다. 이들은 “지역별 촛불 집회 등 야당과 시민사회 등과 연대하여 이주호 장관의 퇴진 운동을 확대해 나갈 것이며 특히 G20 정상회의에 맞춰 국제노동단체와 공조하여 징계의 부당성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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